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의 현장, 게 서거라!
탈세의 현장, 게 서거라!
  • 최현옥
  • 승인 2003.09.19 00:00
  • 호수 1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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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읍사무소 재무담당 박일환씨
“‘대포차’를 찾아라!”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악인의 역할을 자청한 장항읍사무소 재무담당 박일환씨. 그는 최근 자동차 매매당시 명의 이전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자동차등록원부 상의 소유자와 실제 차량운행자가 다른 불법 차량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차량 번호조회를 위해 PDA에 일일이 번호를 조회하며 탈세 현장의 중심에서 암행어사가 된다.
“납세는 국민 4대 의무 중 하나일정도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연한 행위인데 세금을 탈세하고도 안 들키면 그만이고 세금은 내는 사람은 봉이다라는 사고가 만연되고 있어 걱정입니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방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지역 경기 위축과 고위 관직에 있는 정치인들의 탈세로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서민들 사이에 더욱 팽배해지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는 박씨. 그래서 그는 주민들에게 세금의 중요성을 알리고 탈세를 막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고있다.
고액 체납자의 경우 대부분 독촉장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가가호호 방문하고 있으며 끝없는 설득작업을 한다.
그러나 고질 체납자의 경우 배짱을 부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대포차’ 운행자의 경우 번호판을 떼어내려면 실랑이가 붙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교묘히 빼돌린 은닉재산 색출, 체납자 금융재산 조회, 체납차량 인터넷공매 등 다양한 체납징수기법을 동원하지만 일부 체납자에게는 욕설은 기본이고 신변상의 위협까지 당하기도 한다.
특히 장항의 경우 지역 경기 위축으로 불황이 가속화되면서 대략 5천여 건이 체납, 지역에서 체납건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낙인찍혀있다.
그러나 박씨는 주민들이 경기 위축으로 돈이 없어 납세를 못하는 경우를 고려해 무조건적인 강제보다 분납을 유도하고 있다.
93년 세무직에 입문해 재산세와 지방세 징수 등을 담당한 그는 주민 대부분이 세금에 대한 상식이 부족함을 느끼고 지난 2000년부터 ‘세우회’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읍사무소에 찾아온 주민들에게 어려운 지방세를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것은 기본이고 홈페이지에 현직 실무자들에게 직접 상담할 수 있도록 부서별 담당자의 전화번호, e-메일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홈페이지 작성당시 지역 주민들이 실제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골라 메뉴를 편성했다. 즉 각종 지방세의 안내와 판례, 지방세 서식과 자동차세 계산방법이 함께 제공되고 있으며 전산관련정보, 공무원소식을 비롯해 자유게시판과 지역 특성 등을 감안한 관광 서천의 홍보와 더불어 조석정보 등을 세무 홈페이지와 연계해 홍보사절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하루 평균 150여명이 방문하는 홈페이지는 타지역에 입소문이 나면서 세무담당 부서에서 질의가 올 때도 있고 올해 초 개최된 충남도 연찬회에서 시연되기도 했다.
“세금 징수 업무는 누적에 의한 것이라 열심히 일한 만큼 표가 나지 않아 가끔 힘이 빠질 때도 있다”는 박씨는 주민들이 모르는 세법에 대해 설명해 줄 때 일에 대한 보람이 크다.
그리고 납세의식이 희박해지는 요즘 청소년기부터 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서천군의 경우 경제 자립도가 약하므로 힘을 키우기 위해 군민 여러분의 성실한 납부를 당부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뛸 것을 약속하는 박씨. 그의 치밀한 눈빛 앞에서는 그 누구도 탈세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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