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생태 기능’ 살려야 장항이 산다”
“강의 ‘생태 기능’ 살려야 장항이 산다”
  • 뉴홍성민 시민기자
  • 승인 2018.05.17 09:49
  • 호수 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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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 수질개선·생태복원 위해 해수유통 절실
금강하굿둑
금강하굿둑

대한민국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국민이라면 한반도의 지형은 동고서저의 형태라는 걸 알고 있다. 동쪽의 높디높은 산에서 흘러내린 빗줄기가 서쪽의 큰 강줄기를 따라 서해로 흘러들어 서해안은 드넓은 갯벌이 형성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강 상류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많은 생물 종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특히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역은 더욱 많은 종들이 살고 있다. 이처럼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을 기수역이라고 하는데 기수역에서는 염분농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육지에서 강이 영양염류를 가장 많이 부리는 곳으로 영양분이 풍부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기수역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어류로는 망둑어류, 숭어, 농어, 전어, 은어, 황복, 동자개, 뱀장어, 참게, 우어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어종들이 수 없이 많다. 이들 가운데 웅어는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어종이다.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웅어(雄魚)는 연안성 어종으로 강 하구의 기수역을 오르내리며 서식한다. 산란을 위해 2월부터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58월에 갈대가 있는 갈바탕에서 산란을 한다. 부화한 어린 물고기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바다에 내려가서 겨울을 지내고 다음해에 성어가 되어 다시 산란 장소에 나타난다.

우리 서천군은 한반도에서도 이러한 기수역중 가장 큰 규모로 펼쳐진 금강하구를 끼고 있다. 그런데 1990년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우리에게 혜택을 주던 자연은 사라지고 오히려 자연을 훼손한 대가가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강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육지에 내린 빗물을 모아 바다로 흘려 보내는 치수기능과 강물을 사람이 농·공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수리기능, 그리고 여러 생물들이 살아가게 하는 생태기능이다. 하지만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치수기능과 수리기능을 강조한 나머지 생태기능이 사라진 결과이다.

바다의 어장이 날로 황폐해지고 하굿둑 밖으로 토사가 쌓이며 백사장의 모래가 뻘로 쌓여가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온갖 수산물이 모여 사람들로 북적였던 장항항은 항구기능 마저 잃고 날로 쇠퇴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굿둑 안쪽의 금강호 수질도 급격히 악화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4대강사업으로 공주와 부여 등 상류에 댐이 생기면서 녹조가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어 금강호의 수질은 더욱 안 좋은 상태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근래에 세종보에 이어 공주보를 개방하면서 수질이 개선 되고 뻘퇴적이 점차 사라지고 모래톱이 생성되면서 수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들려 오고 있다.

이처럼 금강하굿둑으로 인한 문제는 수산업의 쇠락, 장항항 토사 퇴적, 금강 물의 수질악화, 서천연안 어장 황폐화 등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이러한 시기에 금강하굿둑을 개선해 금강호 수면과 해수면의 수위 차를 이용한 해수 유입을 통한 기수역을 되살리는 것이 금강호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금강하굿둑으로 인한 금강수질의 문제점들이 서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충남도민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 전파와 함께 수질개선을 위한 전제 조건은 강물은 언제든지 흘러야한다는 시사점과 함께 금강하구의 이·치수 기능 저하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화호도 수질이 7,8급까지 악화된 대표적인 수질악화지역이다. 하지만 부분 해수유통을 통해 수질이 개선과 함께 멸종위기종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금강하구도 해수유통이 필요하고 인접한 새만금도 수질개선 방법은 해수유통뿐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해양수산부에서 5개년 계획(100)으로 금강하구역 정책협의회를 통해 금강하구 연안에 대한 연구 용역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금강하굿둑에 난립된 국책구조시설의 개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에 대한 논의가 서천군만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충남도 전체에 폭넓게 호의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으며 인접한 전북에서도 201579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열린 새만금 정책토론회에서 해수유통이 새만금 수질관리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지낸 박덕배 ()한반도수산포럼 회장은 해수유통이 새만금 수질 개선의 열쇠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해수유통에 대한 단어조차 금기시하던 전북에서도 해수유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하기 위해서는 전북과 군산시의 공감과 협조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2009년부터 서천지속협(옛 푸른서천21)은 금강해수유통을 위한 단계별 활동을 해왔다.

서천군과 공조해 꾸준히 해수유통에 대한 당위성과 여론형성, 지역민 홍보활동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해왔다. 처음 시작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지만 이제는 충남도 전체 여론 수렴과 함께 국회 차원에서 논의 등을 통해 금강해수유통에 대해 점차 다각도로 진행되어 왔고, 전북에서는 해수유통에 대한 금기 원칙이 깨지고 이에 동조한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다만 정책적으로 막대한 예산 투입의 문제와 금강을 두고 서천군과 군산시의 입장 차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러나 금강하굿둑을 사이에 둔 서천군과 군산시가 공조가 있어야 중앙정부가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을 중앙부처 관계자로부터 들었다.

군산시가 2004년 군산시 중·저준위 핵폐기장 유치신청을 하면서 서천군과 중단된 행정협의회를 약11년 만에 다시 부활해 소통하고 있다. 그 실례로 매년 서천군에서 진행해오는 금강철새여행 행사를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군산시와 함께 진행을 한다. 이처럼 생태 테마를 통해 양 지자체간에 한걸음씩 다가간다면 금강생태복원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굿둑 장항 쪽에 갑문을 더 내 토사의 퇴적을 줄이고, 갑문을 개방해 기수역을 복원함으로써 더 이상 수질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어족자원이 자유롭게 강과 바다를 오고 가게 해 수산자원을 되살리는 것이다. 그 대신 농·공업 용수는 바닷물이 도달하지 않는 상류에서 취수함으로써 농·공업용수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강은 장기적으로 우리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이며 인간과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행복한 금강, 비단결 같은 강을 물려주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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