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 (11) 거인-스테판 아우스뎀 지펜 작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 (11) 거인-스테판 아우스뎀 지펜 작
  • 문영
  • 승인 2019.02.28 16:15
  • 호수 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체적 고통을 행운으로 받아들인 승리자의 모습
▲소설 거인의 표지
▲소설 '거인'의 표지

스테판 아우스 뎀 지펜이 쓴 소설 <거인>의 주인공 틸만은 열아홉이 되는 생일날 키가 239센티미터에 달한다.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으로 성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 자라면서 겪는 어려움과 심리적 갈등, 수용과정, 그리고 자신의 장애와 화해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였다.

거인이 되지 않았으면 가업을 이어받아 기와장이로 평범하게 살았을 틸만은 남들이 다하는 일을 못하게 되면서 독서와 음악 사색을 거쳐 내적 충만을 쌓아 간다. 생계를 위해 무수히 도전하지만 금세 벽에 가로막혀 좌절할 수밖에 없는 틸만은 바로 당신이고 나이다.

간혹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못 본 체 지나갈 때도 있고 안쓰러운 눈으로 지켜볼 때도 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텐데,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잘못도 없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다. 겉으로 들어나느냐 아니냐의 차이고, 장애를 받아들이고 이겨내느냐, 아니면 부정하고 절망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틸만은 자신의 장애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을 이해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간다. 남들 보기에 불행해 보이겠지만 그는 불편할 뿐 불행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 독서와 사색, 피아노 연주를 통하여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갔으며 내적으로 충만해 갔기 때문이다.

추할 정도로 노골적인 아버지의 금전적 욕망, 자신이 꿈꾸는 이상형이 아니라며 곁을 떠나는 여인, 자신의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얼굴로 쳐다보는 관광관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독자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틸만의 아픔을 헤집고 깊숙이 들어오는 카메라, 그의 장애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지자체의 관계자들, 그의 생각이나 이념 따위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배운 사람들의 지적 폭행, 모두 추한 모습들이다. 우리의 주변에 넘쳐나며, 당신이고 바로 나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신문에서 본 거인을 모티브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불행할 거라는 세인들의 시선과 다르게 신체적 고통을 행운으로 받아들인 승리자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작가는 지금 당면한 문제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들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빛나는 존재로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