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바지락, 고수온·뻘질화가 ‘주범’
반토막 난 바지락, 고수온·뻘질화가 ‘주범’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0.11 09:16
  • 호수 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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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수산자원연구소 2013∼2017년 갯벌생태환경 조사·분석 실시 
해수 온도 0.76℃ 오르고 ‘실트’질 증가세…바지락 1825톤 급감

도내 바지락 생산량이 최근 5년 새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해수 온도와 갯벌의 ‘뻘질화’가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산자원연구소(소장 임민호)는 도내 주요 갯벌 환경 변화 기초자료 확보와 어업인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갯벌생태환경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서천 장항 송림리 △서산 대산 오지리 △당진 석문 교로리 △태안 이원 사창리 △〃 소원 파도리 △〃 황도 △보령 주교 송학리 △홍성 서부 상황리 등 8개 지점을 대상으로 선정, 퇴적물(함수율·강열감량·입도)과 수질(수온·염분·수소이온농도·용존산소), 서식생물 종류 및 자원량 변화를 분기마다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연평균 수온은 장항 송림리를 제외하고 태안 황도가 2013년 15.6℃에서 지난해 20.1℃로 4.5℃, 태안 파도리가 12.5℃에서 16.8℃로 4.3℃ 오르는 등 상승했다. 8개 지점 평균 수온은 2013년 15.5℃에서 2017년 17.3℃로 1.8℃ 상승했다.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서해안 지역 평균 수온은 2013년 15.51℃에서 지난해 16.27℃로 0.7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갯벌 퇴적물 입자는 0.0625㎜ 이하 크기의 ‘실트’질이 3개 지점에서 증가했다.
보령 송학리의 경우 실트질이 2013년 3.1%에서 지난해 5.8%로 2.7% 늘고, 서산 오지리 역시 3.1%에서 5.8%로 2.7%, 당진 교로리는 24.6%에서 28.1%로 3.5% 증가하며 뻘질화 진행을 보였다.
반면 태안 파도리는 실트질 비율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마을어장 환경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모래 살포 사업이 진행된 태안 사창리와 황도, 홍성 상황 등 3곳은 실트질 감소를 보였다.
이와 함께 간조 시 갯벌 수분 함유량은 뻘질화가 진행 중인 3개 지점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퇴적물 내 유기물 총량인 감열감량은 최고 3.2%로 미국환경보호국의 퇴적물 내 유기물 오염 기준(5% 미만)을 넘지 않았다.
또 5년 평균 염분은 32.29±0.82psu(실용염분단위), 수소이온농도는 8.07±0.06, 용존산소는 9.3±0.98㎎/ℓ로 각각 측정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서해 주요 양식 패류종인 바지락의 서식 밀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8개 지점 중 바지락 양식 면허지 4곳을 조사한 결과, △장항 송림리 59.7패에서 21.3패로 38.4패 감소 △태안 황도는 2013년 1㎥ 당 107패에서 지난해 42.9패로 64.1패 감소 △홍성 상황리 62.5패에서 37.6패로 24.9패 감소 △보령 송학리 88.9패에서 84.3패로 4.6패 감소등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바지락 생산량은 2013년 3760톤에서 2017년 1935톤으로 무려 1825톤이 감소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갯벌 온도 30℃(바지락 생존 한계치) 이상 기간 증가에 따른 대량 폐사 발생 △뻘질화로 인한 ‘쏙’ 대량 발생 등 기존의 연구들에서 바지락 생산량 급감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경향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고, 바지락 양식장 자원 관리에 관한 기초자료를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해수 및 갯벌 온도 상승, 주요 강·하구에 설치된 둑과 항만 시설 개발, 기후변화 등에 따른 해류 및 퇴적물 변화 등이 갯벌 환경을 바꾸고, 이는 바지락 생산량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갯벌 어장 복원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도내 주요 패류 생산지를 중심으로 갯벌생태환경조사를 실시, 갯벌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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