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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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18.03.29 17:34
  • 호수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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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두 곳 람사르 습지 등록 예정
서천군, 생태관광 등 교류사업 적극 나서야
주용기 시민기자
주용기 시민기자

 

북한은 청천강 하구의 문덕철새보호지구와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지구 등 2개 지역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 신청을 하였고, 오는 5월에 최종 등록이 확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 북한이 람사르협약에 17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된다고 한다. 북한 정부가 이같이 국제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보전과 생태관광 등 현명한 이용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고 이를 적극 환영한다.

이같은 내용은 이미 2년 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도요물떼새 종 보전 및 서해갯벌의 보전 관련 한국-중국 정부간 회의와 지난해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9차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국제협력기구) 당사국 회의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얘기를 직접 들은 바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인천에 사무국이 있는 EAAFP의 스파이크 밀링턴 사무국장과 람사르협약 사무국의 아시아 책임자인 루이영 박사, 한스자이델재단의 한국사무국 대표가 많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북한의 두 지구에서 조류 조사를 직접 했던 분들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먼저 갯벌이 포함된 문덕자연보호구는 2009년부터 ‘뉴질랜드 미란다내추럴리스트 트러스트’라는 단체가 몇 차례 봄철에 직접 방문해 북한의 연구자들과 함께 도요물떼새 조사를 시행해 왔다. 그리고 라선철새보호지구는 부산에 사무국이 위치한 ‘새와 생명의 터’라는 단체의 나일 무어스 대표가 한스자이델재단의 지원을 받아 직접 현장을 방문해 북한의 연구자들과 함께 조류  조사를 실시했다. 

4월말에 판문점에서 계획된 남북한 정상회담과 5월에 있을 북미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간 평화가 정착된다면 북한의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지역을 남북한의 생태관광 협력사업의 사례로 만들어 남한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해 교육을 받고 생태관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남북한이 전쟁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평화지역이 되기 바라며, 남북한의 생태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남북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해 본다.

람사르 협약 사무국은 청천강 하구의 문덕철새보호지구에 대해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흑두루미, 개리 등의 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들 조류의 50% 이상이 서식하거나 중간 기착하는 장소로서 많은 이동철새에게 먹이를 제공해 주는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지구는 만포, 서번포, 동번포 등 3개 호수로 이뤄져 있다. 재두루미, 알락꼬리마도요 등이 도래하며,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오가는 혹고니의 7%가 이 지역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덕자연보호지구는 청천강 하구의 갯벌이 포함된 지역이다. 이곳은 이미 1999년에 EAAFP 지정 사이트로 등록된 바 있다.

서천갯벌은 이미 2009년과 2010년에 EAAFP 지정 사이트로 등록된 바 있다. 그리고 문덕지역의 갯벌에는 금강하구 갯벌에 서식하는 새들과 같은 종이 서식하고 있고, 일부 종은 서천갯벌을 들렀다가 북한의 문덕갯벌을 방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에 대표적인 종은 넓적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검은머리물떼새, 개리 등이다.
그리고 서천갯벌을 서남해안 갯벌과 함께 201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서천군과 해당 지자체가 공동으로 등록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문화재청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북한의 문덕자연보호지구를 포함해 북한의 서해안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하도록 제안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이미 중국에서도 한국 정부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중국 동해안 지역의 갯벌 중 13개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 3국이 협력해서 와덴해 갯벌을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듯이 한국과 북한, 중국 등 3개국이 협력해 서해갯벌을 보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서천군이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서천갯벌을 전체 서천갯벌로 확대하고, 이 전체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면 좋겠다. 더욱이 서천군이 남북한의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남북한의 생태관광사업의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선언을 하자. 이미 순천시는 이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개 발표를 했다. 

서천군이 직접 문덕철새보호지구가 위치한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농수산물 지원 및 판매사업도 진행해 나가면 좋겠다. 그렇게 준비해 나갈 때 중앙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협력하는 것이 되며, 서천갯벌의 보전과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며, 충청남도에서도 예산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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