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제 맥잇기 사업 제3차 자문회의 주제발표 (3)중고제 판소리의 문화사업 접근과 개발 방안(주재근)
■ 중고제 맥잇기 사업 제3차 자문회의 주제발표 (3)중고제 판소리의 문화사업 접근과 개발 방안(주재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2.28 11:29
  • 호수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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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문화예산 백제 관련에만 집중…중고제 예산은 없다
‘중고제 판소리 진흥 추진위원회’ 조직, 총괄업무 수행해야
지난 6일 서천문화원에서 열린 중고제학술대회 참가자들
지난 6일 서천문화원에서 열린 중고제학술대회 참가자들

지난 6일 서천문화원 강당에서 중고제 문화사업에 대한 성찰과 과제 발굴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충남문화원과 서천문화원이 공동주최한 이 학술대회에서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 소장이 ‘중고제 복원의 과제와 방법’이라는 주제로, 정병헌 전 숙명여대 교수가 ‘중고제 판소리를 바라보는 관점과 지향’이라는 주제로, 주재근 국립부산국악원 장악과장이 ‘중고제 판소리의 문화사업 접근과 개발 방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지난 호의 배연형 소장과 정병헌 교수에 이어 주재근 과장의 발제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편집자>

주재근 국립부산국악원 장악과장
주재근 국립부산국악원 장악과장

문화체육관광부 학예연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천은 저의 외가가 있는 곳이다. 어려서 서천역에서 내려서 동산리까지 걸어간 기억이 있다. 서천에서 좋은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국에 국립국악원이 4개가 있다. 서울에 있는 국립국악원, 남원에 있는 국립민속국악원, 전남 진도에 있는 국립남도국악원, 그리고 국립부산국악원이다. 동편제, 서편제를 가지고 전라남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중고제라는 좋은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청지역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중고제에 대해 학자들의 연구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문화 사업으로 공연이나, 축제나 기타 기반 관련해서는 거의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래서 행정을 맡고 있는 공무원의 입장에서 충청남도나 각 지자체에서 중고제에 대한 어떤 정책들을 펴고 있는지 바라보게 되었다.

도 차원의 계획 수립 필요

충남 도지사가 바뀌었다. 도지사의 문화 관련 공약을 살펴보았는데 문화예술부지사를 두겠다는 것과 충남도립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인식은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충남의 7가지 중장기발전계비전에서 문화 쪽을 살펴보았는데 여기에서도 판소리 예술이나 문화 예술자원의 기초 조사는 없다. 충남도청의 문화체육국의 주요 계획을 살펴보았는데 박물관과 지역사회를 연계한 교육지원이나 공간 제공, 전국 최고의 영화 드라마 촬영지 발굴, 백제문화단지 조성, 도지정문화재 지정 등이 있는데 중고제에 관한 내용은 없다. 도지정문화재 51호로 판소리가 지정이 되어 있는데 전라북도나 전라남도 지정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또 지정할 때 중고제를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심청가나 적벽가 등 판소리 바탕이 없고 중고제 지정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로드맵이 없다. 백제의 문화, 역사를 복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근대에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한 판소리, 이제는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중고제를 복원하고 인력 양성을 하는 것이 도 차원에서 문화 비전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도 문화체육국에 문화정책과와 문화유산과가 있다. 여기에도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업무 내용이 없다. 도지정 문화재의 보존 전승에 관한 것만 있다. 2019년도에는 도 차원에서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사업 계획과 예산을 세우고 공연이든 축제든 기초조사든 해야 한다. 없는 것을 일부러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중고제에 대한 장기적 방향 설정을 지금부터라도 잘 해나가야 한다.

중고제 활성화, 예산지원 뒤따라야 

충남의 문화산업 진흥 현황을 살펴보았다. 콘텐츠에 예산을 투여한 부분이다. 공연, 음악, 문화상품, 영상, 만화, 게임, 디자인 등이 있다. 금동대향로 5악기 재현, 충남백제 스토리텔링 공모, 백제 음원 융복합 콘텐츠 개발, 디자인 부분까지 백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예산은 없다. 그래서 학자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실제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문화 예술 부분은 예산으로 움직인다. 예산 지원이 없으면 중고제 판소리의 중요성을 아무리 외쳐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충남도의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
충남도에서 학술 용역사업을 하는데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와 정부에서 예산을 투입해 건물이나 조직이 만들어진다. 이러 학술 용역사업에 문화와 관련된 것은 거의 없고 연구용역사업으로 무형문화재 지정 전승정책 연구용역, 백제 관련 문화 콘텐츠 개발 연구용역, 도지정무형문화재 기업화하기 모니터링 연구용역 등이 있다. 도지정무형문화재 연구용역도 한산소곡주, 금산인삼백주, 아산 연엽주, 청양구기자주 등 4개 종목만 하겠다는 것이다. 중고제 판소리 진흥을 위한 중고제판소리 전수관이 등 정책을 마련하려면 연구용역사업이 우선돼야 한다. 충남도청의 학술연구용역사업에 꼭 반영되길 바란다.

서천에 중고제 인프라 구축하자

강원도 정선과 충북 영동, 전남 광주에서 국립국악원을 지어달라고 해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천을 비롯한 충남에서는 이런 움직임들이 없다. 서천에서는 다행히 이동백선양회가 조직되어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전주 대사습놀이나 남원의 춘향제 판소리, 광주의 임방울 국악축제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 모두 대통령상인데 여기는 아직 대통령상이 안 돼 있다.
서천의 문화관광과 문화정책팀과 콘텐츠팀의 사업을 보았다. 여기에서도 판소리에 대한 업무가 지정이 안 돼 있다. 물론 담당은 있지만 적극적 행정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심정순 일가가 있는 서산시는 도문화재지정이 돼있는 게 있다. 서천군에서도 도지정문화재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주시에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판소리 전수관이 있다. 서천에서도 이동백, 김창룡을 주축으로 한 중고제의 인프라가 구축이 되길 바란다.
전주소리축제에 연간 예산이 80억 원이 들어간다. 그래서 국비를 따내려고 와서 지원요청을 한다. 구례에서는 동편제 판소리 대회를 만들어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한다. 이에 비해 충청지역에서는 예산 지원이 안되다 보니 하다가 말고 흐지부지 되고 마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중고제 판소리를 진흥시킬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의 지원을 받는 중고제 판소리 진흥 추진위원회가 조직이 돼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산발적으로 서천, 서산, 홍성, 공주, 진청 등등에서 하고 있는데 이들을 총괄하는 포스트가 필요하고 여기에서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기초조사 예산 확보, 도와 지자체간의 정보 공유, 홍보 마케팅과 같은 중장기 계획들이 세워지고 이 일들을 하다보면 중고제판소리 재단으로 만들어져서 총괄적인 사업 수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주나 남원이나 그 외 여타 지역에 견줄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중고제 판소리에 대해 도민들이나 군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초조사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고창에 동리국악대상이 있듯이 중고제에 대해서도 상을 제정해 중고제 판소리의 전국적으로 존재와 활동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도지정무형문화재에 중고제 판소리를 특화하고 확대를 해야 합니다. 충남에서부터 이런 것들이 없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할 일이 없다. 문화재 제도를 충분히 활용해서 다른 지역에서 중고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학술적 연구 결과들이 소리로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꾼 양성에 장학금 지원 절실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장학금 지원 상황을 살펴보았다. 전라도 광주 목포 등지에서는 학생들에게 1000만 원 이상의 장학금을 기업이나 재단에서 준다. 충남에서도 유수의 기업들이 중고제  진흥을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남의 도립국악단, 공주, 천안 등지에 시립국악단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중고제와 관련된 단원을 뽑아서 중고제의 저변 확대를 꾀하고 특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북 남원에는 국립국악원이 있고 시립 국악단이 있다. 또 ‘국악의 성지’가 꾸며져 있다. 운봉이란 곳에 국비 60억 원 정도를 받아 지었다. 이처럼 충남에서도 중고제의 성지, 이동백을 비롯한 여러 중고제의 명인들의 기념관이나 판소리 체험관 등 복합공연장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
중고제 판소리를 복원하고 음원을 제작하는 데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의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러한 사업에 국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군민, 시민, 도민들이 중고제 판소리 진흥을 위해서, 우리 후손들을 위해 이러한 일들을 해야 한다. 군청, 시청, 도청에서 중고제 판소리에 대한 체계화 작업을 하고, “충청도에 가면 중고제 판소리 축제가 열리더라, 충청도에 오셔서 중고제 판소리 예술을 감상하십시오.” 하는 말들이 나오게 되길 빈다.
<정리 / 허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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