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우리 사회의 봄날을 기대하며···
■ 모시장터/ 우리 사회의 봄날을 기대하며···
  • 한기수 칼럼위원
  • 승인 2018.02.28 14:28
  • 호수 8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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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수 칼럼위원
한기수 칼럼위원

유난히 추었던 올겨울도 서서히 물러갈 준비를 하듯, 계절의 봄은 어김없이 우리의 곁으로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는 계절이다. 하지만 사회의 봄, 아니 사회의 계절은 뒤죽박죽인 듯 싶다. 봄이 오는 듯 하다도 겨울이 오고, 겨울인가 싶다가도, 세상의 변화로 인하여 봄을 건너뛰어 여름, 가을이 되기도 하니, 자연의 섭리와는 아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래도 올겨울 겨울의 끝자락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려 많은 이들의 가슴에 기쁨과 감동 긍정 온도를 높여주었고, 인간승리의 환희와 희망은 온 국민의 하나임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 사회적으로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성추행 사건의 미투운동을 보며 모든 이들의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한 가정의 아내이며 딸, 또한 부모이기도 한데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현실 속에 실망감이 너무 크다.

법을 다루고 그 누구보다 엄격하고 공정해야 하는 검찰부터 문학, 연극, 영화, 연예, 정치, 대학까지, 여러 분야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서도 쉬쉬하며 관례처럼 일어났으니 한심하고 비참한 마음이 든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남녀가 평등하고 공평한 시대이다. 또한, 한 인간을 상품의 수단으로 보아서는 더욱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한 치의 의심을 하지 않을 사람조차 수십 년 동안 수치스러운 일을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들의 가정에도 아내가 있고, 딸자식이 있을 터인데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고상한 체, 사회의 인격자처럼 행동하며······ 부와 권위를 누리며, 두 얼굴의 소유자로 살아갈 수 있었단 말인가?

그것은 우리 사회 구조의 문제에도 책임이 크다. 위계질서를 앞세운 남성 우월주의, 접대문화가 좌지우지하는 문화가 긴 세월 동안 대를 잇듯 내려왔고, 주위에서 불이익이 될까봐 방조한 이들의 책임도 한몫했다.

그러고도 심지어 국민의 세금으로 화려하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지위를 포장한 인격을 내세워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아 왔다니 이 나라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비참하고 창피한 일인가?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하던 자신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이익을 주고, 잘못된 것을 제기하는 사람에게는 불이익과 적반하장식으로 직장, 단체에서 불이익, 아니 왕따까지 시키는 인간들, 그러한 인간들은 이사회에서 영원히 퇴출해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구조는 변화해야 한다.

직장 내에서 성별 관계없이 능력으로 평가하고, 그 분야에서 실력과 재능 있는 사람이 당연히 인정받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한다. 윗사람에게 손바닥 잘 비비고, 눈치만 잘 살피며 아부만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구조는 이제 끝내야 한다. 아니 그런 사람은 이 시대에 그 누구라도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히도 여태껏 그러한 자들이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좋은 자리, 높은 자리, 편안한 자리를 꿰차고, 관례처럼 끼리끼리 대물림하며 내려왔으니 썩은 냄새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얼마나 진동을 쳤겠는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회의 변화와 개혁, 사회적인 책임과 새로운 시작이다.

비도덕적이며 반윤리적인 범죄자는 어느 분야에서든 더는 뿌리를 내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관용과 인격이란 단어를 가해자에게도 구분없이 흔하게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시대의 살인마에게도 인격이란 단어를 포장한, 한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성추행 미투운동을 보면서 피해자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그간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던 용기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큰 용기의 박수와 경의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간 우리 사회는 정의롭고 바른말 하는 사람에게 용기의 박수보다는 조직에서 적응 못한다는 비난의 화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시대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번 성추행 미투운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 각자 반성을 하며 아름다운 사회, 새로운 조직문화의 변화를 만들어 갈 때, 사회의 봄날도 우리 곁으로 한층 빨리 다가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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