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등고리마을에 태양광발전 시설물 설치를 반대한다.
■ 기고-등고리마을에 태양광발전 시설물 설치를 반대한다.
  • 황금성 등고리 주민
  • 승인 2019.07.10 11:29
  • 호수 9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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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7일 서천군 군계획위원회에서 등고리 태양광 사업에 대한 개발행위 건을 심의한 결과 다음 회의에서 재 심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 동안 주민들은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지키고자 태양광발전 시설물 설치 반대를 위한 서명으로 집단민원을 냈고, 군청 자유게시판에 릴레이 글도 쓰고 날마다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생태마을 다랭이논 막개발로 없어진다. 오순도순 등고리마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2009, 서천군에서는 농촌 공동화를 막고 도시민 유치를 위해 사회적 기업인 이장회사와 함께 심혈을 기울여 등고리마을 안에 34가구 산 너울 생태전원마을을 조성하였다. 4년 동안 꼼꼼하게 마을 설계를 했고 자연과 어울리는 생태건축으로 집을 짓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겠다는 이들이 전국에서 모였다. 청정 지역 등고리 마을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고자 귀촌한 이들을 등고리 주민들은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이후 10년 동안 알콩달콩 어울려 잘 살아왔다. 판교면 체육대회에서 등고리 마을은 3년 연속 우승하여 영원히 깃발을 가져오기도 했다.

친환경적인 산너울마을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환경부로 부터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었고 널리 알려져서 많은 지자체와 예비마을만들기 담당자들이 견학을 왔고 그 여파로 여러 곳에 비슷한 마을이 만들어졌다.

위 마을은 모든 주민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환경보존의식을 바탕으로 삶의 터전을 지키고 가꾸어 자연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마을을 이루었기에 자연우수마을로 지정합니다. 2011.1.1. 환경부장관

등고리 마을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아름다운 전통마을 경관을 유지하고 환경개선을 위해 쓰라고 5억 원을 지원받았다. 쉼터 정자 세우기, 산책 둘레길 만들기, 마을꽃길 가로수 심기, 둠벙을 정비해 농업용수를 이용하고 연꽃 단지 만들기, 마을회관 증설하기, 다리 놓기, 어린이 놀이터 만들기로 자연과 조화 이루는 멋진 삶터로 가꾸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이 피고 다양한 나무를 심어 마을 환경이 풍요로운 자연과 어울려 누구라도 흠뻑 반하는 삶터가 되었다. 또 이후 좀 더 멋진 마을을 만들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개발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10억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고정된 마을이 아니라 날마다 진화하고 발전하는 마을이다.

이렇듯이 등고리마을은 서천군내 어느 마을보다도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은 마을로 알려졌고 지금도 꾸준하게 전입자들이 늘고 있다. 판교면사무소에 가서 지난 10년 동안 등고리마을 전입자수를 알아보았다.

“200963, 201034, 201112, 201213, 201318, 201412, 201516, 201622, 201710, 201819, 2019511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점점 농촌마을이 비어가는 때에 오히려 이사 오는 이가 많다는 건 누가 뭐라 해도 농촌의 희망이다. 해마다 인구수가 줄어드는 서천군이 등고리마을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인 셈이다. 현재 68가구 142명이 행복하게 살고 있고, 지금도 여러 새 집을 짓고 있다.

서천군은 생태도시를 지향한다. 봉림산과 천방산을 배경으로 수 백 년 전부터 전통농업마을로 자리 잡은 곳에다가, 정부 국책사업으로 산너울 생태전원마을까지 조성하면서 이제는 국토 균형발전의 모범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렇게 집중적인 정부 지원으로 한층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가고 있는 이 때 등고리마을 주민들에게 난데없이 걱정거리가 생겼다. 주민들에게 한 마디 설명이나 동의도 없이, 주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상관없이 태양광발전 사업자가 들어와 아름다운 마을 다랭이논 한 가운데에 4000평 크기의 태양광발전 시설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에 놀란 등고리 주민들은 비상총회를 열고 사업 시설물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모았다.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주민들의 반대하는 뜻을 서천군 군계획위원회에 전했다. 결국 다음 회의 때 재심의한다는 건 주민의 뜻을 다시 헤아려본다는 것인데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만약 주민 뜻과 다르게 사업을 허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3키로 쯤 펼쳐져있는 등고리 다랭이 논은 점차 태양광 발전 시설물로 들어찰 거고 이후 등고리마을은 거대한 태양광 발전 시설물로 포위될 게 뻔하다. 생태전원마을이 아니라 태양광발전 대단지로 바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자. 아름다운 전통농업 마을, 생태전원마을을 만들려고 애써온 등고리 주민들과 생태도시 서천군 마을만들기 관련 공무원들의 확고한 의지, 수고와 함께 마을 가꾸기 사업에 지원된 많은 예산은 다 날아가고 만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등고리마을 주민들의 소박하고 간절한 바람을 누가 들어줄 것인가? 태양광발전 시설물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뜻보다 일부 사업자의 뜻을 들어줄 것인가? 누구를 위한 군정을 펴나갈 것인가? 군계획위원회에서는 재심의를 하기 전에 등고리마을 현지 답사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한다고 하니, 분명하고 진실되게 마을 현황을 파악한 후 서천군정이 주민들을 위해 펴나가도록 판단해주길 바란다.

화석에너지를 이용하는 화력발전을 줄이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적극 동의하며 그렇게 가야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이상하지 않는가. 주민들을 위해 재생 에너지 정책을 펴나간다는데 왜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가. 당장 등고리 마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왜 한쪽에서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지원하고 또 한쪽에서는 그런 정책과는 아주 다른 시설물 설치를 하려고 하는가. 상식을 가진 이라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지점이다. 또한 멀리 보면 식량자원의 창고인 논을 농지 변경 해주고 태양광 발전 사업을 허가해준다는 건 점점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고 서서히 농촌을 망하게 하는 일이다. 농부들의 일터를 없애는 일이다.

얼마 전 전북 진안군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재판 소식을 들어보니, “국가가 태양광 발전을 적극 보급한다 해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라고 판결했단다. 어떤 좋은 정부 정책이라도 주민들의 간절하고 진솔한 목소리를 외면하며 추진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살아가는 게 민주정치의 기본이고 도리이다. 거기에서 살길을 찾아야한다.

등고리 주민들은 태양광발전 시설물 설치를 반대한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금 이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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