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27)‘그 찬란한 빛들 사라진다 해도’ - 줄리 입 윌리엄스 작
■ 청소년을 위한 책소개 (27)‘그 찬란한 빛들 사라진다 해도’ - 줄리 입 윌리엄스 작
  • 문영 작가
  • 승인 2019.09.19 11:13
  • 호수 9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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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불운한 운명과 맞서 싸운 투쟁기
▲책 표지
▲책 표지

그 찬란한 빛들 사라진다 해도는 온가족이 베트남을 탈출하여 미국에 정착한 중국계 이민자 줄리 입 윌리엄스의 성장 및 투병기이다.

작가는 1976년 베트남에서 선천성백내장으로 앞을 못 보는 아이로 태어났다. 장애를 지닌 손녀를 할머니는 가문의 수치로 여겼다. 약초꾼에게 맡겨 그녀의 삶을 끝내려 했지만 다행히 살아남았다. 그리고 1978년 베트남 내전을 피해 가족 모두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그 후 수술을 받아 부분적으로 시력을 회복하여 미약하나마 보고 쓰는 일이 가능해졌다. 1976은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눈먼 손녀를 죽이려 했던 할머니의 가문에 대한 명예욕이 무섭게 느껴졌다. 가족들은 물론 아이의 어머니마저 반대하지 못했다. 가족의 일원을 희생시키더라도 가문을 지키고 가계를 이끌어가야 하는 책무를 중국인들은 더 중히 여기나보다.

37세 되는 2013년 여름 그녀는 결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태어나자마자 가족들이 자신의 가치를 의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최고의 로펌에서 변호사로 재직하며 승승장구하였다. 잘 생긴 백인 남자와 결혼하여 두 딸을 둔 행복한 시기에 결장암 판정을 받았다. 결장암 4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이 6%밖에 되지 않는다는 불행한 수치를 증명하듯 그녀는 2018년 사망했다.

평범하게 살기도 버거웠을 그녀는 고통과 괴로움이 자신을 만들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고통의 진정한 가치는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데 있다고도 한다. 신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에게 좋지 않은 운명을 씌워준 신에게 요구하고 협상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 굳게 결심하고 규율을 지키며 노력했다,’고 말한다. 나는 고통에 힘들어 했으나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이 책은 암과 싸우다 죽은 환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불운한 운명과 맞서 투쟁을 벌인 여전사의 이야기다. 온몸은 암에게 점령당했지만 정신은 암을 뛰어넘어 평화를 찾고, 죽음도 다른 시작으로 받아들인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다는 알베르 카뮈의 글귀를 소개한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나는, 내 안에 있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여름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도 가슴 속에 누구도 어쩔 수 없는 뜨거운 여름이 있음을 깨닫고 다시 한 번 힘내 도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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