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22)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22)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 문영 작가
  • 승인 2019.06.11 21:38
  • 호수 9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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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싸우거나 같이 살아갈 힘을 주는 책

 

▲책 표지
▲책 표지

<아픈 몸을 살다>는 심장마비와 암을 겪어낸 아서 프랭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표지 그림으로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알몸의 남자가 덩치가 큰 인간 형상의 물체와 맞붙어 싸우는데 의료진은 관망하고 있다. 아래쪽의 가족과 친지로 보이는 사람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기도하거나 외면한다. 이 그림은 고갱의 야곱의 씨름과 비슷하다. 남자가 싸우는 것은 병일까? 운명일까? 그도 아니면 성서에 나오는 하느님일까? 작가는 병을 받아들이고 그 몸으로 살아내는 지혜를 찾아냈는데…….

병원에서 질병은 처리해야 할 상품이 되어 환자의 인격이나 감성은 배제된다. 번호표를 발급받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 병원이다. 환자의 고통은 수치화되고 환자와 가족은 병원의 시스템에 점령당한 식민지가 된다.

작가는 몸이 아픈 건 사실이지만 그 몸이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통증에 시달리던 작가는 비를 흠뻑 맞고 걸으며 새로운 희열을 느낀다. 병들어 고통스러운 몸이지만 몸이 있기에 통증을 견디게 해준다는 것을 발견한다. 마음과 정신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아픈 몸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몸을 살려낼 수 있는 일을 찾아낸다.

작가는 병을 질환이라 하지 않고 질병이라고 한다. 사전에는 같은 뜻으로 써 있는데. 의료진은 병소를 도려내어 완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의료진에게는 질환이다. 그러나 질병은 본래부터 우리 몸속에 있던 것으로 그것이 확대해간 자리를 되찾아 가며 같이 살아야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병으로 인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의 예민한 감정의 흐름을 세세히 표현해 냈다. 아픈 몸으로 살아내야 할 고통스럽고 외로운 인생을 이야기하였다. 어떤 페이지는 통증이란 단어가 12, 어떤 페이지는 고통이 11번이나 나온다. 어떤 단어로도 대체할 수 없는 통증과 고통이 느껴져 작가의 승리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환자는 미래를 계획할 수 없어 스스로 멀어져 외로워진다고 하였다. 나이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루지 못할 미래라지만 누가 아는가. 환자는 완치되고, 노인은 100수를 누리며 계획한 미래를 완성해낼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웃이나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이 투병과 간병으로 지쳐가는 가족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당사자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용기를 내서 질병과 싸우거나 같이 살아갈 힘을 기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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