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면 관포리 주민들 축사 적법화 반대 집회
지난 19일 오후 마산면 관포리 하관마을에서는 주민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마을 한 복판에 자리한 축사를 군에서 ‘무허가 축사 적법화’를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전하기 위해 집회를 연 것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가축 분뇨냄새가 심하게 풍겨왔다. 축사는 마을안길 바로 옆에 있었다. 15년 전에 축사 주인 최 아무개씨는 비닐을 이용한 가건물로 무허가 축사를 짓고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현재 40여마리가 있다.
한 주민이 축사 주변을 안내했다. 길가에 버려진 축사로 인해 풀들이 죽어있고 버린 지 얼마 안된 축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소 분뇨를 아무 처리도 하지않고 15년 동안 이곳 도랑에 버려왔습니다”
이곳에 버린 가축 분뇨는 라궁천을 통해 봉선저수지로 흘러든다. 밀집된 민가와 30여미터 떨어진 축사 뒤편에 휴경농지가 있는데 이곳에 축분을 밭주인 허락도 없이 버려왔다고 주민들이 말했다.
“파리, 모기 때문에 살 수가 없어. 밤에는 소 물먹는 통에서 나는 소리, 소 울음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주민들은 그동안 겪은 고통을 쏟아놓았다.
마을 이봉구 이장은 “도저히 살 수가 없을 지경이고 지금도 실정이 이런데 합법화가 되고 나면 얼마나 더 심하겠느냐, 우리가 동네를 다 나갈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법에 호소도 해보았지만 힘없는 약자 편이 아니었다”며 “적법화를 추진한다는 말을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집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은 집회를 한다고 해서 깨끗이 정리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하고 “평소에는 주변이 온통 소똥 천지여서 그동안 입은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한 주민은 “소똥 냄새를 맡으면 소화도 안되고 머리가 아파 병원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축사 주인은 축사 옆 빈 터에 퇴비사를 지어 적법 허가를 받으려 하고 있다. 이곳은 지대가 낮았는데 건물을 짓기 위해 매립하는 과정에서 일부 축분을 이용해 매립했다. 마을 주민들이 이를 파헤치자 축분이 나왔다. 또한 이곳에 빗물이 흘러드는 우수관이 있는데 이도 함께 매립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군청 환경보호과에서 나와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군청 직원은 불법을 보면 고발을 하시지 그랬느냐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분을 채 삭이지 못한 채 “마을 한복판에 있는 축사를 적법화 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