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이 산을 감돌아 구비쳐 흐르는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진메마을. 이 마을 앞에 150년 된 정자나무가 있었다.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었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2000년 봄부터 제때 잎을 피우지 못하고 끙끙댔다.
1980년 초반, 정부에서 주민들이 편히 쉬던 돌들을 모두 치우고 대신 정자나무 바로 아래를 시멘트로 포장했다. 2000년 무렵에는 또다시 정자나무 앞으로 난 비포장길을 시멘트로 포장했다. 이 때문이 아닐까.
이 마을 김도수씨는 나무가 시름시름 앓는 이유를 지인으로부터 들었다.
“그 시멘트 포장 당장에 걷어내불소. 나무 뿌리에다 포장을 히불먼 언젠가 죽게 됭게 당장에 걷어내불어. 우리 옆 동네 정자나무도 시름시름 죽어가길래 시멘트를 싹 걷어내불었더니 살아나부렀어.”
김도수씨는 20005년부터 나무 살리기에 나섰다. 군청에 민원을 넣어 시멘트를 제거하고 나무 전문가가 와서 치료를 했다. 2007년부터 나무는 예전처럼 푸르름을 회복해 다시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고 있다.
종천면 산천리에 있는 정자나무가 임실 진메마을 정자무처럼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1982년 10월 군지정 보호수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는 수령 350년으로 둘레 길이가 4.4m에 이르고 있다.
느티나무 바로 아래엔 샘이 있는데 2008년 이 샘을 포함해 나무 주변을 모두 시멘트로 덮는 공사를 했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나무 곳곳의 표피가 벗겨지며 그 부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산천리 마을 주민들은 “이대로 가면 얼마 못가 죽을 것”이라며 군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군지정 보호수의 관리를 맡고 있는 군 농림과 성하중 산림보호팀장은 예산을 투입해 즉각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