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8월 GMO 감자 안전성 승인을 위한 절차를 완료하고, 이듬해 2월 최종 승인을 내려 GMO 감자를 수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국내에 수입 가능한 GMO 품목은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등 6가지 품목이다. 식약처는 여기에 감자를 수입 허용 품목으로 추가시키려 한 것이다. 이들 GM작물을 수입하는 회사들은 (주)CJ제일제당, (주)대상, (주)사조해표, (주)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 등 대규모 식품회사들이다.
이같은 식약처의 움직임에 시민단체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GMO반대전국행동은 2018년 10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약처의 GMO 감자 수입 계획을 규탄했다. 특히 △GMO 반대 시민사회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식약처의 결정 △국민 주식인 감자를 수입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 우려 증가 △GMO 감자 수입으로 인한 식량주권 파괴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같은 반대 움직임에도 식약처는 승인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국회에서 GM감자 수입의 위험성을 알리는 강연회가 진행됐다. 강연회에서 조완석 한 살림연합 상임대표는 “보다 수월한 농사를 짓기 위해 GMO가 필요하십니까? 전 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MO가 필요할까요? 관리가 필요없는 조경을 위해 GMO가 필요합니까? 밥을 먹을 때 기능성 효과를 얻기 위해 GMO가 필요한가요?”라고 묻고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며 GMO같은 인위적인 방식은 결코 답이 아니라고 말했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영재 회장은 “생명공학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GM작물들은 농민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하지만, 본질은 기업의 이윤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보호해야 될 입장에 있는 국가기관이 기업의 이윤을 대변하고 있다”고 식약처를 질타했다.
지금까지 GM 콩이나 옥수수는 특정 성분만 추출해 가공돼 왔다. 그러나GM 감자는 통째로 튀겨 먹는 만큼 GMO 유전자를 그대로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식약처가 수입 승인을 하려는 감자는 미국 심플롯사(J. R. Simplot Company)에서 개발한 GM감자이다. 이 감자는 오래 놔둬도 색이 변하지 않고 튀겼을 때 유해 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것으로, 2017년 초 한국 정부에 식품 사용 신청서를 낸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GMO감자를 심사한 결과 인체와 환경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GM감자를 개발한 장본인인 카이어스 로멘스 박사가 최근 자신이 개발한 이 GMO 감자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을 출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책 이름이 <판도라의 감자>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는 결코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를 말한다. 경고를 무시하고 상자를 연 결과 그 안에서 온갖 재앙과 재난이 뛰쳐나와 세상에 퍼지게 되고 이를 되돌릴 수가 없었다.
로멘스 박사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병저항성유전자를 연구했다. 그는 1995년 몬산토에서 일하기 시작 한 이후 2000년 J. R. Simplot Company로 이적하여 GMO 감자의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오랜 시간을 통해 개발한 GMO 감자의 근본적인 문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가 재검토를 원했을 때는 이미 기업의 탐욕이 작동되어 그 가속도의 힘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인디펜던트 사이언스 뉴스>지에 자신의 글을 싣고 GMO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다음은 이 글의 일부 내용이다.
내가 만든 GMO 품종은 현재 ‘해가 없다’며 배포되고 있다. GMO 감자는 보통의 2가지 이상의 독소가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GMO 감자는 정상 식품과 구별할 수 없다. 소비자는 감자 튀김과 칩을 포함한 특정 제품에 GMO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PCR 테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감자 업계의 특성상, Russet Burbank와 Ranger Russet과 같은 가장 일반적인 감자 품종은 곧 GMO 주식으로 오염될 것이다.나는 이제 <Pandora’s Potatoes>라는 제목의 책에서 회사의 비밀을 밝히지 않은 채(기밀 유지 계약에 저촉됨) 과거 연구에 대한 새로운 결론을 요약했다. 왜 내가 Simplot사에서 내 작업을 포기하고 왜 GMO 품종을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이것은 경고와 행동 촉구이다. 다른 사람들이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하기를 희망한다. 내 책은 GMO 감자의 숨겨진 많은 문제를 설명하지만 GMO 감자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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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