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정유년, 서천엔 무슨 일이…
■ 2017 정유년, 서천엔 무슨 일이…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2.27 00:05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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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발생한 주민 갈등…군청 앞은 집회장소 전락
주민들 나서야 현안 해결…김황백화, 바다환경 복구 절실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국정농단 세력을 향한 촛불집회는 마침내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서천에서도 새 시대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긴 겨울 동안 촛불집회를 이어오며 새해를 맞았다. 이후 지역개발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국가 간의 갈등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으며 환경미화원들은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165일 동안 군청 앞에서 집회와 농성을 벌였다. 다사다난했던 정유년 한 해를 돌아본다.<편집자>
 
‘송박영신’으로 새해 맞이

 

2017년 정유년을 맞아 새해 첫번째 촛불 집회가 1월 7일 저녁 봄의마을 광장에서 열렸다. 서천군 서천사랑시민모임, 서천군농민회, 민주노총서천군위원회, 서천참여시민모임 등 4개 시민단체 연대는 ‘제10차 서천군민 시국 촛불문화제’와 ‘세월호 1000일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봄의 마을 광장 주변에는 '헌재는 박근혜 탄핵 1월내에 결정하라', '박근혜를 즉시 구속하라' 등의 현수막이 걸렸다.서천 주민들의 촛불집회는 겨울 동안 19회의 집회를 이어가며 대통령이 탄핵당한 다음 날인 3월 11일 마치막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하나 바꾸자는 데 촛불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적폐청산과 헬 조선을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터전 지키기 위한 긴 싸움

1월 17일 추운 날씨에 마산면 주민들이 관광버스 4대에 나누어 타고 공주에 있는 중부지방산림청을 향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70이 훨씬 넘은 노인들도 있었다. 마을에 수목장림이 들어서 삶의 터전이 위협을 받게 된다는 생각에 팔자에 없던 ‘데모꾼’이 된 것이다.
중부지방산림청이 추진하는 수목장림조성사업이 지난해 판교 심동에서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철회한 직후 마산면으로 파고든 것은 12월에 와서였다. 이후 마산면 주민들은 긴 겨울 산림청을 상대로 긴 싸움을 벌여야 했다.
2월 24일 중부지방산림청은 마산면을 방문해 “주민들이 반대하면 절대 하지 않겠다”며 사업 공식 철회 의사를 밝혔다.

“군이 노동자들 거리로 내몰았다”
 

8월 9일 군청 앞에서 ‘서천지역 투쟁사업장 승리 세종충남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는 서천에서 현재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택시지부삼양조은택시분회, 공공노조서천화력용역지회, 충남공공노조환경서천지회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은 권오대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부본부장은 “군이 위탁업체에 대한 감시 감독을 철저하게 했더라면 환경 서천지회 노동자들이 110여 일 넘게 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환경 서천지회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즉각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4월 14일 환경미화원들의 군청앞 집회는 이날 114일째를 맞고 있었다.
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환경미화원들은 9월 26일 군의 협상 제안을 받아들여 165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마을 입구에 염산 창고 웬말?”

5월 1일 월포리 1구 동촌마을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건물주가 마을 주민들에게 단순 창고라고 속이고 유독물인 염산소분창고를 건립하는 것을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으고 건물주가 창고 건립을 철회하는 그날까지 반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이날 주민대표 20여명으로 가칭 ‘월포리 염산소분창고 건립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월포 1, 2리 이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이들은 각계에 진정서를 보내고 8월 2일에는 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건축허가를 내준 군을 성토했다. 8월 8일에는 월포리 주민들이 대전 유성구에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을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사업주의 사업 신청 철회로 주민들은 염산소분공장 설립을 물리쳤다.

석탄화력 이젠 그만

6월 6일 한 주앙언론은 새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현재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총 9기에 대해 공정 진행률을 따지지 않고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복합화력으로 모두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주민 대책위에서는 신서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한 군의원은 LNG발전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전국 각곳에서 주민 갈등은 여전하다.

교차로 문제로 6개월간 투쟁

21번 국도의 확포장 구간이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지난 5월 당정리 주민들이 “애초의 약소과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당초 당정교차로는 입체교차로로 설계돼 있엇고 이후 사업설명회에서도 변경하겠다는 말이 없었는데 막상 개통을 앞두고 드러난 실체를 보니 평면교차로였다.
이에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군수와 면담을 갖고 각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한 8월에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당정3리 앞 4거리 교차로는 주민들이 트랙터, 경운기, 이앙기 등 농기계를 가지고 수시로 통과하며 장항생태산업단지와 지방도로로 연결돼 있어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이라 서천군립요양병원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자동차 전용 4차선 도로를 횡단해서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말했다.
11월 7일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추후 개선사업을 하기로 하고 당정교차로 문제는 일단락 됐지만 6개월 동안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매우 컸다.

비인면민들의 삶의 터전 지키기

11월 24일 오전 지난 비인면 주민 300여명은 전세버스 4대에 나누어 타고 군청 앞에 모여 “건설폐기물중간처리업체 입주 결사 반대”를 외쳤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이들은 우비를 입고 사업철회를 할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70~80대 노인들도 상당수였다.
한 사업주가 비인면 선도리 국도변에 건설폐기물중간처리업 사업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인면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사업장 부지 주변에는 귀촌인들 9세대가  정착해 마을을 이루고 있었고 그 아래로는 천수답에 의지해 벼농사를 짓는 논 12만여평이 있다. 비인면들의 반대로 군은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달라진 바다환경 김 황백화

12월 들어 김 원초 출하가 시작되면서 김 황백화 현상이 발생해 양식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군은 국립수산과학원, 충남도와 함께 김 황백화 현상을 조사한 결과 영양염류가 증가하면서 김 엽체가 회복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으나 쉽게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고 포구마다 분주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충남의 김 생산 95%를 차지하는 서천김이 흉작을 보이자 충남도에서도 특별지원책을 마련하고 김 활성처리제 구입비로 1억68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김 황백화 현상은 육안 관찰 시 김 엽체가 황백색으로 변화되고 탈락하는 현상으로 주로 빈 영양해역에서 용존 무기질소가 부족(0.07mg/L)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김 황백화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지속가능한 김 양식을 할 수 있는 바다 환경 회복에 연구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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