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유부도 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 문제점
■ 특집 / ‘유부도 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 문제점
  • 허정균.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19.03.20 15:03
  • 호수 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닷물 들어차면 도요새들 휴식처 활용 불가능

‘유부도 갯벌 복원사업’ 도요물떼새 쉼터로 조성해야
▲만조가 다가올 무렵 유부도 도요물떼새
▲만조가 다가올 무렵 유부도 도요물떼새

행정구역상 장항읍 송림리에 속하는 유부도는 금강하굿둑에서 약 15km 거리에 위치해 있고 서천군의 유일한 유인도로 주민등록상 인구는 51세대 82명이다. 유부도의 전체 면적은 0.77, 해안선 길이는 4.2km이다.

유부도 주변 갯벌의 면적은 약 30로 도요물떼새의 중간기착지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부도 갯벌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군은 지난 6일 실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용역은 해양환경공단(KOEM)이 맡아서 수행했다. 용역최종보고회 내용과 도요물떼새들의 보호를 위한 폐염전 활용 대책을 알아본다.<편집자>

​​​​​​​▲유부도 항공사진
▲유부도 항공사진

군이 갯벌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폐염전 부지 안쪽 38290의 갈대밭이다. 이곳에 총 304600만원을 투입해 기존 남측 제방을 철거하고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한편 서측, 동측, 북측에 총 길이 1105m의 제방을 쌓아 2021년까지 그 안쪽을 갯벌로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남측 제방을 헐어낸 구간에는 92100만원을 투입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주무부서인 군 관광축제과에서는 갯벌의 면적을 확대하고 수산자원 증대 및 바닷새 서식지로써 주요 기능의 회복 및 생태관광 기반을 마련한다는 사업 목적을 밝히고 있으나 도요물떼새들의 서식지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아 폐염전 활용 문제가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만조 때 갈 곳 없는 도요물떼새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에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는 최대 6만 마리가 넘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요물떼새가 서천갯벌을 중간기착지로 기억하고 찾아와서 약 한 달간 먹이를 먹고 쉬어간다. 이 때의 먹이 섭취가 번식지인 시베리아에서 산란율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물갈퀴가 없어 헤엄을 칠 줄 모르는 도요물떼새들은 만조 때 물 밖으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서천연안 갯벌에 이들이 쉴 공간은 없다. 결국 유부도나 인근 무인도로 가서 쉬는데 만조 수위 6m80cm을 넘을 때면 장소가 하늘을 이리 저리 날아다니거나, 금강하구의 군산 지역 내 준설토 투기장과 10km가 넘는 새만금 간척지까지 날아갔다가 되돌아오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물떼새들이 매일 두 번씩 반복되는 만조 때 바닷물이 덮이지 않는 휴식지를 찾아 이리 저리 날아다녀야 한다. 휴식지를 찾아 날아다니느라 아까운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갯벌 바로 옆에 도요물떼새의 휴식지가 있다면 이들이 에너지를 덜 낭비하고, 빠른 시일 안에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해서 번식시기에 맞추어 번식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호주 헌터강 하구 역간척 현장. 제방을 일부만을 철거해 해수유통을 하고 있다.
▲호주 헌터강 하구 역간척 현장. 제방을 일부만을 철거해 해수유통을 하고 있다.

폐염전, 도요새 쉴 공간으로 이용해야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유부도와 대죽도의 약 30폐염전 부지가 아주 좋은 휴식지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이 폐염전 부지 근처까지 바닷물이 차오를 때면 이곳 폐염전 부지로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 폐염전 부지를 바닷물이 모두 덮어버리면 이곳에 모여든 도요물떼새는 다른 곳으로 날아가야 한다. 만약 만조 때 폐염전 부지 내로 들어오는 바닷물이 새들의 발목 정도까지만 닿도록 폐염전 부지의 제방을 보수하고 수문을 만들어서 수위를 조절하면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부지 내에서 안전하게 휴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최우선적으로 유부도와 대죽도의 폐염전 부지를 휴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 폐염전 부지는 개인 사유지이다. 이 때문에 군은 사유지 매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 폐염전 부지의 동쪽 제방이 무너지고 자연스럽게 갯벌로 되돌아가고 있어서 개인 토지 소유자들이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는데 굳이 국가 예산을 들여 매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지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를 상대로 토지 매입의 필요성을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앙 정치권과 전문가, 환경운동단체, 언론의 협력과 지원을 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부도 갯벌 복원 개념도
▲유부도 갯벌 복원 개념도

​​​​​​​교량·제방, 굳이 만들 필요 없다

용역의 결과를 보면, 기존 남측의 제방을 철거하고 교량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교량을 설치해 버리면 만조 때 바닷물이 많이 들어올 경우 수위가 자연스럽게 높아져서 도요물떼새의 몸통까지 차올라 도요물떼새들이 이곳을 휴식지로 이용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따라서 교량이 아니라 제방으로 그대로 두고 해수유통용 수문으로 보수해서 사용하는 방안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주택가 옆으로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 제방도 굳이 만들 필요가 없거나 만든다 하더라도 제방의 높이를 높일 필요도 없다. 결국 예산을 절약하게 된다. 이 복원 지역을 만든다 해도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다시 이곳에 서식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지가 줄어든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이런 염생식물을 제거해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는 점도 미리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해양쓰레기 대책 함께 세워야

남측의 제방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이곳을 따라 노출된 상태로 사람들이 이동할 경우, 복원지역 안으로 도요물떼새들이 들어오지도 않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모두 놀라서 다른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즉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차폐시설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밀폐형 탐조대를 만들어서 탐조객들이 새들을 위협하지 않고 가깝게 접근해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유부도 갯벌의 상부지역에 밀려온 해양쓰레기를 곧바로 수거하는 노력이 적극으로 진행돼야 한다. 유부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유부도마을협동조합또는 유부도마을기업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이 조직에게 해양쓰레기 수거 비용을 지원해서 수거를 할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