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기념 및 실버문화축제’ 열려
‘어버이날 기념 및 실버문화축제’ 열려
  • 송우영 시민기자
  • 승인 2018.07.11 16:32
  • 호수 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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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위대한 것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

공부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며, 삶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며, 가르침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배우고 살며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안회가 죽고 2년 뒤, 염유는 계강자와 공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데 그 자리에서 계강자가 묻는다. 계강자 문, 제자 중에 누가 공부를 좋아합니까. 공자 답, 안연이라는 제자가 공부를 좋아했는데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 후로는 그런 사람이 없지요<계강자문季康子問 제자숙위호학弟子孰爲好學 공자대왈孔子對曰: 유안회자호학有顔回者好學 불행단명사의不幸短命死矣 금야즉무今也則亡 論語先進11-6文章>
계강자와 만남을 끝내고 돌아가는데 궁에서 전갈이 온다. 군주 애공이 공자를 뵈었으면 하니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렀으면 한단다. 공자가 애공의 궁으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애공이 묻는다. 애공 문. 제자 중에 누가 공부를 좋아합니까<애공문제자숙위호학哀公問弟子孰爲好學> 이 말은 방금 전 실권자 계강자가 묻던 것과 똑같은 질문이다. 논어를 눈 씻고 봐도 공자는 같은 질문에 단 한 번도 같은 답을 한 적이 없다. 이번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

공자 답, 안회라는 자가 있어서 배우기를 좋아하여<공자대왈유안회자호학孔子對曰有顔回者好學> 화가 나도 남에게 화풀이하지 않으며<불천노不遷怒> 같은 잘못을 두 번 저지르는 일도 없지요.<불이과不貳過> 그런데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죽어서<불행단명사의不幸短命死矣> 지금은 없소,<금야즉무今也則亡>
그 후로는 공부를 좋아하는 자를 아직 보지 못했소<미문호학자야未聞好學者也 論語 雍也6-2文章> 여기서 유명한 육자이언고사六字異言故事 ‘불천노不遷怒 불이과不貳過’가 나왔다.

공부에 관한한 공자의 학습법은 단연 발군이다. 정자程子가 朱子에게 주는 공부법에는 “함양에는 경의 방법을 쓰고<함양수용경涵養須用敬>, 공부에는 치지의 방법을 쓴다<진학재치지進學在致知>”는 말이 있다. 훗날 이 말은 조선시대 퇴계와 율곡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는데 퇴계의 성학십도聖學十圖와 율곡의 성학집요聖學輯要가 그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은 기껏 ‘교양’ 수준의 책들을 훨씬 뛰어넘는 조선 유학의 구원론의 결정판이다. 기독교사의 태산북두 정암이 성경주석을 쓰면서 가장 많이 읽었다는 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경敬과 치지致知는 공자의 공부법을 압축한 말인데 공자는 자신의 공부법을 말하길 “나는 날 때부터 아는 사람이 아니다.<아비생이지지자我非生而知之者> 옛 것을 좋아하고 부지런히 그 옛것을 구하는 사람이다.<호고好古 민이구지자야敏而求之者也論語述而>” 라며 분명하게 명토박는다.

공자는 두 개의 시간을 갖고 산 사람이다. 자연의 시간과 공부의 시간이다. 기록에 보면 공자의 몸은 자연의 시간에서 기를 쓰고서라도 멈췄다. 초나라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는 어떤 분이신가” 묻자<섭공문공자어자로葉公問孔子於子路>, 갑작스런 질문에 자로가 미처 대답하지 못했다.<자로부대子路不對> 나중에 이런 일을 알게 된 공자는 자로에게 언성을 높여 말한다. 공자왈, “너는 어찌하여 말하지 않았느냐.<자왈子曰 여해불왈女奚不曰> 공자는 공부하면 밥 먹는 것도 잊고<기위인야其爲人也 발분망식發憤忘食> 놀았다 하면 거기에 빠져 걱정도 잊으며<락이망우樂以忘憂> 늙었지만 늙어가는 것조차도 모르는 사람이라고...”<부지로지장지운이不知老之將至云爾. 論語述而18문장>
공자의 이러한 절규에 가까운 외침은 불가역적不可逆的 시간을 갖고 있는 뭣좀 아는 청춘이라면 자신에 대한 경고의 시그널로 해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청춘이 위대한 것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까지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부하지 않는 청춘은 두려워 할 것도 위대할 것도 없다. 어처구니없게도 내 미래를 위한 경제적 가능성은 고약하게도 청춘시절의 공부를 담보로 한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충분치 않다는 탐욕의 부추김에 물들어있는 청춘에게 공부 하라는 말은 아마도 고문에 가까울 것이다.

합하 좌근의 양자가 된 병기는 좌근의 집에 도착한 첫날밤에 합하 좌근이 “남자가 세상을 살려면 경학에 밝아야 한다”며 경서 한권을 읽어보라며 밀어주더란다. 그때 병기의 나이 10세. 그때 읽은 경서가 논어란다.

다음호에 재론 하겠지만 훗날 흥선 대원군은 사영 김병기를 두고 “아들을 낳으려면 김병기 같은 아들을 낳아야 해”라며 감탄한 사실은 꽤 유명하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은 정수칠증언丁修七贈言에서 밝히길 “경전의 뜻이 밝혀진 뒤에야 도道의 실체가 드러나고, 그 도를 얻은 뒤에야 비로소 심술心術이 바르게 되고, 심술이 바르게 된 뒤에야 덕을 이룰 수있다. 그러므로 경학에 힘쓰지 않을 수 없다”<경지명이후經旨明而後 도체현道體顯 득기도이후得其道而後 심술시정心術始正 심술정이후心術正而後 가이성덕可以成德 고경학불가불력故經學不可不力.위반산정수칠증언爲盤山丁修七贈言>고 말했다.

※이 글은 지역시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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