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건져올린 시…망각 속의 작은 기억”
“생활 속에서 건져올린 시…망각 속의 작은 기억”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06.26 16:25
  • 호수 9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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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 최명규 작가, 시화집 ‘빈 새장의 문을 열어놓다’ 발간
▲천산 최명규 작가 출판기념회
▲천산 최명규 작가 출판기념회

2018년 서예·문인화 부문 명인으로 선정된 천산 최명규 작가가 첫 번째 시집 빈 새장의 문을 열어놓다’(도서출판 시아)를 발간했다.

시집에 실린 60편의 시에는 이순의 나이를 넘게 살아오며 망각 속으로 묻힌 기억들과 서천의 역사와 한국의 농촌 사회상을 엿볼 있는 장면들이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담겨있다. 여기에 시 한 편이 끝날 때마다 그가 그린 문인화와 서예작품이 함께하고 있다. ··삼절의 세계를 이룬 것이다.

나태주 시인은 최명규 시인의 시는 생활에서 건져올린 시이고 유년의 추억을 반추하는 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후 한국 농촌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유년의 추억으로만 생각하기 어렵다. 가슴 밑바닥을 울리며 되살아나는 기억들이기 때문이다.

전장으로 떠나는 비장함처럼

어둠이 새까만 눈 속에

별처럼 빛나는 암소를 끌고

아버지가 우시장으로 떠난 날

어머닌

절구에 보리 한 되를 넣고

찧고 또 찧고 계셨다

절구 속에 삶의 애환이 벗겨질까

아들의 배움이

전쟁보다 더

절박했다

<우시장 가는 날 전문>

지난 25일 서천문화원 강당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150여명의 지인들이 참석해 그의 시화집 출간을 축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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