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바다엔 금강물이 ‘보약’…빼앗기는 금강물
서천 바다엔 금강물이 ‘보약’…빼앗기는 금강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2.20 00:01
  • 호수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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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댐 도수로 통해 하루 11만톤 보령댐으로
준공 앞둔 ‘금강-예당지 도수로’, 하루 21만톤
김·멸치·전어·주꾸미·꽃게 등 어획량 감소 예상

▲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금강변 ‘금강-예당지 도수로’ 취수장 공사 현장
강 하구를 통해 바다로 유입돼야 할 금강물이 중간에 유역을 달리해 만경강 수역, 삽교천 수역 등지로 빼돌려져 서천 연안어장의 황폐화가 예상되고 있다.

연안어장의 황폐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멸치·전어·주꾸미·꽃게 등의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올해는 김 황백화 현상이 나타나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금강물이 타 수역으로 빼돌려지는 일은 용담댐과 대청호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고, 지난해 3월 보령댐 도수로 21km가 완공돼 부여 백제보 아래에서 취수한 금강물이 보령댐으로 공급되고 있다. 보령댐 물은 홍성, 당진, 태안, 예산, 서산 등 5개 시군의 상수도 등 생활용수로 공급되며 서천 앞바다로 흘러드는 웅천천의 수량은 미미하다.

이에 더해 올해 금강-예당지 도수로 공사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금강-예당지 도수로 공사가 완공되면 공주보 아래에서 취수한 금강물이 28km의 도수관로를 타고 삽교천 유역인 예당저수지로 보내지며 그 양은 하루 최대 21만톤 규모이다. 예당저수지로 보낸 금강물은 예당저수지에서 공급받는 관개 지역의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이처럼 충남 서북부 지역의 가뭄 대책으로 금강물이 타 수역으로 빼돌려지며 정작 금강 하구를 통해 서천 연안으로 흘러드는 양은 그만 큼 줄어들어 영양염류의 공급이 감소해 연안 어장의 황폐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특히 서천 수산물의 주력 품종인 해조류 김, 어류 멸치, 전어, 갑각류인 꽃게, 꽃새우, 대하, 연체동물인 피뿔고둥, 쭈꾸미, 갑오징어 등의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의 서민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천의 김 산업의 생산 과정을 살펴보면, 양식단계, 건조단계, 판매의 단계 등 각 단계마다 재료와 많은 인원이 참여하면서 고용 효과와 주민 소득 창출로 이어진다. 서천에서 생산된 김의 경제효과는 1조가 넘는 산업이다.

이같은 ‘금강물 빼돌리기’는 4대강 사업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2012년 충남에는 104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서해안권인 아산, 당진, 서산, 태안, 홍성, 보령·서천지역이 농업용수 부족으로 손해를 입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충남도의 건의를 받은 후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수자원을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환경단체에서는 “이미 국토 전체의 물길이 흐르지 못하도록 농지정리, 대형댐, 지하수 개발, 직하천 등등 원천까지 없애는 무리한 행위을 해왔다”며 “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물 관리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강수량, 지역별 필요수량, 공급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신중히 검토해서 실행하는 물관리 일원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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