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푸른 날개를 펼치다
부자! 푸른 날개를 펼치다
  • 최현옥
  • 승인 2003.10.31 00:00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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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부자가 펼치는 창공의 꿈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더 높이… 너무 벗어났다… 이때 다시 돌고… 그래 좋아 침착하게…”
일요일 오후 모형 헬리콥터의 시원한 굉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화양의 어느 폐교 운동장, 재홍이는 아빠 이형수(39·화양면)씨와 기체 날리는 연습에 한창이다. 고공과 저공 비행을 비롯해 거꾸로 날리기, 2번 회전하기 등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함이 느껴지는 스피드로 곡예를 선보인다. 재홍이는 어느덧 기체에 알록달록한 오색실 꼬리를 달아 꿈을 실어보내고 있다.
“헬리콥터 나는 거 보면 같이 나는 기분이 들어 즐거워요. 그래서 연습을 할 수 있는 주말이 항상 기다려져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노련한 솜씨를 선보이던 재홍이. 연습이 끝나자 조금 전 의젓한 모습은 사라지고 갑작스런 질문에 쑥스러운 듯 몸을 아빠 뒤에 숨긴다. 지난 89년부터 Radio Control를 시작한 이씨를 따라 종종 재홍이는 연습장에 구경을 나왔다. 그러던 지난 6월 탄력을 받은 프로펠러처럼 재홍이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재홍이가 선뜩 날려보고 싶다는 말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몇 가지만 설명해 주었어요. 그런데 저는 기체 띄우는데 만 1년 걸린 것을 제는 2번만에 성공한 거예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아 그때부터 가르치기 시작했죠”
그는 비전문가가 보기에 기체는 엔진의 힘으로 쉽게 날것 같지만 사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전한다. 기체 자체가 프로펠러의 영향으로 동요가 심하게 일어나고 변수로 작용하는 바람에 미세한 손놀림이 필요하다. 또 정해진 위치에서 오랫동안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며 운전 기법도 방향에 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추락할 때도 많고 다양한 운전 방법을 배워야 해서 복잡하지만 곡예 하는 기체를 보고 있으면 기기를 손에서 놓을 수 가 없어요”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세 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재홍이의 말을 듣다보면 RC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음이 느껴진다.
그동안 재홍이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주말이면 연습장을 찾아 실력을 차근히 쌓아왔다. 그 결과 현재 정해진 공간 안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자유비행까지 여러가지 기술을 선보인다. 정말 청출어람 그 자체이다.
게다가 지난 9·10월에 개최된 대통령배 모형 항공기와 육군참모 총장배 모형 헬기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보다 저변확대가 많이 이뤄졌지만 아직 불모지인 RC 세계에서 재홍이는 실력을 당당히 인정받은 상태로 모형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기체를 비롯해 훈련장비를 지원할 것을 약속한 상태이다.
“그래도 지금은 참 좋아졌어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배울 곳도 없었거든요. 거의 추락을 통해서 기술을 습득했다면 아마 맞을 거예요”
숨을 죽이고 기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초조함과 수천, 수만 번의 회전에 탄력을 얻은 기체가 파란하늘을 가르기 시작할 때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이씨는 자신이 조립한 기기가 의도대로 나라줄 때 RC의 재미를 느낀다.
“RC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중촬영, 농약 살포 등 다양한 부분에 도전하고 싶고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이씨는 10여명의 학생과 모형 자동차 동아리를 결성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바 있다.
다음 비행을 위해 나사가 풀어져 있는지 회전부분의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살피며 기체의 안전성을 체크하는 이씨, 재홍이는 호기심 많은 눈으로 아빠의 손을 주시한다.
“기술을 습득하고 다음 단계를 넘어갈 때 재미있어 앞으로 RC로 국가선수가 되고 싶다”는 재홍이 부자의 이구동성은 다음과 같다.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재미 있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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