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밀레니얼 가족의 탄생
■ 모시장터 / 밀레니얼 가족의 탄생
  • 한완석 칼럼위원
  • 승인 2019.09.26 11:47
  • 호수 9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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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정의된다. 단위적 개인으로 평가됐던 밀레니얼 세대가 가족을 꾸리면서 베이비 붐 고객군을 서서히 대체하기 시작했다.

즉석밥은 전자렌지 3, 마트의 냉동 돈가스 에어프라이어에 10, 온라인표 특제소스, 야쿠르트 아줌마의 배달 미역국, 달콤한 케잌, 신선한 포도 등 오늘 아침 7시에 새벽 배송을 받는 것이다.

요즘 엄마가 가족을 위해 10분 만에 차려낸 밥상을 받아든 자녀들은 엄마 이건 요리가 아니고 조립이네요라는 포스팅이 넘쳐 난다. 새로운 가족집단의 등장으로 2020년대는 시장의 구매력이 가장 높은 밀레니얼 세대의 고객군이 될 것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의 고객군이다.

현재 60대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가 결혼한 가족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이다. 인구구조 및 소비시장 규모의 향후 한국 소비시장의 몸통이다.

이들에게 가사란 가성비있게 처리할 노동일 뿐이고, 가족 간은 수평관계이며, 가족 개인들의 시간과 공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족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편의도 중요시 한다.

가사노동 투입비용(시간,노동,금전) 대비 가성비를 따진다. 그래서 주부 일을 대신 해주는 가전주부라 불리는 로봇청소기, 식기청소기, 빨래건조기가 필수가전이다. 가사 도우미 서비스업인 도우미 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밀레니얼 가족들의 경제력이 풍족해서가 아니라 가사일 등으로 인한 갈등 및 비효율적 낭비를 막을 수 있기에 다른 비용을 절감해 노동력을 줄이고 있다.

가사노동시간 중 많은 시간의 소모영역이 식사준비이다. 하루 세 끼 집밥 타령하는 삼식이 가족은 옛 말이다. 밀레니얼 가족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있다. ’요리가 아닌 조립이다.

그에 따른 남는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엄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규모가 라면을 제외하고 약 4조원 이상일 것이라 예상한다. 세대적 의식의 변화도 한 몫 했지만 가정간편식의 수준이 집밥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처럼 별도의 조리없이 먹을 수 있는 ‘RTE ready to eat’, 데우기만 하면 먹는 ‘RTH ready to heat’는 한국인의 대표음식인 국, , 찌개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가정 취사용 도시가스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다.

두 번째, 밀레니얼 부부는 동반자이며 자녀는 친구이다. 20세기형의 남편은 경제, 아내는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이분법적 역할 분담은 사라지고 있다. 21세기형은 오히려 부부가 함께 집안 일도 효율적으로 역할 분담한다. 자녀목욕, 청소, 식기세척, 야근횟수, 유치원 데려다주기 등 미리 의논하고 정한다.

자녀에 대한 모성신화는 밀레니얼 가족에게는 소원하다. 아빠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아기 기저귀 갈아주는 신식 아빠가 되는 것이 유행 중이다. 아이들 일기장에 놀이공원, 영화보기 등 아빠의 이야기가 채워지고 있다. 맞벌이 실생활에도 이러한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공동의 역할 분담과 가족구성원 간의 합의를 중시하는 21세기형 밀레니얼 가족의 특성을 반영한 신규 사업도 등장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쇼핑 목록을 공동관리하는 사물인터넷기기(히쿠) 등장으로 식료품 등 구매시 히쿠버튼 만 누르면 제품의 바코드 스캔 물품은 사용자 쇼핑 목록에 즉각 추가되고 구성원과 공유되는 지원 시스템이다.

밀레니얼 부부는 개인 시간과 공간을 존중한다. 집에서 자신 만의 시간을 즐기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자신 만의 온전한 시간을 즐기는 욕구와 서로 취미활동을 존중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사와 육아 시간을 많이 할애한 배우자에게 자유 시간도 배려해준다. 아파트 상가 내에 위치한 휴게시설 상권이 활성화 되고 있다. 혼 영화족, 혼 여행족 등 가족이 각자의 휴가를 즐기는 형태가 최근 유행 중이다.

또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생존보다 의미를 찾고 성취감을 찾기 위한 직업 갖기를 원한다. 시간외 수당 등으로 자녀들 학비 지원하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본인을 위한 피트니스 등 자기계발에 투자한다. 특히 전업주부 등으로 구성된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출산, 육아로 경력 단절된 회원들이 다른 회원들 대상으로 외국어, 요리, 자기계발, 임신, 육아, 칼럼 등 백화점문화센터에 맞먹는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한국고유의 가족문화의 전통도 현실에 맞게 수용하고 있다. ‘배우자 부모와 관계맺기’, ‘며느리의 반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등 새로운 가족관계를 제안하는 프로그램 등 움직임이 사회곳곳에 포착되고 있다. 시댁보단 친정댁 지원 받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가족갈등이 증폭되는 명절 연휴 동안 부부가 각자의 집을 방문해 명절을 보내는 갈등 최소화 방식, 명절을 가족여행 기회, 제사축소 마트식 제사음식주문 등 가족 등을 불편하게 하는 전통도 바꾸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밀레니얼 가족은 이들의 부모인 베이비 붐 세대의 보호 아래 역대 가장 많은 교육을 받았고,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해 새로운 방식의 정보소통을 하고,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란 평가를 받는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심리적 독립을 하지 못한 세대이기도 하다. 경제적 성장을 이룬 시대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가족관계 역시 단순해져 경쟁상대의 형제 수도 줄었다. 이처럼 풍성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인 강한 자기애自己愛를 편애하는 나 나 나 세대이기도 하다.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의 방식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에게 가정이란 더 나은 삶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장소였다. 저성장기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시대의 가정이란 절대적 희생 장소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개인의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적당 만족의 적정행복장소이다.

밀레니얼 가족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변화에 따른 가정 간편식의 질이 향상되며 시대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자기학습과 계발의 영역이 어디인지 특성에 대비하고 있다. 가족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은 향후세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고민하는 21세기형 밀레니얼 세대에 기업,사회,정부에서 이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제도를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의 존엄성과 가치의 행복과 사랑, 천륜이란 뿌리를 외면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트렌드는 엄청난 범죄행위가 일어나는 자업자득이 될 수가 있다.

지금도 미국 몬센토에서 생산되는 유전자변형조작식품을 국내재벌식품기업들이 수입해 장사를 하고 있다. 정부, 기업, 사회 등은 윤리를 외면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기형아가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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