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불협화음이란 없다
우리에게 불협화음이란 없다
  • 최현옥
  • 승인 2003.10.31 00:00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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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탁∼ 쿵쿵 탁∼”
고정 박수로 동호회 심장 역할을 하는 드러머 나승우(48)씨. 젊은 시절 단지 음악이 좋아 악단을 구성하여 클럽에서 활동했던 그는 밴드의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가 밴드의 맨 뒤에서 남성적인 분위기로 반주의 기본 틀을 만들어 가자 부드러움과 섬세한 음의 키보드 박헌길(53)씨가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음악에는 끝이 없는 것 같아 배움의 길을 다시 선택했다”는 그는 얼 듯 보기에 우직한 외모 때문인지 악기의 특성과 엇박자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연주하는 모습을 잠시 보고있으면 그 생각은 어느덧 사라진다. 현란한 몸짓의 구현은 아쉽지만 개성 있는 연주로 극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일렉기타의 양철형(48)씨. 동호회의 초창기 멤버인 그는 악기의 특성처럼 거의 독학으로 여러 악기를 섭렵한 개구쟁이 그 자체이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베이스의 김성태(47)씨. 대학시절 밴드부를 이끈 그의 경력 역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이처럼 지역에서 음악 부문에서 둘째가면 서러운 사람들이 모여 서천음악동호회가 결성, 장항읍 원수리 682번지에 모여 정기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우리에게 불협화음이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음악을 통해 지역 사람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융화한다는 부분이 활동에 있어 자부심을 심어줍니다”
음향 엔지니어 한광수(50)씨. 회장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반주가 시작되면 가장 바빠지는 사람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적어도 3시간 전부터 모든 세팅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하며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에게 정확한 음을 전달하는 역할이다. 공연의 프로듀서 역할을 하는 그는 동호회에 불협화음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처럼 공연과 정기 연습의 전체 상황을 점검한다.
지난 97년 화랑단 자원봉사대로 발족한 동호회는 2001년 서천음악동호회로 개칭, 현재 서천에서 각양 각층의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동호회의 활동에 있어 감칠맛을 더하는 것은 여자 보컬 3인방이 있어서 이다.
“이제 인생을 음미하는 나이가 돼서 그런지 노래를 통해 마음의 표현이 잘된다”는 구선자씨는 떨린 음으로 트롯의 황제로 불리며 중년 계층을 휘어잡을 정도이다.
중년을 구씨가 꽉 잡고 있다면 민요와 풍물로 노년층을 즐겁게 하는 것은 서면 동백국악원을 운영하는 김정자씨이다. 서면 지역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생활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무료 교육을 실시하는 그녀는 봉사가 생활의 일부이다.
또 눈을 지그시 감고 감미로운 멜로디로 고성을 뽑아내는 최효선씨는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 18번으로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모든 계층을 뛰어넘는다.
이렇게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자 그들의 전시회는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군민회관에서 월드컵 4강전 응원과 기벌포 예술제 찬조 공연, 한산 노인학교 공연 등 지역 여러 행사에 참여, 계층과 행사 목적을 고려한 맞춤식 공연을 하고 있다.
특히 6개월 동안 보건소와 연계해서 진행 된 정신지체장애자 음악치료는 회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으며 봉사를 통한 기쁨마저 맛볼 수 있어 뿌듯하다”는 영상 담당 권혁순씨는 앞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많고 지금처럼 동호회가 활성화되길 바랄 뿐이다.
“서천음악동회회가 지역에 알려지면서 행사 찬조출연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는 양씨는 개인의 사생활까지 포기하며 활동에 임하는 회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구씨는 “공연 준비에 밥도 넘어가지 않아 끼니도 굶어가며 활동하는 회원들을 보며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종종 복지원이나 노인대학에 위문도 자청한다”는 동호회 회원들은 개개인의 뛰어난 연주보다 훌륭한 팀웍으로 주민들에게 찾아갈 것을 다지며 연습에 전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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