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서천 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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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정완희
  • 승인 2018.10.19 18:03
  • 호수 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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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그 기다림 속으로

밀물 그 기다림 속으로
                                   정 완 희
                                    
서천의 바닷가 경운기들은 
수레에 작은 배를 싣고 기다린다
소나무 그늘에 숨겨놓은 녹슨 닻들과
대나무 끝에 붉고 푸른 소망의 깃발을 단 
부표들과 마당에 펼쳐놓은 그물들이
어부들과 더불어 나른한 오수에 젖고 있다

멀리 보이는 갯벌체험장으로 
경운기를 타고 온 한떼의 사람들이 어울려 
속살거리며 혹은 조잘거리며 조개를 캐고
농게들은 붉은 엄지발로 갯벌위에 그림을
달랑게들은 달랑거리며 모래경단을 만들고 있다 

밀물시간이 되면 바닷물 속에 펼쳐두었던
그물을 건지러 갯벌로 줄지어 달려 나가는 경운기들
배를 밀물위로 밀어내고 통통거리며 어부들은 
깃발의 부표에 매달린 하루분의 삶을 건져낸다
평생을 밀물과 썰물의 물때표에 맞추어 살아가는
그립고 고단한 삶의 여정이다

 

 

 

◆정완희 시인
- 1958년 충남 서천출생 2005년 작가마당 등단 
- 시집 ‘어둠을 불사르는 사랑’(2007년) ‘장항선 열차를 타고’(2015 세종도서문학나눔선정)
- 충남작가회의부회장. 충남시인협회이사. 빈터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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