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농산물 공동브랜드 ‘서래야’
서천군 농산물 공동브랜드 ‘서래야’
  • 이권승 전농업경영인 서천군연합회장
  • 승인 2018.02.13 00:37
  • 호수 8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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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6년 2월 24일자 뉴스서천에 실린 ‘생각을 바꾸면 서천쌀 지킬 수 있다’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우리 농업인은 고품질 쌀 생산기술을 습득하고 실천하며, 농협은 브랜드개발과 유통 판매를,  행정기관과 의회는 생산시설 지원, 소득보전직불제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서천군 농업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았다.

14년전 봄날 서울 구로구에 있는 L마트에 쇼핑겸 생필품을 사러갔다. 한참을 구경하는데 접이식 판자로된 큰 박스 안에, 크고 싱싱한 수박이 눈에 띄었다. 좋은 것으로 고르려는데 작은 스티커가 붙어있는 서천군 마산이 표시된 수박과 타 시군에서 생산된 수박이 함께 판매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당연히 우리지역 마산에서 생산된 수박 2통을 선택했다. 집에 와서 가족들과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당도가 13브릭스 이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왜? 이렇게 맛있는 수박이 브랜드 없이 타지역에서 생산된 수박과 섞여서 판매될까 하는 생각에 한없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2년 후 (사)한국농업경영인서천군연합회 10대 회장으로 취임해 (서천군 농업관련단체 협의회)와 (서천군 산학협동 심의위원회)에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타 시군의 성공한 브랜드만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도 서천군 특유의 군 브랜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고 경쟁력을 잃어 소멸하는 브랜드가 많이 있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에 처음 접한 서천군수는 망설였다 이후 서천군 농민단체의 의견이 수렴되고, 2005년 농업은 농민들이 잘 아니까, 농민단체 주관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보라고 500만원이 지원되었고, 여러 차례 논의에도 결정하지 못해 자금은 반납되었다.

2006년 다시 500만원이 지원되고 군청 농림과가 주관하여 도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모에 들어갔다. 공모된 수십개의 브랜드 이름이 들어왔고 이중 4개의 브랜드로 압축해 “서천뜰에서 올라온 좋은 농산물”이란 뜻이 담긴 서래야가 2007년 2월 탄생했다.

서천군 농산물 공동브랜드 서래야가 정해지고 포장재에 들어갈 내용물은 어떤 품종으로 할까? 고민할 때, 전에 다녀온 일본 선진지견학이 문득 떠올랐다. 2003년 전국에서 모인 농업인 22명이 일본에 선진지 견학을 떠났다. 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고 경치를 감상하며 이동하고 있는데, 쓰러진 벼가 논바닥에 완전 붙어있는 광경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순간 ‘우리가 이런 농사방법 배우러 일본까지 왔나?’ 하는 생각에 함께했던 일행 모두 많은 실망을 했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은 다음 코스에 도착해 일본 농촌진흥청 질의응답 시간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방금 이동하면서 쓰러진 벼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한국의 농민들이 농사를 더 잘 짓는 것 같다고 말하자 담당 공무원의 응답은 이랬다. 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밥 맛 좋은 고시히까리 품종을 선택했고 키가 크다 보니 쓰러지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신들도 연구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이를 바탕으로 서천군 토양에 적합한 최고의 품종 “삼광벼”를 최종 선택해, 농약과 화학비료로 농사짓던 관행 농법을 벗어나, 헤어로비치 농법과 친환경 약제로 방제하는 서래야쌀을 생산하게 되었다. 
“서천군 농산물이 최고입니다.” 지난 세월 그동안 서천군과 군의회의 지원 아래 각 분야 농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놓은 서천농업은 어떻게 발전 했을까? 정부와 시민단체가 인정한 수상기록을 살펴보자!

<수상내역>
- 농식품부와 한국소비자연맹이 주관하는 고품질 쌀 브랜드평가에서 전국 12개 브랜드상 2년 연속수상.
- 충남도가 주관하는 충남 고품질 브랜드평가 2년 연속 대상 수상.
- 서울 6개 구청과 경기도 하남시 학교급식에 납품.
- 제주 특별자치도를 넘어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에 수출.
- 대한민국 최초 할랄 식품 인증.

이렇게 어려운 중에도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이 인정하는 농산물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FTA, DDA 등 많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농촌이 신음할 때 그동안 서천농업을 위해 함께 해준 농업관련기관과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서천군 농산물 공동브랜드 서래야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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