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20만 마리 봉선저수지에…
가창오리 20만 마리 봉선저수지에…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2.28 14:37
  • 호수 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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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곳 찾아온 듯…내년에도 다시 올 확률 높다”

“생태교 건설 철회 등 봉선지개발계획 수정 불가피”
▲지난 20일 봉선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창오리
▲지난 20일 봉선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창오리

1월 중순 이후 한파가 풀리면서 북상한 가창오리 20여만 마리가 지난 20일부터 봉선저수지에 머물고 있다.

서천조류생태전시관 전홍태 학예사는 “19일에 금강호에서 가창오리가 보이지 않아 다시 남쪽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봉선지에 가창오리가 머물고 있는 것은 금강호 부근에서 사람들의 간섭이 심해 옮겨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기러기목 오리과의 가창오리는 서해안의 논과 습지에서 서식하는 겨울철새이다. 몸길이는 수컷 43cm 내외, 암컷 39cm 내외로 우리나라에 오는 오리과 철새 중 가장 작은 쇠오리보다 약간 크다. 날개 길이는 22cm 안팎이다.

수컷은 이마·머리 꼭대기·뒷머리는 다소 갈색을 띤 검은색이며, 그 양쪽 머리 옆을 따라 흰색의 가는 선이 지나가고, 크림 황색의 눈 밑에서 얼굴을 가로질러 검은색 선이 있는데 마치 삼태극 형상의 무늬가 머리 옆면에 나있어 매우 화려하게 보인다. 이처럼 화려한 무늬 때문에 ‘가창(街娼)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생물학적 학명 또한 ‘anas formosa’인데 anas(아나스)는 ‘오리’라는 뜻이고 formosa(포르모사)는 ‘아름다운, 매혹적인’의 뜻이 있다. 이처럼 화려한 태극무늬 때문에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로 불린다

전 세계에 40~50여만마리의 개체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창오리는 동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인 레나강과 아무르강 유역에서 번식하며 월동을 위해 겨울에 한반도로 내려온다. 이동할 때부터 거대한 무리를 이루는데 이들의 생태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 개체수의 90% 이상이 한반도에서 월동하는데 남하할 때 천수만을 거치며 금강호에서 주로 머문다. 기온이 떨어지면 전북 고창의 동림저수지나 전남 해남의 고천암저수지까지 남하한다.

이들은 밤에 주변의 논에서 낙곡을 주워먹으며 낮에는 안전한 호수 가운데에서 머문다. 먹이활동을 위해 이동하거나 새벽에 호수로 돌아올 때 한바탕 군무를 추는데 이는 한국에서만 보 수 있는 광경이다.

가창오리들이 봉선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금강호에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워 찾아온 것으로 해석돼 내년에도 봉선저수지에 머물 확률이 높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천군이 추진하고 있는 봉선지 개발계획에서 수변 공간 활용 등의 개발이 전면 재검토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봉선리와 벽오리를 잇는 생태교 건설 등의 취소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창오리에 대한 간섭을 차단하면서도 탐조가 가능한 면밀한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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