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캠페인, 이대로 좋은가
공익 캠페인, 이대로 좋은가
  • 뉴스서천
  • 승인 2018.05.10 11:11
  • 호수 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여주기식 행정은 이제 그만! 과학적 방법 절실

서천교육지원청(교육장 신경희)은 지난 54일 아침 등교시간에 맞춰 서천초등학교 앞 통학로에서 서천초등학교 및 서천군청, 서천경찰서, 서천소방서, 서천군모범운전자회, 서천군녹색어머니회, 서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한국청소년지도자연합회서천지부 등의 유관기관 및 단체와 함께 140여 명의 참가자들이 등교맞이 및 아침밥 먹기 합동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캠페인으로 인해 평소에 발생하지 않던 교통체증이 일어나기도 하고, 행사 참가자들의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차, 참여자들의 보도 점거 등으로 인한 어린이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대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행사는 안전한 학교환경을 조성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한 캠페인이 목적으로써 사회적으로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위한 방법이 오히려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든지 아침밥 먹기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킨다면, 그것은 소모성 전시행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한 기관 및 단체들의 일부 참가자들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불법주차를 하고, 등굣길 보도와 학교의 진입계단 등에서 줄지어 서서 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피켓을 든 참가자들과 캐릭터 인형탈을 쓴 참가자들은 횡단보도 입구를 가로막고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한 곳에 많은 어른들이 운집해서 진행한 이런 행사를 보고 즐거워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학생들은 당황스런 등굣길을 맞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등교하지 못한 인상을 필자는 역력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한 운전자는 필자에게 전화를 해 이런 행사가 학생들의 안전과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차에서 내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행사를 하느냐, 당장 해산하라고 소리를 치고 싶었다고 말을 이었다.

목적이 방법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목적이 옳다고 잘못된 방법까지 정당화할 수 없다는 뜻일 게다. 목적이 정당한 것이라면 방법도 그것에 걸맞게 해야 함을 이르는 것으로 안전한 학교환경과 건강한 학교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 캠페인을 하고자 한다면 어느 한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그로 인한 교통체증이나 불법주정차, 등굣길 점거 등의 안전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좀 더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학교안전의 진정성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아침밥 먹기의 핵심 대상을 어린이가 아닌 어른에게 있음을 깨닫게 하는 등의 개념인식부터 새롭게 해야 된다. 감각에 의존하지 말고 실증적인 조사를 통해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시해야 진정성 있는 캠페인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한 공익 효과는 시간과 예산을 들인 충분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이강선 시민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