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양광발전으로 잠식당하는 논
사설 태양광발전으로 잠식당하는 논
  • 편집국
  • 승인 2018.10.31 11:14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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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은 국민의 주식인 쌀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여름철 홍수를 막아주고 지하수를 함양하며 대기와 수질을 정화한다. 또한 토양유실을 막아주며 푸른 공간을 제공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교역이 가능한 재화를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인간에게 두루 이로운 이러한 기능을 비교역적 기능, 또는 공익적 기능이라 한다.

논둑은 저수지처럼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둬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시간을 지체시켜 주는 홍수 조절 기능을 한다. 홍수가 발생하는 시간을 3일로 계산해 홍수 시기에 논 1ha당 저장 용수량은 2378톤으로 이를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에 적용하면 춘천댐의 18.5배에 이른다 한다.
이처럼 논이 가두어 놓는 물은 지하수를 함양하는데 매년 54억5000톤의 물을 지하수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1년간 전 국민이 사용하는 물 68억7000톤의 약 80%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한 논이 저장하는 물은 한여름 적당량이 증발되면서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며 논에서 자라는 벼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연간 1028만톤(1ha당 연간 9톤 정도)의 산소를 발산하여 대기를 맑고 신선하게 한다.
또한 경사지에서 빗물과 함께 쓸려오는 토사를 담아줌으로써 하천으로 하천으로 곧바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준다. 이러한 토양유실 방지 기능과 홍수 조절 기능은 엄청난 재산적 피해와 환경파괴를 방지하고 있다.
이처럼 논은 쌀의 생산뿐 아니라 환경적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논의 형상이 유지된 것만으로도 전체 국민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으로 우리의 산들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주식을 생산하는 논이 잠식당하고 있다. 서천에서도 들판이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로 변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동물사육사를 짓겠다며 실질적으로는 태양광 발전이 목적인 곳이 나타나며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낳고 있다.
논에 굼벵이나 귀뚜라미 사육사를 짓는 일은 농업 관련 시설이기에 농지 전용 허가 등이 필요치 않다. 이 점을 이용해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들여앉히는 일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논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인근 주민들의 환경권을 침해하여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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