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자기 구원에 이르는 길 공부
■ 송우영의 고전산책/자기 구원에 이르는 길 공부
  • 송우영 시민기자
  • 승인 2018.08.01 13:08
  • 호수 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우영 시민기자
송우영 시민기자

예수는 이립의 나이 30에 이르러 장장 40일을 혹독의 땅 광야에서 목숨을 건 금식으로 공생애로 향한 첫 출사표를 낸다. 40일 금식 후 일성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4:17>” 이다. 인류 어떤 성인도 그런 확신에 찬 발언을 한 적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누구도 누군가의 죄를 사해줄 권위나 자격을 갖고 있지 않기에 감히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다음 외침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32>”였다. 물론 여기 말하는 진리는 아버지 말씀은 진리니이다<17:17>”라고 요한이 번득이는 통찰력으로 갈파한 하나님 말씀이다.

공자 석가 맹자 순자의 말씀은 인식의 대상이지만 하나님 말씀은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살아내야 하는 실천의 대상이다. 그 중심에 공부가 있다. 공부의 시작은 고전이고 고전은 머리가 터질 만큼 절차탁마의 연구와 체험을 통한 사색의 과정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산물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검색으로 답 찾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이런 공부를 요구하기에는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토양은 허약하다. 21세기 한국어를 사용하는 저들에게 고전의 언어인 한문은 외래어를 훨씬 넘는 외계어로 와 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고전에 약한 결과는 참혹하다는 것이다.

고전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허한 마음은 미움과 남 흉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산은 논어고금주에서 남을 미워하는 것은 마음이 험한 것이고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흉보는 것은 못난 질투라 했다<칭인지악자稱人之惡者 험야險也 거하류이알상자居下流而訐上者 투야妬也>

여기서 낮은 곳이란 말의 거하류居下流는 재산 유무에 따라서 상류 중류 하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덕과 재주가 없으면 아무리 부자요 지식인 이라 해도 몸이 비천하기가 시궁창 같은 상태<위무덕예謂無德藝 신비여오거身卑如汚渠>”라 했다.

논어 위령공15-29문장에서 공자는 말한다. 자왈子曰 과이불개過而不改 시위과의是謂過矣.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허물이다. 사마천 <사기> 공자세가 편에 공자와 그의 제자 자로, 자공, 안회 순으로 대화가 나온다.

공자의 일행이 남쪽 초나라로 가던 도중 진과 채나라 사이 국경에서 갇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 동안 곡식은커녕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해 거반 죽을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공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거문고를 타며 제자 가르치기에만 여념이 없다. 화가 난 공자의 큰 제자 자로가 따지듯 묻는다. “군자도 춥고 배고플 때가 있습니까?” 공자가 답하기를, “있다. 하지만 군자는 견디지만 소인은 무슨 짓이든지 한다. 그게 다른 점이다

이 말은 자로 너 같이 참을 성 없는 놈이 소인이다라는 말이다. 옆에 있던 자공이 추임새를 넣는다. 선생님의 뜻은 너무 커서 천하가 선생님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선생님께서 뜻을 조금만 낮추시면 안 됩니까. 공자가 말한다. 자공아 훌륭한 농부가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반드시 심은 곡식을 모두 다 거둔다는 보장은 없느니라. 그러면서 일침을 가하기를 자공, 너는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그것만 고민하는구나. 자공아, 너의 뜻은 크지 못하구나. 너는 호련瑚璉이다<호련은 예쁘지만 아주 작은 술잔>”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진 자공이 나가고 안회가 들어오자 공자 왈, “안회야. 시경에 코뿔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데 저 광야를 달리는구나.” 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이 무슨 뜻 인줄 아느냐. 그리고 또 우리는 열심히 공부를 했잖느냐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느냐. 너는 까닭을 아느냐?”

안회 답, “선생님의 도가 너무나 커서 천하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선생님께서는 밀고 나가십시오.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 부끄러움이지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등용되지 않는 것은 군주들의 수치입니다. 선생님은 잘못 사신 게 아닙니다.”

제자 안회의 말에 공자는 크게 웃으며 왈, “훌륭하다 안 씨의 아들아, 훗날 네가 부자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너의 집안에 노비가 되겠다.” 그러면서 공자는 불후의 명언을 말한다. “학야녹재기중의學也祿在其中矣<논어위령공15-31문장>이라

공부를 하면 그 속에 돈이 있다. 돈에 관한한 논어의 유일무이한 문장이다. 독자를 위한 팁으로 논어 위령공편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두개의 문장이 공존한다. 첫째. 위령공편15-2문장을 일컬어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능가하는 위대한 문장으로 꼽으며 둘째, 위령공편15-31 문장인데 이 문장은 로마의 정치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가 아들에게 쓴 편지 <의무론>이라는 책을 능가하는 문장 이라 한다. 사족으로 <의무론>이라는 책은 서양의 논어라고 불리는 명저다. 눈치 빠는 부모라면 자녀에게 이런 책 한권쯤은 여름방학 때 읽어보라고 권하는 센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