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일본의 대표적 추리소설가 ‘야쿠마루 가쿠’의 사회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범죄 추리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나, ‘사토시’는 친구인 ‘오치아이’와 동업으로 술과 요리를 같이 파는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고, 그의 주변 인물로는 동업자이며 친구인 ‘오치아이’, 보조 직원 ‘메구미’, ‘고헤미’가 있다. ‘나’에겐 모두 소중한 이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약속을 한다. 크게는 나라의 법이 있고, 작게는 이웃과의 간단한 오찬 약속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약속을 지키지만 간혹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약속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잊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나’는 약속을 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약속을 했었다.
‘짝의 얼굴이 몬스터(괴물) 같아서 그 아이와 같이 밥을 먹으면 토악질이 나서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한다.’는 딸의 말을 듣고 주인공이 버럭 화를 낸다. 별것 아닌 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자신도 한때 몬스터 같은 얼굴로 살았던 기억이 떠오른 때문이다. 불길한 느낌으로 출근한 그에게 15년 전 기억 속에 숨겨 둔 ‘노부코’의 편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고아원에 버려졌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흉측한 얼굴 때문이었다. 괴롭힘과 멸시의 대상이었던 그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갈수록 폭력적이 되었다. 범죄의 소굴에 빠져 나쁜 짓을 일삼으며 살았다. 결국 야쿠자의 조직원을 칼로 찌르고 쫓겨 다니며 은신처조차 구할 수 없었던 그에게 ‘노부코’는 청부살인을 의뢰하였다. 부탁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면, 그가 신분을 세탁하고 얼굴을 성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노부코’는 자신의 딸을 성폭행 살해한 살인범들이 언제 석방될지 알 수 없는 데다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대신 복수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가족이 범죄에 희생된 사람의 고통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흉악범인 무기수가 모범수로 가석방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일시 범죄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던 사람이 갱생하여 평범한 일상을 얻으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경고다.
누군가에 의해 청부 살인이 이행되고 ‘나’는 물증까지 확실한 범인이 되어 수배된 것이다. ‘사토시’는 정해진 시간 안에 남은 한 사람의 범인을 죽이거나 협박범이 누구인지 밝혀내야만 납치된 딸을 구할 수 있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잃지 않으려는 남자의 고군분투가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