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행복이란?
■ 모시장터/행복이란?
  • 칼럼위원 한기수
  • 승인 2018.04.25 14:59
  • 호수 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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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진달래, 매화, 벚꽃이 화려하게 수놓고 떠나니 복숭아 철쭉꽃이 뒤이어 봄의 향기를 내뽑고, 기타 수많은 과실수 등이 색색의 자태로 온 대지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계절이다. 
필자도 오랜만에 옛 지인들과 모임을 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꽃 축제가 한창인 도시의 근교로 갔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 시간을 자주 못 맞춰 1년에 한 번 아님, 애경사 자리에서나 뵐 수밖에 없다 보니, 어느 땐 몇 년에 한 번씩 뵙는 지인들도 많았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궁금한 것도, 알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식사 중에도 여쭤보고 회답하느라 식사는 대충 때웠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끝나가자 자연히 본인들의 노후 준비, 자녀들 얘기로 푸념이 이어졌다. 
지인들의 나이 또래가 비슷하다 보니 은퇴자가 약 50% 되었다. 지인들의 첫째 걱정은 자녀들의 취업, 결혼 문제였고, 두 번째가 100세 시대에 살아가는 자신들의 노후 걱정이었다. 그래도 공직에 근무했던 지인들의 노후문제는 조금 덜 걱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필자가 듣기에는 공직에 근무했던 아님, 일반 직장에 근무했던 결론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자녀들은 대기업에 취업하길 원했고, 그래야 결혼도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으니 걱정이 되었고, 자신들은 노후에 돈 걱정 안 하고, 살아갈 걱정이 많다 보니 퇴직을 했어도 걱정이었다. 또한, 노후에도 어떻게 하면 자녀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탬을 줄 수 있을까 걱정거리가 끝이 없어 보였다. 그러한 걱정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많은 걱정을 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다 보니 걱정거리가 끝이 없는 거였다. 
우리는 대부분 결혼하고,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걱정은 더욱 늘어난다. 그렇다면 자녀가 학교 공부를 마치면 걱정이 끝나는가? 아니다. 아마 자녀가 취직하고 결혼을 해도 부모의 걱정은 끝이 없을 것이고, 자신들의 노후 문제도 연금을 좀 더 받는 사람이나 덜 받는 사람이나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자녀 문제도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끔 지켜봐 주고 뒤에서 조언해 주기보다는 부모의 입장에서 대학, 학과 취업할 직장, 결혼문제까지 관여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 스스로 끝까지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리하면 자녀 자신이 좋아서 하기보다는 사회적인 관념이나 시대적 인기만 쫓다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된다. 그렇게 되면 자녀 개인의 삶은 행복할 수 없고 지루할 것이다. 우리네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 다닐 때도 남들이 학원 보내면 내 자식도 학원 보내고, 다른 자녀가 과외 받으면 내 자녀도 과외 시키고, 주변 환경을 따라가는 교육을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보았다. 어디 그뿐인가? 어떤 운동경기에서 어떤 종목이 인기다 싶으면 앞다퉈 본인의 재능과 취미는 뒷전이고 그 운동을 따라 하느라 야단법석을 치다 한 달도 안 돼서 포기하곤 한다. 

필자는 노후 준비도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방송에서 툭하면 100세 시대에 퇴직 후, 30년 40년간 월 얼마씩, 얼마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계산이다. 하지만 삶이 다 틀리는 데 필요로 하는 돈 역시 다 다른 것이고 설상 노후 자금이 계산상 부족하다면 자신의 주어진 여건과 환경에 맞게 설계하면 되지 않겠는가? 
필자의 주위에는 홀로 자수성가하여 상상을 초월할 만큼 재산이 많은 사람도 있고, 반대로 대대로 물려받은 많은 재산을 탕진한 사람, 재산과는 인연이 없는 듯 아님, 관심이 없는 듯, 그냥 평범하게 세월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 여러 형태의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욕심이 많고 재산이 많은 사람이 노후에 더 행복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 대부분은 나이가 70대가 넘어도 재산에 집착을 부리며 끝없이 신경만 쓰다 보니 건강을 잃고 80대에는 병상에 있는데 반대로 재산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세상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나이 들어도 편안하게 늙으며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을 설계하면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자신보다 위만 바라보며 재물에 과욕을 가지면 늘 쫓기는 삶을 살 것이다. 자녀 문제도 자녀들이 좋아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게끔 관여하지 말고 지켜보면 된다. 자녀들도 그들의 삶이 따로 있으니까? 행복은 욕심을 멀리하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면 좀 더 행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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