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평생 한번 갈까 말까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을 다녀왔다.
내가 잘 아는 가난한 월급쟁이 지인의 아들 중학교 2학년 16살짜리 소년이 이국만리 혼자 몸으로 미국 유학 생활 13동안의 뼈저린 배고픔을 참고 희망을 일궈낸 청년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워싱턴 주 시애틀은 백인 이주자들이 처음 발견하기까지 4000년 전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던 곳이었다. 지명은 1853년 두와미시 족과 수쿼미시 족 추장 ‘시애틀’의 이름에서 왔다.
시애틀에는 하루에 보잉 747기 8대 이상의 출고와 전투기, 인공위성, 우주선을 제작하는 보잉사, 세계적 부자 빌 게이츠의 마크로소프트사, 인터넷 유통업체인 아마존, 그리고 스타벅스 1호점 등 있는 세계적 대기업이 있는 도시이다. 인구 60만 명 이상의 도심을 일자로 몇 시간을 가로질러 물류를 수송하는 철로교통도 일품인 항구도시이다.
또한 세계 대학 중 15위권 안에 드는 ‘워싱턴 주립대학교’가 있으며 세계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컴퓨터 관련 공과대로 유명하다.
더 특기할 만한 것은 200여개가 넘는 ‘워싱턴 주립대’ 단과대학들이 자연스럽게 도시구성을 하며 사회적 도시역할을 담당하게 도시설계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도시 속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방식은 한국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꿈이 있는 어린 학생들이 다 모인 학교이다. 어지간한 부자 아니면 보낼 수 없는 곳이라 한다.
이러한 곳을 한국 16살짜리가 한국에서 흙수저의 절망과 함께 희망을 캐기 위해 유학을 결정하고 부모 몰래 1년여 동안 유학준비를 한 후에 “아빠! 한국에서는 희망이 없다”면서 유학을 보내달라며 형편이 어려운 월급쟁이 아빠를 눈물로 설득하여 비행기 표 값을 아끼기 위해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며 날아가 먼 이국 땅에서 어린 나이를 허기로 보냈다고 한다.
가난한 유학생이 라면으로 수 개 월을 끼니를 때우며 타국에서의 서러움과 한국에서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13년이란 세월을 몸부림쳐야만 했다. 한국의 아빠는 빚더미로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러 아들에게 “포기하고 돌아오라” 사정했지만 “지금까지 고생한 게 억울해서 못들어 간다”고 눈물로 하소연하면서 마지막 학년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에서 알바로 학비를 충당하며 처절하게 버티며 그 어려운 ‘워싱턴 주립대 컴퓨터공과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한다.
미국의 장학금제도는 유학생들에겐 그리도 인색하다고 한다. 수학경시대회와 물리학 경시대회 등 웬만한 대회의 1등은 이 한국의 학생이 거의 다 했다고 친구들이 증언했다.
13년이 지난 현재 ‘아마존’과 ‘마이크로 소프트사’ 입사 후 독창적인 ‘앱’을 개발해 수백억대 투자를 받아 미국 시애틀 실리콘밸리에서 각 종 ‘앱’을 개발하고 총괄하는 기술이사로 등극하고, 세계 유명한 테니스 스타가 홍보이사로 있고 미국인 재력가가 투자한 회사를 설립했다. 지분 15% 이상 등 주식상장과 동시에 각종 옵션을 확보 받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수백억대 청년자산가로 성장한 것이다.
이 청년의 프랑스, 영국, 미국, 중국, 독일, 한국 등 각국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러한 일들이 흔치 않은 특별한 케이스며 “지독하고 혹독할 정도로 자기관리를 했다”라고 증언하고 있다.
과연 한국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한국의 29살 청년의 실태는 어떠한가. 암울 그 자체이다. 미국은 능력이 있으면 이를 인정하고 인재를 키우며 상생한다. 그러나 능력이 없으며 게으른 사람에겐 인정사정없이 잘라내는 게 미국사회다.
대한민국 16살 소년의 희망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 어린 아이를 절망하게 만들었을까.
한국의 정부와 정치, 대기업, 재력가, 권력자, 이들이 만든 사회구조와 무책임한 공공 정책들은 공무원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어떠한 미래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정쟁과 비방, 그리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정치논리와 기득권, 수십억, 수 백 억원 등 돈 만 줄줄 새는 공모사업 등은 누굴 위한 사업들인가. 수 백 조원 등을 쓰고도 미래 예측을 기대할 수 없음은 어쩔 것인가.
몇 십 만원 노후보장 국민연금, 청년수당, 육아수당, 노인수당, 무상복지, 무상급식 등 미래와 희망이 없는 선거공약 등으로 청년실업과 결혼, 저출산, 양극화 등 국가과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황금기인 나이에 국방의무란 멍에를 씌워서 청춘을 눌러놓은 정부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주었나. “개천에서 용 난다”로 몸부림쳤던 50, 60대 세대의 흙수저 자녀들은 미꾸라지도 살 수 없는 사회구조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들의 미래를 담보할 개혁없는 교육제도는 어떠한가. 치킨가게만도 못한 대학들은 누구를 위한 돈줄인가. 1%의 금수저들을 위한 한국의 사회구조 속에 우리 아이들은 울고 있다. 16살 어린 아이는 한국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배고픔을 참고 이국 땅에서 희망을 일구려 떠났을까.
한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