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이 낳은 선비정신을 따라서…”
“서천이 낳은 선비정신을 따라서…”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3.29 19:25
  • 호수 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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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서원 ‘길 따라 선비 따라’ 성황
문헌서원 길 위의 선비인문학 답사에 나선 참가자들이 가정 이곡의 묘 앞에서 박수환(전 한산면장)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위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헌서원 길 위의 선비인문학 답사에 나선 참가자들이 가정 이곡의 묘 앞에서 박수환(전 한산면장)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위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헌서원에서 실시한 길 위의 선비인문학 ‘길 따라 선비 따라’가 지난 주말인 24일에 지역주민들의 큰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문헌서원 강당에는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과거 유생들이 입었던 유생복을 갖춰 입고 가지런한 몸가짐으로 상읍례, 알묘례를 거치는 동안 과거의 유생이 된 듯한 감정마저 묻어났다.

목은 이색 선생의 묘소에서 내려다본 문헌서원의 전경은 이내 따뜻해진 날씨처럼 아늑하고 포근했다. 과거 서원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서원을 탐방하던 중 가정 이곡 선생과 목은 이색 선생의 문집 출간을 위해 만든 목판을 보관하는 장판각에 들러 목판제작과정의 숨은 일화들로 우리 조상들의 우수한 문화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옛 한산지역에 유난히 선비가 많았던 이유가 가정 선생과 목은 선생의 학풍을 잇고자 하는 선비들이 모여 들었고 문헌서원의 설립과 그 역할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화양면 활동리에 어성 신담 선생의 호를 딴 어성산 자락에는 석북 신광수 선생, 신석초 선생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신광수 선생의 시 채신행(採薪行)은 계집종의 고달픈 삶과 비애를 표현함으로써 조선 후기 양반사회의 해체와 몰락 양반가의 빈궁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렇듯 가정 선생의 공녀제 폐지 상소문 ‘대언관청파취동녀서(代言官廳罷取童女書)’, ‘주행기(舟行記) 등에서 나타나는 사람존중사상을 신광수 선생의 시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조선 말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의 기틀을 마련하고 인재육성 등 독립운동사에 큰 인물이었던  월남 이상재, 김인전, 김갑수 선생 등과 이들과 함께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지역의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시대를 관통하는 선비정신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문헌서원의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이 공모하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되어 문화재청, 충청남도, 서천군의 후원으로 이뤄졌으며 ‘선비 달빛에 노닐다’, ‘문헌서원 사랑방’, ‘인문학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1년 내내 지역주민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참여 신청 및 문의전화 041-953-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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