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봉선지 찾아온 가창오리
3년째 봉선지 찾아온 가창오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02.12 17:18
  • 호수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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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복합개발사업 신중 기해야”
▲봉선지 다시 찾은 가창오리
▲봉선지 다시 찾은 가창오리

봉선지에 가창오리가 다시 찾아왔다. 3년째 연속이다. 지난 주 추위에 고창 동림저수지로 남하했던 가창오리들이 날씨가 풀리며 북상하며 이번에는 금강호 대신 봉선지에 머물고 있다.

여름 동안 가창오리는 넓은 시베리아의 습지대에 가족 단위로 흩어져 번식하며 겨울에는 주로 한반도로 내려와 겨울을 난다. 전 세계 가창오리의 개체수는 30만 마리로 추산되며 월동지에서 이들은 집단생활을 한다. 한국에서 가창오리는 멸종위기1급 동물로 지정돼 법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금강호는 이들 가창오리의 월동지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가창오리들이 3년째 봉선지에 나타난 것은 봉선지가 이들의 월동지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창오리는 사람의 간섭을 매우 두려워하기 때문에 낮에는 안전한 호수 한 가운데에서 휴식을 취하며 밤이 되면 인근 논으로 이동해 벼의 낙곡이나 벼 포기 뿌리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창오리의 90% 이상은 한국에서 월동을 한다. 따라서 가창오리의 현란한 군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탐조관광자원으로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봉선지 주변 봉선복합개발사업
▲봉선지 주변 봉선복합개발사업

그러나 서천군은 봉선지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봉선지 주위에 많은 시설물들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봉선지를 가로질러 시초면과 마산면을 잇는 생태학습탐방교는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이는 봉선지를 찾는 각종 야생조류들에게는 커다란 방해물이 될 것이며 특히 사람의 간섭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가창오리들을 더 이상 이곳에 머물지 못하도록 내쫓는 일이다.

봉선지복합개발사업은 가창오리들을 비롯한 이들 야생조류들을 배려해 추진돼야 한다. 이들이 없다면 봉선지는 전국 어디에나 흔히 볼 수 있는 내륙 호수로서 봉선지만이 가지지고 있는 장점을 상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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