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선지 생태탐방교 건설사업 문제점
■ 봉선지 생태탐방교 건설사업 문제점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04.18 23:26
  • 호수 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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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저수지, 생태자원 풍부한 곳

이를 원하는 관광객 타겟으로 해야…

서천군이 지난 16일 봉선지 생태탐방교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시초면 봉선리와 마산면 벽오리를 잇는 생태학습 탐방교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오는 7월까지 업자를 선정에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봉선지복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의 문제점을 알아본다.

▲봉선지복합개발사업 시설. 원안이 생태학습탐방교
▲봉선지복합개발사업 시설. 원안이 생태학습탐방교

준설에 우선 순위 둬야

봉선지 생태탐방교 설치는 저수지 수면의 시초면과 마산면의 좁은 목에 다리를 놓고 생태탐방학습의 용도로 사용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우선 현재 COD기준 5급수인 봉선지의 수질 개선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현재 봉선지의 수질 악화는 라궁천 상류 지역의 축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스서천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77월 현재 문산면 길산천 본류와 마산면 라궁천 수역내의 가축 사육두수는 소 1478마리이며 돼지는 1356마리로 파악됐다. 현재 봉선지의 수질은 COD기준 5급수를 나타내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또한 봉선지로 흘러드는 유입수를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등으로 크게 개선한다 하더라도 이미 퇴적된 오니층이 그대로 있는 한 수질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봉선저수지의 수질 개선은 상류 유입수의 수질 개선과 함께 준설작업이 병행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수지 준설은 농어촌공사에서 담당하며 현재 농어촌공사는 봉선저수지 준설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식 나열연계사업

100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봉선저수지 복합개발사업에는 천제단 유적공원 조성사업을 제외하더라도 8개의 사업이 백화점 식으로 나열돼 있다. 수변산책로, 봉선지둘레길, 물버들체험존, 생태체험펜션단지, 생태체험학습센터, 탐조대 두 곳, 피싱캠프장, 부엉바위테마공원 등이다.

하나같이 생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생태체험학습을 위해 설치한다는 생태학습탐방교는 생태자원을 파괴하고 있다. 봉선지는 백로과의 여름철새와 오리과의 겨울 철새들의 서식지이다. 뜸부기과의 물닭, 논병아리과의 논병아리, 뿔논병아리들이 자맥질을 하고 민물가마우지가 물고기 사냥을 하는 곳이다. 최근 2년 동안 겨울에 가창오리가 1주일 가량 머물기도 했다.

이러한 곳에 놓는 교량과 그 위를 오가는 사람들은 이들 철새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이다. 철새를 내쫓는 일이며 귀중한 생태자원을 스스로 없애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 탐조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관광지로서 타당성이 있는가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점점 짙어가는 물버들의 연초록 빛깔, 여기에 각종 희귀 조류들의 생명의 날갯짓, 이런 것들이 봉선저수지를 매력 있는 장소로 만들고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가슴을 치유할 수 있는 요소가 되고 있다.

봉선지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특장점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생태학습탐방교는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군산시의 은파호수공원에 다리가 놓여 있고 야간 조명이 휘황하다. 봉선지생태탐방교에도 야간조명을 설치한다고 한다. 이 사업 추진에 배어있는 정신은 생태자원의 보존과 효과적 이용이 아니라 유원지 개념에 가까움을 엿볼 수 있다.

생태체험학습이 목표라면 기존의 수변 산책로 만으로도 충분하다. 있는 다리도 철거해야 마땅할 것이다. 생태자원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고 투자해야 한다.

봉선지처럼 생태자원이 풍부한 곳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이를 원하는 관광객들을 타겟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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