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❺/새만금간척사업, 가능한 사업인가?(2)
■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❺/새만금간척사업, 가능한 사업인가?(2)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08.23 10:11
  • 호수 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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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해수면보다 낮은 새만금 간척지…300mm 집중 호우시 범람 우려

썰물 때에만 수문 열어 방류 가능…해수면 상승으로 방류 시간 점점 줄어
▲새만금홍보관에 전시된 새만금 미래 입체 조감도. 50층 건물이 미니어쳐로 세워져 있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새만금홍보관에 전시된 새만금 미래 입체 조감도. 50층 건물이 미니어쳐로 세워져 있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서천군이다. 조류의 유속 저하가 서천군 연안의 토사퇴적을 불러와 이로 인해 저서생물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새만금간척사업의 주요 목표인 담수호 새만금호는 목표 수질인 4급수를 달성할 수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가 평균해수면보다 -1.5m 낮게 설계되어 있어 외해의 수위가 이보다 낮은 간조 때에만 방조제 내측의 물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새만금호는 범람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소개한다.<편집자>
 

평균해수면보다 1.5m 낮은 새만금호 수위

새만금사업은 40100ha(12030여만평)의 해수면을 33km의 방조제로 막아 28300ha의 땅과 11800ha의 담수호로 만드는 사업이다. 방조제의 높이는 36m로 만조가 돼도 수면 위로 10미터 가량 솟아있다.

이러한 방조제 안쪽에 총연장 138km의 방수제(防水堤)를 쌓아 담수호인 새만금호를 만드는데 농촌공사(구 농업기반공사)에 따르면 새만금 간척지는 외부 방조제를 높게 막고, 내부에 소규모 제방인 방수제를 3.5m의 높이로 쌓아서 물을 퍼낼 수 있게 함으로써 간척지를 해수면보다 낮게 조성한다는 것이며, “간척지의 평균 높이는 대체로 호수면 평균 수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담수호 수위는 배수갑문 조작을 통해 일정수위(관리수위)로 관리되고, 홍수 예경보시에는 바닷물이 빠질 때 관리수위(EL-1.50m) 이하로 배제시켜 홍수를 사전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간척이란 근해의 간사지에 방조제를 축조해 바닷물을 차단하고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해 내부의 물을 배제한 후 토지를 새롭게 창출하는 일이며, ‘매립이란 다른 곳에서 토사나 토석 등을 해안부에 운반, 투입해 해면의 최고 수위 이상으로 지반을 높인 다음 항만, 공업단지 및 도시용지 등의 토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새만금사업은 간척사업이며 별도의 토사매립이 없이 기존 원지반을 정지해 농지로 만드는 사업임을 새만금사업단은 밝히고 있다.

이렇듯 새만금사업은 간척지 대부분과 새만금호의 수위가 평균해수면보다 낮으며 간척지 거의 전부가 만조 때에는 해수면 아래에 있게 된다.

▲새만금 토지 이용도. 방조제 안의 호수를 만들기 위해 138km의 제방을 쌓는 방수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 토지 이용도. 방조제 안의 호수를 만들기 위해 138km의 제방을 쌓는 방수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호의 홍수 배제 방식

새만금방조제에 가력갑문과 신시갑문의 두 개의 배수갑문이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 수역, 그 밖에 두 강을 통하지 않고 직접 바다로 배출하던 부안군의 해창천, 두포천, 군산의 어은천 등 크고 작은 하천의 수역에 새만금간척지 4100ha의 면적까지 합하면 모두 373000ha에 쏟아지는 모든 빗물이 이 두 배수갑문을 통해서만 바다로 빠져나가게 된다. 장마 때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배수갑문을 통해 침수피해 없이 빗물을 외해로 내보낼 수 있어야 우량농지를 만들든 공업단지를 만들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후 98427일부터 613일까지 새만금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있었다. 결과 총 74건의 부적정을 지적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담수호 수위관리 문제였다. "담수호 수위를 기술적 검토없이 EL-1.5m로 계획해 대조평균간조위와 관리수위 사이에 위치한 간척지 5302ha는 기계배수를 하게 되어 영농비용이 증가된다"는 지적이었다.
 

새만금 간척지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담수호인 새만금호 수역, (2)농지로 조성되는 땅, (3)이 땅으로 흘러드는 물을 모아두는 저류지의 세 부분이다. 즉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본류나 지류를 제외한 나머지 하천은 직접 새만금 간척지로 흘러드는데 이 물은 저류지에 모아두었다가 모두 펌프를 이용해 일단 새만금호로 퍼 올린 다음 배수갑문을 통해 외해로 빼내게 되는 것이다.

이 물은 간조 때가 되어도 자연배수가 되지 않고 전량 기계배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영농비가 가중된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었다. 새만금사업단은 8곳에서 간척지 물을 퍼내는 배수펌프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그 비용도 문제이지만 집중호우 때에 펌프로 퍼올리지 못하고 남은 양은 곧바로 간척지를 침수시킬 것이다.

 

가력갑문과 신시갑문의 홍수배제능력

새만금방조제 밖의 대조평균만조위는 EL3m이며 대조평균간조위는 EL-2.97m이다. 평균 조석간만의 차가 6m에 이르고 있다.(조차위는 사리와 조금에는 현격히 달라지므로 평균을 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동진강, 만경강 물을 받아 가두어 두는 새만금호의 관리수위는 EL-1.5m이다. 이같은 조건 아래 새만금호에서의 홍수 배제는 가력배수갑문과 신시배수갑문을 통한 내수위와 외수위의 조위차에 의해 이루어지며 따라서 배수갑문을 열어 새만금호의 물을 외해로 방출할 수 있는 시간은 해수면이 EL-1.5m 이하에서 EL-2.97m까지 내려가는 때로 제한된다. 이는 127.12시간에 불과하다. 이 시간 동안에 막대한 양의 물을 바다로 자연배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배수갑문은 폭 30m, 높이 12.5m(호수 쪽)의 유압식선형갑문으로 바다 쪽(높이 15m)과 쌍을 이루고 있으며 바닥 표고는 EL-6.5m이다. 따라서 EL-1.5m의 호수면에서 바라보면 배수갑문은 7.5m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고 5m가 물에 잠겨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수 갑문이 가력갑문에 8, 신시갑문에 10짝이 있다. 여기에 저층수배제시설이 있는데 가력갑문에 지름2200mm×길이2650m×2열과 지름800mm×길이890m×1열이 있고, 신시갑문에 지름2200mm×길이1,200m×2열이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새만금호에서 홍수배제량에 영향을 주는 수문인자는 새만금호의 외측 조위 담수호의 수위 홍수유입량 배수갑문의 제원 등이다. 위와 같은 배수갑문의 제원에 따라 새만금사업단에 따르면 초당 홍수 배제능력은 가력갑문의 경우 7050/sec, 신시갑문의 경우 8812/sec이다.(초당 홍수배제능력은 통수단면적에 유속을 곱한 값으로 이 부분에 대해 관련 학자들의 정확한 연구와 근거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두 갑문을 합하면 15862/sec이다. 그러나 항상 이러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점점 줄어들다가 해수면과 호수면이 같아지는 시점에 이르면 홍수배제능력은 0이 된다.

 

새만금호의 홍수량 배제 과정

새만금호에서의 홍수량 배제 과정은,

▲그림1. 만조시 수문 작동. 갑문을 닫아 해수의 유입을 차단한다.(새만금사업단 자료)

(1)새만금호의 수위가 조위보다 낮은 경우 배수갑문은 닫혀 있고 홍수량은 유입되며 새만금호의 수위는 상승한다.

 

▲그림2. 간조시 수문 작동. 갑문을 열어 수위차에 의해 담수호 물을 외해로 빼낸다.(새만금사업단 자료)

(2)새만금호의 수위가 조위보다 높은 경우 배수갑문을 열어 홍수량을 배제하며 새만금호의 수위는 낮아진다.

(3)조위가 다시 새만금호의 수위보다 높아지면 배수갑문을 닫아 해수유입을 차단하며 홍수량의 유입으로 새만금호의 수위는 다시 높아진다.

(4)조위와 새만금호의 수위 차에 따라 배수갑문을 통해 위 과정을 반복해 홍수량을 외해로 내보낸다.

 

300mm 이상 집중호우에 새만금호 범람 우려

새만금사업단에서는 300mm 이상 집중호우가 오는 빈도를 처음에 200년에 한번 꼴로 잡았다. 현재는 455mm이상 집중호우가 오는 빈도를 500년에 한번으로 잡고 있다. 기상청 통계자료인 전년 1일강수량 최다 순위표를 보면 전국 76개소의 기상관측소 가운데 306.5mm를 넘는 곳은 무려 33개소로 43%에 이르고 있다. 1일 최다 강수량 870.5mm(2002년 강릉), 712.5mm(2002년 대관령), 481mm(1998년 강화)인 곳도 있다.

새만금호 부근인 전라남북도의 전주 336.1mm(1942), 군산 301.0mm(2000), 광주 335.6mm(1989), 목포 394.7mm(1981), 완도 414.3mm(1981), 장흥 547.4mm(1981), 해남 477.5mm(1981), 고흥 487.1mm(1981) 등과 충남 서해안 지방의 보령 361.5mm(1995), 부여 517.6mm(1987) 등과 비교해도 얼마나 낮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초당 홍수배제량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새만금사업단에서 제시한 새만금호 홍수배제 방법에 대한 설명자료는 다음과 같이 1일 평균 홍수배제량을 산출하고 있다.

새만금호의 배수갑문을 모두 개방할 경우 통수단면은 바닥면 B=540m, 높이 H=12.5m로서 통수단면 A=6750가 되며 단순계산으로 1.0/sec의 유속으로 방류될 경우 초당 6750이 배제되며 1시간 동안 배제될 경우 약 2400이 배제되도록 계획되었음.

구간별 배제량을 고찰하면 12회 배수갑문 개방으로 홍수가 배제되며, 1일 평균 171백만이 외해로 배제됨.

우선 통수단면을 산출하는 데 있어서 새만금호 쪽 갑문의 높이인 12.5m를 그대로 곱해 통수단면적 6750을 도출해 내고 있다. 배수갑문 바닥의 표고가 EL-6.5m이며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가 EL-1.5m이므로 높이는 5m가 되어야 하며 홍수로 수위가 1m 상승한다 하더라도 높이는 6m가 되어 통수단면은 3240가 된다. 통수단면의 높이가 12.5m가 되려면 수직으로 선 유압식선형갑문이 90도 회전해 수면과 수평을 이루어야 하는데 수문 구조상 그렇게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배수갑문의 바닥 표고가 EL-6.5m이므로 새만금호의 수면은 관리수위 EL-1.5m에서 7.5m가 상승해야 되는데 이쯤 되면 3.5m 높이의 방수제 제방은 이미 물 속에 잠기게 될 것이다.

게다가 초당 방류량이 극대에 달하는 것은 해수면이 EL-2.97m로 내려가는 대조평균간조위일 때이며 밀물이 들면서부터는 점점 적어지다 해수면과 호수면이 같아지는 시점에서는 더 이상 방류를 하지 못하고 배수갑문을 닫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수단면 2배가량 부풀린 통수단면 67501시간 3600초를 그대로 곱해(6750×3600=24.3백만) 24백만를 도출해냈다. 여기에 다시 하루 배수갑문 개방시간 7.12시간을 곱해(24백만×7.12시간=170.88백만) 1일 평균 홍수배제량 171백만를 도출해낸 것이다.

방조제가 2.7km가 트여 있던 200583일에 실제로 동진강 유역에 350mm 안팎의 집중호우가 내려 농경지 김제, 정읍, 부안 일대의 논 18000ha4~5일 가량 물에 잠기고 30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낸 바 있다.

수리수문학계 정밀 검증 필요

강물은 상류에서 토사를 몰고 내려와 하류에 쌓아놓는다. 강 하구에는 삼각주가 형성되기도 하며 비옥한 충적평야를 이루어 문명이 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서해안에는 큰 강들이 많이 흐르지만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토사가 쌓이지 않았다. 밀물 때 치고 올라온 바닷물이 썰물 때 급하게 빠지면서 토사를 먼 바다로 끌고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해안에는 삼각주보다는 넓은 갯벌이 발달했다.

하구둑은 이러한 자연 현상을 크게 거스르는 일이다.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의 염해와 홍수를 방지하고 농경지와 농업용수의 확보를 위해 막았던 하구둑이 시간이 흐를수록 재앙으로 변하고 있다.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는 폭우가 오지 않는 나라이고 1일 최대 강우량이 30~50mm 정도이며 연중 강수량 분포도 고르다. 따라서 비가 와도 풍차를 이용해 물을 퍼낼 수 있어 바다보다 낮은 간척이 가능했다. 그러나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며 하룻밤 사이에 수백mm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더구나 방조제 밖의 토사 퇴적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금세기말 해수면이 1m 상승할 것으로 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대재앙이 예고되고 있다. 홍수 때 방조제 안의 물을 외해로 내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수리수문학계의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참고자료>

- 새만금호 홍수배제에 대한 설명자료> (20038월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 발행)

- 농업기반공사 발행 새만금 홍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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