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 산책/무술년戊戌年에는 50년 계획을 세우자
■ 고전 산책/무술년戊戌年에는 50년 계획을 세우자
  • 송우영 시민 기자
  • 승인 2018.01.02 22:14
  • 호수 8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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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나니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 자는 하루 종일 변명만 하게 된다<孔子三計圖 云 一生之計 在於幼 一年之計 在於春 一日之計 在於寅 幼而不學 老無所知 春若不耕 秋無所望 寅若不起 日無所辨>
이 문장은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에 있는 공자의 삼계도孔子三計圖인데 아직도 이 말이 유효함은 대체할 그 어떤 말도 없기 때문이다.

첨단과학의 첨병이라는 인공지능시대에 재벌가 등 기득권 층에서는 자녀 혹은 손자가 7세 되면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에나 있을 법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교육’을 가르치는 이유는 바르고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큰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거시적 안목이라는 통섭統攝 교육을 위해서이다.

그래서 그들은 강호에 숨겨진 스승을 찾아서 남이 알까 몰래 묻고 공부하면서 자녀를 길러낸다. 그 이면에는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안 할 것도 못할 짓도 없다는 악마의 책 한비자의 눈 없는 칼 ‘술책’이 숨겨져 있다.
쉽게 말해서 나를 세우고 가문을 지키고 부모의 뜻을 온전히 받들어 부모의 재산을 후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공부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면서 제일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 중 하나가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모르면서도 묻지 않음이다. 철인 순자는 말한다.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스승을 만나지 못함이요有過不遇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묻지 않아서다惑者不問. <관자管子권수편權修篇>
일년一年 계획으로는 곡식 심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고<一年之計 莫如樹穀> 십년十年 계획으로는 나무 심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고<十年之計 莫如樹木> 평생平生 계획으로는 사람 교육하는 것 보다 더한 것이 없다<終身之計 莫如誨人>.
한 번 심어 한 번 거두는 것은 곡식이요<一樹一獲者穀也> 한 번 심어 열 번 거두는 것은 나무이며<一樹十獲者木也> 한 번 심어 백 번 거두는 것은 사람뿐이다<一樹百獲者人耳>

중국 남북조 시대 삼대三代 왕조 양梁나라 원제元帝가 지은 찬요纂要에 이르기를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一年之計在於春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一日之計在於寅.’ 주자는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세 번째 항목에서 소불근학노후회少不勤學老後悔, 어려서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후회 한다고 했다.

인생을 설계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보다 적확的確히 명토박아 톺아놓은 명문은 없으리라. 공부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보겠다고 덤비는 포호빙하暴虎馮河보다 무모한 것이 있으랴마는 아직도 공부하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세상은 자꾸만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데릴라처럼 내 자녀로 하여금 공부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세상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어려서 공부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유라는 존엄한 인간의 권리를 허락받지 못한 영혼으로 전락되어간다는 것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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