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선 열차 타고 판교 오일장 구경오는 날 꿈꾼다
장항선 열차 타고 판교 오일장 구경오는 날 꿈꾼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1.22 08:21
  • 호수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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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예술단 조성란 단장·신경섭 감독
▲도토리예술단 조성란 단장과 신경섭 감독
▲도토리예술단 조성란 단장과 신경섭 감독

흔히 판교를 시간이 멈춘 곳이라들 말한다. 한때 판교면의 인구가 12000명을 상회했으나 현재 2300명이다. 시초(1334), 문산(1360), 마산(1592)에 이어 서천군내에서 4번째로 인구가 적다. 65세 이상이 1034명으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처럼 인구가 줄었지만 판교면 소재지가 있는 현암리에는 60, 70년대의 주조장, 철물점, 사진관, 잡화점 등의 건물과 간판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내포지방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시장이 섰다. 부여, 보령, 청양 등지에서 소를 팔고 사려는 사람들이 판교 오일장 우시장으로 끌고 나왔다. 하루 100여두가 거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우시장 옆 국밥집에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판교 오일장 모습
▲판교 오일장 모습

판교는 서천 출신 근대 5명창 가운데 한 분인 김창룡의 동생 김창진이 낙향해 박동진에게 판소리 수궁가를 가르친 곳이기도 하다.

장항선 철도 역이 있는 판교는 그야말로 대처였다. 판교까지 20리를 걸어와 판교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보았다는 처녀는 지금 80이 넘은 할머니가 됐다.

집집마다 도토리묵을 쑤어 팔았다. 매일 5톤 트럭이 와서 묵을 서울 경동시장으로 실어날랐다. 서울 도토리묵의 80%를 판교 도토리묵이 점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오일장이 서도 장터가 설렁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모처럼 판교장날이 서던 지난 15일 판교장터 들썩거렸다. 500여명의 주민들이 장터를 가득 메운 채 판교 주민들로 구성된 도토리예술단 발표회 및 효잔치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예술단원들의 사물놀이 가락에 할머니들이 어깨춤을 추었고, 오랜만에 만난 이웃들이 잔치국수를 함께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도토리예술단 조성란 단장과 신경섭 감독을 만나 도토리 예술단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도토리예술단은 2016년에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며 출범했다.

그동안 개인 취미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활동 분야도 다양합니다. 사물놀이, 진도북축, 난타, 가야금, 색소폰, 펜플룻을 연주하는데 단원들이 모두 23명입니다. 가수 김경희도 우리 단원입니다.”

모두 판교 출신이라 한다. 모두 애향심으로 굳게 뭉쳐 있음을 알게 됐다. 이날 공연은 군산시 한마음예술단의 찬조 출연 외에는 모두 도토리예술단 단원들의 공연으로 1시간 이상 이어졌다.

우리처럼 자체 프로그램으로 공연 전체를 채울 수 있는 팀은 찾아보기 어려울 겁니다. 공연도 군의 지원없이 우리 자체의 힘으로 했습니다신경섭 감독의 말이다.

▲지난 15일 도토리예술단 공연 모습. 남명옥 외 3명의 단원이 민요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도토리예술단 공연 모습. 남명옥 외 3명의 단원이 민요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 및 효잔치에는 판교면행정복지센터, 도토리봉사단, 나눔사랑후원회, 새마을부녀회, 적십자, 주부농가모임, 판교면남여의용소방대, 판교면발전협의회, 한국예총서천지회 등이 후원했으며, 판교농협, 가온솔라에너지, 만덕리부녀회, 서천군노인복지관, 서천사랑병원, 수성교회, 심동교회, 서천한국요양원, 장군산업, 한우마을, KB손해보험, 판교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협찬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충남도청 소방안전의 날기념 행사에 초대돼 30분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초에서 태어나 어릴 때 판교에서 자란 조성란 단장과 판교 심동 출신의 신경섭(가운솔라에너지 충청지사장) 감독은 도토리예술단을 구심점으로 판교 주민 모두가 주체가 되어 판교민속 5일장을 되살릴 상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판교 주민들이 구경꾼만이 아니고 뭔가 한 가지 역할을 해내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인근에서 장항선 열차를 타고 판교 오일장 구경오는 날을 가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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