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부도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
■ ‘유부도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18.06.27 12:10
  • 호수 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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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도요물떼새 도래지…휴식공간 조성에 초점 맞춰야

제방·다리 불필요…폐염전 매입, 만조 때 쉴 공간으로 이용해야

유부도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군은 이 사업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총 5153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다. 군은 유부도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 기본계획 수립2017년 다음 년도 계획으로 진행했고, 이 계획 수립의 최종보고를 지난 21일에 진행했다. 이 계획은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올해 7월 중순까지 총 연구비 8300만원으로 발주한 것을 해양환경관리공단과 해랑기술정책연구소, 오션싸이텍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맡아 진행한 것이다.

군은 갯벌 복원의 목적이 바닷새의 섭식 및 휴식공간 조성을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바닷새 생태관광 랜드 마크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서천군에 요구를 해온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상지역 선정과 복원의 방향에 있어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개선을 촉구하고자 한다.

만조 때 갈 곳 없는 도요물떼새

먼저, 갯벌 생태복원 면적이 25000(7500. 아래 지도1에서 갯벌 복원 구역)이고, 대상 지역도 유부도내 주민들의 주거지와 폐염전 부지 사이의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장방형 공간이다. 현재 갈대가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지역이다. 막대한 예산(515000만원)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면적이 적다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대상지가 주택가 바로 옆이어서 사람들과 개들이 도요물떼새들이 위협할 수 있어서 이곳을 안전하게 휴식지로 이용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유부도 일원
▲유부도 일원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에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는 최대 6만 마리가 넘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요물떼새가 서천갯벌을 중간기착지로 기억하고 찾아와서 15일 내지 한 달간 먹이를 먹고 쉬어간다. 하지만 이 도요물떼새들이 만조 수위 6m80cm 넘을 때면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해서 하늘을 이리 저리 날아다니거나, 금강하구의 군산 지역 내 준설토 투기장과 멀리 3km가 넘는 새만금 간척지까지 날아갔다가 썰물 시간에 다시 갯벌로 되돌아오는 행동을 보인다. 도요물때새는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없어서 오리류나 갈매기류처럼 바닷물 수면에 떠서 헤엄을 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요물떼새들이 매일 두 번씩 반복되는 만조 때 바닷물이 덮이지 않는 휴식지를 찾아 이리 저리 날아다녀야 한다. 휴식지를 찾아 날아다니느라 아까운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갯벌 바로 옆에 도요물떼새의 휴식지가 있다면 이들이 에너지를 덜 낭비하고, 빠른 시일 안에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해서 번식시기에 맞추어 번식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폐염전, 도요새 쉴 공간으로 이용해야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유부도와 대죽도의 폐염전 부지(아래 지도 참조)가 아주 좋은 휴식지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이 폐염전 부지 근처까지 바닷물이 차오를 때면 이곳 폐염전 부지로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 폐염전 부지를 바닷물이 모두 덮어버리면 이곳에 모여든 도요물떼새는 다른 곳으로 날아가야 한다. 만약 만조 때 폐염전 부지 내로 들어오는 바닷물이 새들의 발목 정도까지만 닿도록 폐염전 부지의 제방을 보수하고 수문을 만들어서 수위를 조절하면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부지 내에서 안전하게 휴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최우선적으로 유부도와 대죽도의 폐염전 부지를 휴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 폐염전 부지는 개인 사유지이다. 이 때문에 군은 사유지 매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 폐염전 부지의 동쪽 제방이 무너지고 자연스럽게 갯벌로 되돌아가고 있어서 개인 토지소유자들이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는데 굳이 국가 예산을 들여 매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지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를 상대로 토지 매입의 필요성을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법률 개정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 정치권과 전문가, 환경운동단체, 언론의 협력과 지원을 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산 확보가 어려워 매입이 어렵다면 매년 폐염전 부지의 토지 소유자에게 임대료를 주고서더라도 이곳을 휴식지로 조성해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후에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이 지역을 점차적으로 매입을 해 나가면 된다.

교량·제방, 굳이 만들 필요 없다

둘째, 연구 용역의 결과를 보면, 기존 남측의 제방을 철거하고 교량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아래 조감도 참조). 교량을 설치해 버리면 만조 때 바닷물이 많이 들어올 경우 수위가 자연스럽게 높아져서 도요물떼새의 몸통까지 차올라 도요물떼새들이 이곳을 휴식지로 이용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따라서 교량이 아니라 제방으로 그대로 두고, 기존의 수문을 해수유통용 수문으로 보수해서 사용하는 방안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주택가 옆으로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 제방도 굳이 만들 필요가 없거나 만든다 하더라도 제방의 높이를 높일 필요도 없다. 결국 예산을 절약하게 된다. 이 복원 지역을 만든다 해도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다시 이곳에 서식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지가 줄어든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이런 염생식물을 제거해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는점도 미리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해양쓰레기 대책 함께 세워야

셋째, 남측의 제방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이곳을 따라 노출된 상태로 사람들이 이동할 경우, 복원지역 안으로 도요물떼새들이 들어오지도 않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모두 놀라서 다른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즉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차폐시설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밀폐형 탐조대를 만들어서 탐조객들이 새들을 위협하지 않고 가깝게 접근해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유부도 갯벌의 상부지역에 밀려온 해양쓰레기를 곧바로 수거하는 노력이 적극으로 진행되었어야 한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해양쓰레기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를 조사해서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유부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유부도마을협동조합또는 유부도마을기업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이 조직에게 해양쓰레기 수거 비용을 지원해서 수거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그 수익은 모두 주민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도록 해서 주민소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유부도갯벌재단설립·운영 필요

연구 용역결과에서는 유부도에 탐조를 하러 방문하는 생태관광객의 수를 연간 4000명 이상으로 기대한다고 제시했다. 오히려 관광객 수를 4000명 이하(하루 방문객수 11명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개나 젓갈을 판매하고, 비용을 받고 숙박 및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부도세계유산마을협동조합또는 유부도세계유산마을기업의 조직이 필요하다. 주민 중 일부만이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 조직을 통해 주민 전체가 경제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때 유부도갯벌도 보전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서천갯벌에 접한 육지 지역의 여러 곳을 매입해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하도록 복원을 하고, 이곳에서 관광객들이 탐조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대상지역은 솔리천 가수 갯벌 옆 폐양식장과 농경지 지역이다. 이곳은 솔리 갯벌에 몰려든 도요물떼새들이 바닷물 수위가 높아져서 솔리갯벌을 바닷물이 모두 덮어버리면 물러나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금강하구의 군산지역 내 준설토투기장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쪽 끝 부분은 많은 휴식지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동쪽 지역은 육상식물이 자라 휴식지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서쪽 끝 부분처럼 만들어 주면 금강하굿둑 바로 외측 갯벌에서 먹이를 먹는 도요물떼새가 휴식지로 이용할 만한 장소가 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관리기관인 해양수산부, 군산지방해양항만청과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유부도 개발 조감도
▲유부도 개발 조감도

이같이 유부도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의 보전과 생태관광 등 현명한 이용을 위해서는 ‘(가칭)서천갯벌세계유산재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부도갯벌 보전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 환경운동가, 지역주민 등이 주체가 되어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이 재단의 운영비와 연구조사비 등의 일부 예산을 서천군이 매년 일정 정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재단에는 서천군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가습지센터, EAAFP, Birdlife International의 실무 담당자도 이사로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이 재단은 유부도 주민과 서천군 행정이 하지 못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중간 가교역할을 하는 중간 지원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원하고 있는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과 경상남도가 지원하는 경남람사르재단등이 있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재단이 주관이 되어 전국을 대상으로 폐염전 부지 내 땅 한 평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연도별 추진 예산 투자 계획

(단위 : 백만원)

구 분

2017

(1차년도)

2018

(2차년도)

2019

(3차년도)

2020

(4차년도)

합 계

갯벌복원 기본계획 수립

82.5

 

 

 

82.5

갯벌복원 실시계획 수립

 

250.0

 

 

250.0

토지매입 등

 

1052.6

722.1

 

1,774.7

갯벌복원 공사

합 계

 

 

879.0

710.6

1,589.6

교량설치 공사

 

 

 

 

 

방조제 철거 공사

 

 

 

 

 

제방설치 공사

 

 

 

 

 

해수유통 공사

 

 

 

 

 

부대공사

 

 

 

 

 

부대비

합 계

 

79.0

126.4

110.7

316.1

지반 측량

 

 

 

 

 

감리

 

 

 

 

 

예비비

 

 

 

 

 

생태계 모니터링

정밀조사

 

300.0

200.0

200.0

700.0

기본조사

 

100.0

100.0

100.0

300.0

인허가 사항 추진

소규모환경영향평가

 

60.0

 

 

60.0

사전재해영향평가

 

40.0

 

 

40.0

해약이용협의

 

40.0

 

 

40.0

총 합 계

82.5

1,841.6

2,027.5

1,121.3

5,072.9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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