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생산한 농작물로 최종 가공식품 만들어낸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작물로 최종 가공식품 만들어낸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2.12 14:07
  • 호수 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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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면 흥림2리 ‘해바라기 마을’ 사람들
흥림2리 주민들이 재배중인 해바라기

4번국도 구도로를 따라 흥림저수지를 감아돌아 판교 방면으로 가다가 판교천이 유입되는 저수지 북쪽 끝 부분에 있는 만덕교를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접어들어 다시 흥림저수지를 따라 한참을 내려가 고개를 넘으면 흥림2리 마을이 있다. 1926년 저수지가 생기며 흥림리가 갈라진 것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해바라기 꽃을 높이 올려놓은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는 가로등이다. 태양광 패널을 해바라기꽃으로 장식한 것이다.

김종철 느림보마을 식품 대표.
신병선 느림보마을 식품 대표.

흥림저수지를 품고 희리산을 두르고 있어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이 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해바라기를 식재하고 수확하며 해바라기 기름과 강정 등을 생산해 주민소득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호반마을, 느림보마을 등으로 불리다 최근에는 해바라기 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6월 30일 30여호가 사고 있는 작은 마을에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2016년부터 처음 열린 해바라기 축제는 활짝 핀 해바라기를 테마로 흥림2리 마을과 주변 마을의 주민화합, 지역공동체를 활성화를 위해 처음 열렸다. 이어 지난해부터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느림보마을식품’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천시니어클럽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해바라기 씨를 선별하고 있다.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해바라기 씨를 선별하고 있다.

주민들이 공동생산하고 있는 식품은 흑미강정, 들깨강정, 현미강정과 해바라기씨유 등이다.

“들어가는 재료가 호두,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와 해바라기씨 현미찹쌀, 흑미, 들깨, 물엿 등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아몬드만 빼고 전부 이 마을에서 생산한 것들입니다”

이 마을 부녀회장이자 느림보마을식품 대표인 신병선씨의 말이다. 그는 천산 최명규 작가의 부인이다.

할머니들이 옛 솜씨를 되살려 강정을 만들 재료들을 볶고 다지고 있었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고르고 다지고 썰어서 만든다.

“맛을 본 사람들은 다른 것보다 훨씬 고소하고 입에 들러붙지 않아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원재료부터 이 마을에서 생산된 것이니 당연할 것이다.
올해 서천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몇몇 장비를 도입했다. 그 중하나가 해바라기 기름을 짜는 기계이다. 해바라기 기름은 발화점이 높아 쉽게 타지 않아 식용유로서는 가장 고급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농촌어르신복지실천시범사업경진대회’에서 3등을 했다. 올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촌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으며 지난 11월 양승조 도지사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원료를 이용해 만든 수제 강정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원료를 이용해 만든 수제 강정

마을 경로당으로 가보았다. 할머니들이 10여명이 껍질을 벗겨낸 해바라기씨를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탈피기를 이용해 해바라기씨를 벗내는 작업은 할아버지들의 몫이다.

“60세 이상의 노인들만 일할 자격이 있고 한달에 10번 이상 나오시면 됩니다”

근력이 닿는 대로 와서 일하고 수익금을 나누어 투명하게 배분한다는 것이다.
명절 때에는 주문이 밀려 바쁘다고 한다.
해바라기씨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주도에서 껍질을 벗긴 해바라기씨 1kg에 6만원씩 주고 사다가 사용했는데 한 중소기업에 의뢰해 껍질 벗기는 기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껍질을 벗긴 해바라기씨 1kg에 4만원씩 받고 팔기도 합니다”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로 최종 가공제품을 생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흥림리 마을 어르신들은 이마에 주름살은 깊지만 표정들은 모두 밝아보였다. 지금도 마을 경로당에 가면 이웃들과 정담을 나누며 해바라기씨앗 고르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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