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❻칠산어장의 변화(1)고군산군도
■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❻칠산어장의 변화(1)고군산군도
  • 뉴스서천
  • 승인 2018.08.29 13:25
  • 호수 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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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사업으로 조류 유속 느려져 해저에 토사 퇴적
어패류 살 수 없는 환경…산란장 기능도 상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천군 경제의 가장 큰 축인 수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 갈수록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김 양식업마저 황백화 현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은 이같은 서천군의 수산업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서천 기획취재팀이 서해 최대의 어장인 전남 영광에서 고군산군도에 이르는 칠산어장의 포구들을 취재했다.


이사하야 간척사업과 아리아케해

▲아리아케해
▲아리아케해

뉴스서천 취재팀은 2006년 일본 나가사키현의 이사하야간척지를 방문해 간척사업으로 인해 황폐화된 아리아케해의 수산업에 대해 취재한 바 있다. 새만금방조제 안팎의 변화는 일본 나가사키현의 이사하야 간척사업으로 인한 아리아케해의 수산업 궤멸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일본의 규슈의 구마모토, 사가, 후쿠오카, 나가사키현으로 둘러싸인 수역면적 1700k의 큰 만인 아리아케(有明)해는 하구둑으로 막히지 않은 크고 작은 강들이 미세한 뻘과 영양염류를 날라다 부리며 일본 최대의 김 양식지였다.

일본 농수성은 아리아케해의 작은 만인 이사하야만을 7.05km의 방조제로 막고, 우량 농지를 조성하는 국영이사하야만간척사업1989년에 착공하여 1997년에 방조제를 완성했다. 이사하야만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아리아케해 해수 순환에 있어서 펌프와 같은 구실을 하였는데 이사하야만이 막히자 유속이 30% 이상 감소했다. 약해진 조류는 다시 해수가 상층과 하층으로 나누어지는 성층화현상과 진펄이 침전되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사하야 간척사업으로 인한 아리아케해의 변화
▲이사하야 간척사업으로 인한 아리아케해의 변화

빠른 조류가 해수를 위아래로 혼합하여 공기 중의 산소를 바다 밑바닥까지 전달한다. 그러나 조석과 조류가 약해져 해수가 성층화하면 공기 중의 산소가 해저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산소 농도가 적은 층이 해저에 발생한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러한 빈산소층의 발생은 예전의 아리아케해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현상이었다. 이로 인해 저서생물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예전에 나타나지 않던 적조가 빈발하였으며 그 기간도 길어져 어패류가 집단 폐사했다.

저서생물의 사멸은 먹이사슬관계에 의해 연쇄 반응을 일으켜 해면어업의 급속한 축소를 불러왔다. 방조제를 막기 직전에 연간 8~9만톤에 이르던 어업 생산량이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끝나던 1997년에는 3분의 1로 급감하여 23000여톤이었으며 2000년에는 1만 톤에도 미치지 못하여 예전의 1/10 규모로 줄었다.


새만금간척사업 서해 전역에 영향

▲선유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에 대비 방파제를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다.
▲선유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에 대비 방파제를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다.

새만금방조제 외해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생태계의 변화는 이사하야 간척사업으로 인한 아리아케해의 변화를 거의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새만금방조제는 강이 바다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여 방조제 안쪽은 육지에서 흘러온 영양염류를 바다로 배출하지 못해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방조제 밖은 어패류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를 강으로부터 공급받지 못해 바다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바닷물이 밀물 때 만경강과 동진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썰물 때 후퇴하며 생기는 급한 조류가 사라짐으로써 진펄이 연안 해저에 쌓이고 있으며 연안갯벌은 더 이상 어류의 산란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사하야방조제가 아리아케해 전역에 영향을 미쳤듯이 새만금방조제는 서해 전역에 영양을 미치고 있다. 이사하야만이 아리아케해의 펌프역할을 하고 있다면 서해로 흐르는 강들은 서해 바닷물을 뒤집어주는 펌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서해로 흐르는 강 하구를 모두 하굿둑으로 틀어막아 연안갯벌은 토사가 퇴적되고 어패류가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치닫고 있다.
<
허정균 기자>


 

고군산군도에서 만난 어민들의 증언

교량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알고 동의했다
바다 주인은 떠나가고 개발업자들이 주인행세

새만금 방조제를 막고 나서 방조제로 연결된 신시도에서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 차량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연육교를 만들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쉽게 들어갔다가 나가게 했다. 그런데 어업에 의존해 살아온 고군산군도의 주민들은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이후 방조제 외측의 해양환경이 변하게 됨에 따라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다. 먼저 군산 무녀도2구에 사는 어민 제일동 선생과 만나서 몇 마디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어보았다.

- 새만금 방조제를 막을 당시 주민들은 어떻게 알고 동의를 했습니까?

▲무녀도리 2구 제일동씨
▲무녀도리 2구 주민 제일동씨

(새만금 방조제가 없었을 때) 교통이 무녀도에서 군산까지 3시간, 4시간 걸리니까 그것을 해결해 보겠다고 (방조제를) 막는다는 것을 동의했거든요. 그때 막을 때 해수유통을 하는 것으로 했었지 이렇게 마구잡이로 막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었어요. 교량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알고 동의를 했어요. 그런데 저렇게 (방조제로 모두) 막은 것이지요. 밀어부쳐서 막 해 버리니까 이렇게 돼 버렸어요.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해수유통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방조제를 막지 않았을 때) 군산으로 갈 때면 비응도로 나가는 길에 위험한 구간이 있어서 교통 편리를 위해서 동의했었어요. 이렇게 무조건 막을 지는 몰랐어요. 여기 사람들에게 해수유통을 하되 교량을 연결하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를 하지도 않았어요. 결국에 (방조제로 전부 막는 것을) 하다 보니 여기는 생태계가 모두 변해버리고 말았어요.

- 새만금 방조제 막고 나서 마을 앞 갯벌은 어떻습니까?

(마을앞) 뻘이 싹 씻겨 나가서 맨 돌만 남았어요. 그래서 바지락이 없어져 버리고 굴만 서식해요. 바지락 바탕이 없어져 버린 것이에요. 변화가 심해요. (바닥이) 낮아진 데가 있기도 하고, 퇴적되어 높은 곳도 생기고. 단단한 층도 있고, 죽뻘이 엄청 쌓인데도 있고 그래요. 엄청 변했어요. (마을 뒤편의) 위에가 자갈 바닥이었으나 바닷물살에 싹 쓸려나가 버려서 바위가 나와 버렸어요. 마을앞에 뻘도 그래요. 새만금 방조제 막고 나서 그래요. 그래서 마을앞 갯벌에 바지락이 줄어들자 종패를 뿌리기도 하고 모래를 뿌리기도 했어요.

▲뻘이 씻겨나가 암반이 드러났다.
▲뻘이 씻겨나가 암반이 드러났다.

- 새만금 방조제 막고 나서 또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올해 초봄에는 김 양식하고 이후에는 꽃게잡이용 자망도 하고 그래요. 새만금 방조제 막고 나서 어업 형편이 안좋아요. 생산량이 엄청 적어요. 낚시 같은 것도 우럭, 놀래미 이런 것도 잘되었는데 지금은 안돼요. 신항만 방파제로 나가봐도 안나와요. 바닷물 조류가 바뀌었어요. 바닷물이 동서(방향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방조제 막고 나서) 남북(방향)으로 왔다 갔다 해요. 밀물이 방조제에 부딛혀서 그래요. 쓰레기가 마을로 엄청 밀려와요. 배수갑문 열면 쓰레기가 밀려 나와서 해안가로 밀려 와요. 바닷물도 엄청 높아졌어요. 그래서 만조 때 해안도로까지 덮혀 버려서 도로옆 방파제를 높이고 그랬어요. 바닷물이 방조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니까 그래요.

▲모래를 뿌려 바지락 양식을 유지하는 무녀도 앞 갯벌
▲모래를 뿌려 바지락 양식을 유지하는 무녀도 앞 갯벌

- 김 양식은 어떠십니까?
작년에 김 양식을 하면서 황백화 현상이 심했어요. 안쪽 육수끼가 있는 곳에는 약간 덜했지만 전체적으로 다 그랬어요. 육수끼가 있는 곳은 약간 늦게 왔어요. (황백화 현상이) 늦게 오다가 작년에 바람 많이 불고 눈이 왕창 많이 오면서 회복되었어요. 작년에 비가 안오고 태풍이 안오면서 그랬어요. (명확히) 원인 규명도 못하고, 조치도 못하고 처방도 없었어요. 날씨가 변하면서 나중에 강풍 불고 눈이 많이 오면서 반절 정도 회복되었어요. 다섯번 채취한 것 중에 세번만 잘 되었어요. 김에 노랑색 태가 생기면서 잎처럼 생기다가 강풍이 불어서 떨어져 나가 버려요. 차라리 노랑색 태가 나면 떨어져 나가는 것이 나아요. 김 양식을 해서 적자 난 사람도 있고, 김 물량이 적어서 가격이 높아져서 이익 본 사람도 있어요. 중매인들이 사 가지고 충청도로 가요. 수협에서 위판해서 나가요. 사매도 가져가지만 거의 수협 위판을 해요.

다음은 군산 비응도에서 만난 어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 새만금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어민들이 볼 때는 새만금은 실패작이여. 여기 비응도와 저기 야미도 사이에 큰물길이 있었어요. 그래서 새만금 방조제를 막더라도 이 사이를 막지 않았어야 했어요. 그래서 어업 생산량이 엄청나게 줄었어요. 좁은 지역에서 어업을 하다보니까 치어까지 다 잡아버려서 씨가 말라요. 옛날에는 잡는 구역이 넓어서 형망업과 자망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고 있어요.

- 새만금 방조제 막기 전에 새들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때는 조개 종류도 많고 물고기도 많고 해서 새들이 먹을 것이 엄청 많았어요. 저런 새들도 먹이가 없으니 얼마나 살겠어요?

과거 새만금 방조제 내측 군산 하제에서 배를 이용해 조개를 잡았다가 새만금 방조제를 막은 후 군산 비응도항으로 와서 남의 배인 낚싯배를 부리는 한 어민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낚시배들이 많아지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어업을 하는 기존 어민들과 부딪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새만금 방조제 바깥에서 하는 낚시배 운영상황은 어떻습니까?
여기 비응도에서 낚시배를 하고 있어요. 남의 배인데 나눠먹기로 해서 운전해 줘요. 다른 지역에서 1종 항이어서 대한민국에 있는 어떤 배도 들어와서 정박할 수 있어요. 어청도 바깥까지 나가서 해요. 배로 2시간, 2시간 반 걸려요. 겨울에는 1인당 일십삼만원 받아요. 낚시점은 5천원 소개비 나가고, 밥값으로 점심만 1인당 6천원으로 나가고, 선상 낚시라 위험하지는 않아요. 요즘 하루에 1인당 10만원씩 받아 20명을 태우고 가면 200만원 수입이 생겨요. 거기에서 기름값 20만원, 사무장비 8만원, 밥값 이십이만원, 또 뭐 10만원이 지출되어서 기본으로 총 50만원이 나가요. 그러면 150만원이 남는데 선주와 내가 둘이 나누면 절반씩 떨어져요. 아침 4시반이나 5시에 나가서 오후2시에 낚시를 마치고 320분에 다시 비응도항으로 도착해요. 선주는 대천 사람인데 선주가 암으로 죽고 선주 부인이 소유자로 되어 있어요. 내가 벌어주고 있지요. 낚싯배가 배를 새로 지은 후 25년까지 하고, 통영에서 새로 만들어 오는데 68천만원 해요. 엔진만 18천만원, 발전기가 8, 9천만원이에요. 배 허가를 받을려면 15천만원이에요. 낚싯배 장비가 1천만원이 들어가요. 돈이 많이 들어가서 일반 어민들은 낚시배를 하기 힘들어요. 작년 주꾸미철에 9천만원을 벌어졌어요. 낚시업은 금어기가 없어요. 겨울엔 한 3개월 쉬어요. 진정으로 배를 이용해 어업을 하는 사람만 낚시배를 하도록 해야 해요. 기존 어업을 하는 배들이 정박할 장소도 없는 경우도 있어요. 무전기를 들어보면 광어를 200마리, 300마리를 잡았다고 그래요. 자기들 손님을 계속 받으려고 말이에요. 너무 많이 잡아버려요. 그러니 어민들이 잡을 수 있는 게 있겠어요?

이렇게 새만금 방조제를 막고 나서 방조제 외측의 해양환경이 악화되어 어민들의 생계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어업을 하던 어민들이 외측으로 나와서 어업을 하면서 좁아진 어업 구역에서 어업을 하면서 어획량이 줄어들고 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낚시업이 번창하면서 어류의 남획은 물론 기본 어민들과 마찰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새만금사업으로 누가 피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보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바다의 주인이었던 어민들은 떠나고 개발업자와 돈 많은 사람들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주용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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