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수상태양광, 무엇이 문제인가?
◆특집/수상태양광, 무엇이 문제인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0.04 14:25
  • 호수 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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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류식 수상 구조물, 가뭄 때 물 방류 불가
청소 위한 세제 사용 수질 오염 야기
각종 철새 서식지 파괴, 생태도시 위협

 습지의 고장 서천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서천지사 관할 저수지 3곳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충남도에 각각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반대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봉선저수지와 접한 마산면과 시초면 주민들은 주민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적인 반대운동에 들어섰으며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회장 김종원)와 서천서천참여시민모임(대표 이강선), 서천참여연대(대표 김정태) 등 사회단체에서도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 단체에서 반대 주장을 들어본다.<편집자>

농어촌공사 수상태양광발전소 사업 신청 현황

 

동부저수지(봉선지)

주항저수지

종천저수지

발전소 위치

시초면 봉선리

서면 주항리

판교면 상좌리

설 비 용 량

20MW

2.5MW

2.5MW

설 비 형 식

태양광발전기

태양광발전기

태양광발전기

건 설 공 기

2020. 2. ~2021. 2

준비기간 36개월

준비기간 36개월

설 치 면 적

240,100

30,196

30.196

소 요 예 산

360억원

45억원

45억원

봉선저수지에 의존해 벼농사를 짓고 있는 마산면과 시초면 주민들은 부류식 설치물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수위를 일정 정도 이상 유지해야 하므로 가뭄 때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나도 저수지 물을 충분히 방류할 수 없는 데 따르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수질오염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수상태양광발전소는 주기적으로 청소가 필요한데 일반 태양광보다 청소하기가 더 어려울 뿐 아니라 청소를 위해 사용하는 세제가 수질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심각한 단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동부저수지 수상태양광발전소(20MW) 위치도
동부저수지 수상태양광발전소(20MW) 위치도

지난 1일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서천지속협)에 따르면 “서천군 관내 동부 (봉선)·주항(배다리)·종천(판교 상좌)저수지에 한국농어촌공사와 서천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수상태양광 조성시 발생할 문제점을 자료를 만들어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문역할을 담당하는 전기위원회에 공문을 통해 발송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중단 요청서를 보낸 배경은 “수상태양광 발전시설단지 조성사업의 문제점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봉선지 뿔논병아리
봉선지 뿔논병아리
지난 1월 봉선저수지를 찾은 가창오리 무리
지난 1월 봉선저수지를 찾은 가창오리 무리

현재 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시초면 봉선리 26-3일원 수상태양광발전단지 면적은 240,100㎡, 용량 20MW, 사업비 360억원이 소요 되는 비용으로 동부저수지 약 10분 1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동부저수지는 시초면 708가구(1,324명),마산면 790가구(1,580명) 약3천여명의 지역민이 접하고 살고 있다. 
서천지속협 홍성민 사무국장은 “시초면민과 마산면민 약80%가 논농사와 밭농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상태양광발전소 설치는 생계터를 파괴하는 행위이며, 희귀 동식물 및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습지로 최근 국제적 관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동부저수지는 물버들나무로 유명한 곳으로 원앙,고니, 흰꼬리수리, 큰기러기, 금개구리, 가창오리, 뿔논병아리, 물닭 등 서천을 찾는 철새들의 주된 서식지이다.

서면 주항지구 수상태양광발전소(2.5MW) 위치도
서면 주항지구 수상태양광발전소(2.5MW) 위치도
배다리저수지 오리물닭
배다리저수지 오리물닭

또한 서면 주항저수지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2급 식물인 매화마름과 천연기념물 201-2호 큰고니가 매년 찾아오고 있으며 최근 종천 신검리과 판교 상좌리 구간을 확대한 종천저수지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살고 있으며,최근 멸종위기2급 흰목물떼새가 발견되기도 했다. 
서천지속협은 “산업통상부에서 전기사업 허가를 내준다면 서천군 농민회,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반대 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전했다.

종천지구 수상태양광발전소(2.5MW) 위치도
종천지구 수상태양광발전소(2.5MW) 위치도

서천참여시민모임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수면 위에 설치하는 태양광발전소는 말이 좋아 친환경 전기 생산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따지고 보면 친환경이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또한 “부류식 공법으로 설치할 경우 그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일정량의 저수지 수위가 유지되어야 하므로 이는 결국 가뭄이나 기타의 이유로 농업용수의 사용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상태양광은 이미 전국의 저수지 27곳과 보령댐 충주댐 등 다목적댐 3곳에 설치돼 가동 중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추가로 63곳의 저수지에 태양광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 수지원공사는 앞으로 37개댐에 태양광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2022년까지 전국의 500여개 저수지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서천참여연대는 지난 1일 성명을 발표하고 “산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이 산림을 훼손한다는 국민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전국의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와 다목적 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가 제각기 수상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수상 태양광 사업을 추진중인 농어촌공사와 수자원 공사는 핵발전소의 가동중단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전력수급 확충사업이라며 홍보하고 나섰지만 이미 전력이 남아도는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현황에서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가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는 속셈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도 여주시의 금사저수지에 추진중이던 수상 태양광사업은 주민들의 반대로 농어촌공사가 사업허가신청을 취소했다. 경남 고성군의 대가저수지도 역시 사업이 철회되었으며 철원군 동송읍의 금연저수지에서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철회될 전망이다. 서천에서 추진되고 있는 수상태양광발전사업 역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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