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낭비 사례 점검(2)/작은도서관 도서대출 시스템
■ 예산낭비 사례 점검(2)/작은도서관 도서대출 시스템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8.21 22:32
  • 호수 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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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들인 도서관 연계 책두레 시스템 ‘무용지물’
지난해 12월 설치 이후 이용자 단 한 건도 없어…
“지역 현실에 맞지않는 시스템” “사전 상의도 없어”

군민의 혈세가 헛되이 낭비되고 있는 곳은 이용객이 없고 관리는 뒷전인 시설물 뿐만이 아니다. 군이 큰 비용을 들여 설치한 소프트웨어가 무용지물이 된 곳이 있다. 군 예산으로 운영되는 문산과 판교의 작은 도서관 도서대출 시스템을 알아보았다.<편집자>

문산작은도서관 모습
문산작은도서관 모습

서천군에는 군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 3곳이 있다. 장항공공도서관과 문산작은도서관, 판교작은도서관 등이다.
장항공공도서관은 장서가 6만여 권이며 신축 도서관 완공을 앞두고 이전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문산과 판교의 작은 도서관은 장서가 1만여 권으로 지역 주민들의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군 문화관광과는 지난해 하반기에 전산장비 보강이라는 명목으로 추경예산 5000만원을 편성해 두고 작은도서관이 장항공공도서관과 연계한 도서대출시스템을 같은해 12월초에 도입했다.
‘책두레시스템(콜라스)’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작은도서관을 찾는 방문객이 그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을 경우 장항공공도서관 서버에서 도서 목록을 검색해 대출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책두레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도서가 인근 도서관에 없을 경우 상호대차서비스를 통해 관내 다른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하는 서비스 제도로, 신청한 도서가 도착하면 문자 메시지로 안내해 준다.

대도시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순기능을 하는 곳도 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는 2016년 ‘책두레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시립도서관 5개관이 보유한 24만5천여권의 도서를 1년 동안 대출한 결과 21만7000여권이 대출됐으며, ‘책두레서비스’를 통해 9500여권(전체 도서대출 4.4% 해당)의 대출이 이뤄져 갈수록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책두레시스템 가동 초기화면
책두레시스템 가동 초기화면

그러나 서천군에서는 지난해 말 도입한 후 책두레서비스를 이용해 도서 대출을 한 건은 단 한 건도 없다.
문산작은도서관 운영자는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며 사전에 도서관 이용실태에 대해 상의한 적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갖춘 장항도서관에도 사전에 시스템 운영에 대해 상의한 적이 없었다.

지난 7월 하순 기자가 문산작은도서관을 찾아 책두레서비스를 위해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작동이 되지도 않았으며 고장이 난 채 방치돼 있었다. 군민 세금 5000만원이 고스란히 사장된 셈이다.
이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던 문화관광과의 실무 책임자는 지난 1월 인사발령으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정책도입 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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