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군수 연초 ‘읍면 순방’을 보고
사설-군수 연초 ‘읍면 순방’을 보고
  • 편집국
  • 승인 2019.01.23 13:31
  • 호수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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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올들어 도민과의 소통을 위해 ‘경기도민 청원’이라는 제도를 마련하고 도민들로부터 의견을 접수했다.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 10일까지 도청 홈페이지를 통한 청원은 111건에 달했다. 하지만 관리자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절반에 가까운 52건의 노출을 막았었다 한다. 그러자 도지사는 도민의 목소리 하나하나를 귀히 여겨 새겨듣고 존중하는 것이 청원제도의 취지라며 모든 청원을 전면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한다.

이와 비슷한 취지의 제도로 군 단위에서는 새해를 맞아 군수가 읍면을 순방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제도가 있다. 대부분의 군에서 연초에 군수가 읍면을 순방하며 주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도 ‘열린 군정 희망의 대화’란 이름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4일 기산면을 시작으로 18일 종천면까지 13개 읍면을 순방하며 군수가 주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자리가 있었다.
읍면사무소 강당에 주로 마을 이장이나 부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획감사실장이 올해 군정 목표를 설명하고 지난해 사업을 보고하며 올해 사업계획을 20여분 동안 설명한 다음 군수와의 대화시간이 이어졌다. 1시간 남짓 이어진 대화 시간에 10여명 남짓의 주민들이 군수에게 의견이나 청원을 말하면 군수나 해당 실과장들이 이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주민들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이 용배수로 정비나 마을길 포장, 마을회관 보수 등 소소한 민원들이었다. 해마다 이런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제 오랜 기간 지속돼온 이같은 방식의 군수의 연초의 읍면순방은 이제 형식과 내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집행부의 업적을 홍보하는 방향으로 치우쳤다는 지적과 함께 군수의 정치적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측면이 있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어왔다.

올해 부여군은 군민이 원하는 부여의 미래상을 직접 듣기 위한 ‘찾아가는 동행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읍면순방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초대됐으며 군수는 수의계약 총량제, 농민의 기본소득 보장을 위한 충남 최초 농민수당 지급, 기업형 축사와 산업폐기물 처리업, 태양광 발전시설을 제한하는 3불 정책, 인사와 사업청탁의 근절 등 구체적인 약속을 했으며 주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었다 한다.

우리 군도 앞으로는 소소한 민원성 발언을 듣는 데 치중하지 말고 주민들이 원하는 미래상을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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