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갯벌의 귀환, 유부도를 아시나요?
■기고-갯벌의 귀환, 유부도를 아시나요?
  • 김기웅 장항발전협의회 회장
  • 승인 2017.12.15 15:26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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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오랫동안 제 가치를 주목받지 못했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행해져 온 간척 사업으로 대부분 사라지고 서울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땅을 얻었다. 국토의 2.5%밖에 되지 않는 갯벌만이 살아남아 가쁜 숨을 쉬고 있다. 우리나라 갯벌 분포는 전남이 41.7%, 경기(인천)이 35.1%, 충남이 14.4%, 전북이 4.7%를 차지한다.

서천 갯벌은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금강하구에 남아있는 유일한 하구 갯벌이다. 1989년 국가산업단지인 장항산업단지가 지정되면서 서천 갯벌 지역은 매립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갯벌 매립반대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2007년 6월 8일에 서천군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 여러 가지 대안사업을 수용하면서 갯벌을 보호하게 됐다.

2017년 11월 7일 문화재청은 유부도를 포함한 ‘서남해안 갯벌’을 201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충남 서천, 전남 신안, 순천만, 보성 벌교, 전북 고창·부안 갯벌로 구성된 연속 유산이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서남해안 갯벌’은 지난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특히 장항 앞바다 유부도 일대는 세계 3대 철새 이동경로 중 핵심 기착지다. 새만금 방조제 사업으로 서해안 갯벌이 대거 사라지면서, 연간 수십만 마리가 먹이가 풍부한 이곳을 거쳐가고 있다. 호주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1만6000㎞ 여정에 유일한 중간 휴게소 역할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자연유산 등재에 나선 서남해안 갯벌의 성패에 유부도의 위상이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부도 자연유산구역 면적은 군산 해역을 포함할 경우 약 30㎢로 여의도(2.9㎢)의 열 배가 넘는다. 2008년에 국가습지보호지역, 2009년에는 우리나라에서 13번째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유부도에는 총 164여 종의 저서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등 단위 갯벌 면적당 생산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부도 등 서남해안이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갯벌로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접한 와덴해에 이어 두 번째다. 유부도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이 되면 서천의 청정 브랜드 가치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유부도가 명실공히 세계적 생태관광지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유부도가 군산시 해역에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군산시와 공동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려야 한다. 바다 쓰레기 처리 방안 등도 포함해야 한다.
둘째, 철새에 대한 일부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 문화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유부도의 생태계를 지속 보전하는 동시에 주민 체감형 생태관광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유부도가 국제적 탐조관광의 메카로써 기반이 되는 탐조대, 방문자 센터, 선착장 등 적정 인원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유부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장항 지역 관광에 파급돼 지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제적 브랜드를 가지고 마케팅을 실시해 해양생태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농지의 100배, 산림의 10배 정도로 추산된다. 유부도는 간척의 시대가 종언을 맞고, 해안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시작되는 ‘갯벌의 귀환’을 알리는 시금석이다. 역간척으로 10년 만에 갯벌 생태계를 살려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독일의 작은 섬 ‘랑어욱’이 대표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다. 랑어욱은 이제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 가운데 한 곳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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