■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4)금강 최대 지류 미호천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4)금강 최대 지류 미호천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2.15 15:08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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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문화 발상지 금강 최대 지류 미호천
개발 붐 이루며 철저한 환경관리 요구

※이 기획취재는 충남도 미디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미호천 수역
충북 음성군 한남금북정맥 망이산(472m)에서 발원해 충청북도 남쪽 지역을 적시며 서남쪽으로 흐르는 미호천은 서쪽에서 칠장천, 백곡천, 병천천과 만나고 동쪽에서 초평천, 보광천, 무심천 등을 만나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에서 금강 본류와 합류한다. 충청북도 음성군, 진천군, 괴산군 일부, 증평군, 천안시 일부, 세종특별자치시, 그리고 경기도 안성시 일부가 미호천의 수역이며 길이 89.2㎞, 유역면적 1,860.9㎢이다. 금강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들 가운데 유역면적이 가장 큰 미호천은 연강수량도 1200㎜를 넘어 유량 또한 풍부해 대청댐 하류의 유량 확보나 수질관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하천이다.

▲ 미호천 발원지 음성군 삼성면 망이산
오랜 벼농사 지역 미호평야
진천분지, 증평분지, 청주분지 등을 통합하는 미호천(美湖川) 유역의 평야를 넓은 의미로 미호평야라 하는데 내륙이지만 비옥한 충적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예로부터 벼농사가 이루어졌다. 1998년 4월 충북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 구석기 유적에서 탄화 씨앗 40여톨이 출토됐다. 이 중에는 볍씨 11톨이 포함돼 있었다.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3000~1만5000년 전의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팀장 이융조 충북대 교수는 1999년 말 제4회 국제 벼 유전 학술회의와 2003년 제5차 세계 고고학대회에 이를 보고했고, 소로리 볍씨는 세계 최고(最古)로 인정받았다.

▲ 벼농사의 발상지 소로리를 지나는 미호천
당시까지는 중국 후난성 양쯔강 유역에서 출토된 볍씨(1만1000년 전)가 최고였다. 한반도에서는 경기도 김포의 4000~3000년 전 볍씨, 평양 대동강가의 3000~2500년 전의 볍씨가 가장 오래된 것들이었다.

학계는 이를 토대로 벼농사가 6500~1만년 전 인도의 아삼, 중국의 윈난 등지에서 발생해, 중국의 화중지방을 거쳐 3000~4000년 전 한반도에 전파된 것으로 여겼다. 이런 가설을 소로리 볍씨는 뿌리부터 흔들어버렸다. 오히려 벼농사가 한반도에서 시작돼 이것이 인도·중국 등으로 이동했다는 가설이 가능해진 셈이다.
최근 이 지역은 오송생명과학단지를 비롯하여 과학비지니스 벨트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금강 하류의 수질관리를 위해 철저한 환경관리가 요구되는 지역이다.

한남금북정맥에서 발원하는 지천들

미호천은 많은 지천들을 거느리고 있다.
속리산에서 갈려나온 한남금북정맥이 한강과 금강 수계를 나누며 북서쪽으로 뻗어내리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산에서 금북정맥이 서남쪽으로 갈려나온다. 칠장산에서 발원하여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과 이월면 사당리를 거쳐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 칠장천이다.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칠장사. 미호천 수계인 칠장천의 발원지이다.
칠장산은 산세가 험하고 계곡이 깊어 예로부터 도적들의 은거지였다. 이곳에 유서깊은 칠장사가 있다.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갈라지는 이곳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는 금강 수역이다.

백곡천(栢谷川) 진천군 백곡면 서운산에서 발원하여 동남쪽으로 흐르다 문백면에서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1949년 축조한 백곡저수지는 크기가 거대해 내륙의 호수로 잘 알려져 있으며 동양에서 유일한 사이펀식 저수지였으나, 1980년대 초 저수지 제방 확장 축조 사업으로 사이펀 시설은 수몰되었다.

▲ 진천군 초평저수지. 낚싯꾼들로 붐빈다.
초평천은 음성군 음성읍 보현산에서 발원해 진천군 초평면 신통리에서 초평저수지에 유입되었다가 문백면 평산리 평사마을에서 미호천으로 흘러든다. 1942년 일제는 진천군 초평면 초평천 하류를 가로지르는 댐을 착공했다. 1958년 준공했으며 1985년 용수량 부족으로 다시 축조했다. 만수위 면적 2.58㎢, 총저수량 1385만 3200톤으로 청원군과 청주시 일부에 청원군 내수읍·오창읍·옥산면·강내면과 청주시 일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초평댐의 축조로 생긴 초평저수지를 ‘아름다운 호수’라는 뜻을 지닌 ‘미호(美湖)’라고도 하는데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연간 3만여 명의 낚시꾼이 찾아온다고 한다.

▲ 증평군 보광천의 원앙무리
보광천은 괴산군 청안면과 사리면의 보광산에서 발원하여 증평군을 관통하여 진천군 초평면을 지나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유관순 열사가 태어난 고장에 있는 병천천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대평리에서 발원하여 충북 청원군 강내면 석화리와 강외면 궁평리 경계에서 미호천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병천천은 소하천인 곡대천, 군단천, 도촌천, 전곡천, 양곡천, 상하천, 오동천, 명덕천, 개목천, 운계천, 은석천, 일운전천, 화운천, 잿밭천, 전등천 등 수많은 지류를 거느리고 있으며 유역 면적은 366.63㎢이다.

무심천은 청주시의 도시하천으로, 전체길이 34.5㎞, 유역면적 177.71㎢이다. 청주분지를 북류하며 넓은 평야를 이루고 청주 시가지를 남북으로 지나고 있다. 이처럼 청주시를 남북으로 관통해 흐르는 무심천은 많은 지천들을 거느리고 있는데 길이가 짧은 지천들이며 수위 변동이 심해 홍수 피해가 잦다.

미호천에만 사는 미호종개

▲ 미호천에만 사는 미호종개(출처:다음 백과사전)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미호천의 모래 속에 우리나라 고유종인 미호종개가 산다. 미호천과 금강의 인근 수역에만 분포하는 이 물고기는 몸의 중앙은 굵지만 앞쪽과 뒤쪽은 가늘고 길다. 머리는 옆으로 납작하다. 주둥이는 길고 끝이 뾰족하며 입은 주둥이의 밑에 있고 입가의 수염은 3 쌍이다. 체색은 담황색 바탕에 갈색의 반점이 있는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는 가로무늬가 있고 꼬리지느러미의 기부 위쪽에는 작은 흑색 반점이 있다. 최근 환경부의 특정야생동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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