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유권자의 의견을 먼저 묻는 국회의원
■ 모시장터 / 유권자의 의견을 먼저 묻는 국회의원
  • 박병상 칼럼위원
  • 승인 2020.04.02 14:05
  • 호수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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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이 눈앞이다. 하지만 후보의 변명을 보니 기운이 빠진다. 4년 뒤를 다시 기다려야 하나. 참담해야 했던 기억이 이번 선거에 반복되려나?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출마자의 인식을 미리 파악할 수단이 여전히 없다. 초선을 기대하는 후보는 물론이고 재선 이상을 바라는 후보 역시 대의제 민주주의 본령을 제대로 이해할까? 이해한다면 당선 이후 본분을 다할 수 있을까? 21대 총선 유권자는 여전히 미덥지 않다.

험지? 평소 지역에 뿌리내리려 노력하지 않던 후보가 타의든 자의든, 연고 없는 선거구를 도전하려 할 때 내뱉는 말이다. 정치권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면 연고 없는 지역의 유권자들도 자신을 환영할 거라 믿는 걸까? 연고 없는 지역에 출마하고자 하는 정치 초년생도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다. 대의제 의원의 포부를 밝히기보다 자신의 화려한 이력을 앞세우지 않던가. 서울의 유명한 대학 출신에 해외 유수 대학의 박사학위가 지역을 대의할 자격이라도 된다는 건가? 유권자를 우습게 여기는 게 분명하다.

국가 차원의 입법을 위해 의원이라면 반드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고 논의하며 수렴해야 하건만, 통 그런 노력으로 분주한 모습을 지난 임기 내에 보기 어려웠다. 당론 때문이라고? 당론을 정하려 논의할 때 지역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려 노력해왔던가? 지역보다 계파 이익에 몸을 바치지 않았던가? 정치 초년생은 출발부터 계파에 소속되려는 행태를 보인다. 그래야 공천이 되나? 구태가 아닐 수 없다. 구태를 대의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지역 주민의 의견은 있으나 마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의회를 왜 다시 구성해야 하나. 폭력배의 조직 키우기 같은 모습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단체장 선거가 아니므로 개발이나 행정을 주무르는 공약은 의원 후보의 최우선 덕목일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공허하기 짝이 없다. 신기루를 현혹하려는 선동에 가깝다.

계층이나 직능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비례대표 후보들은 대의제의 본령을 각인하고 출마를 고민하는가? 국가와 민족의 내일을 염두에 두고 나섰는가? 이번 21대처럼 비례대표 후보를 종잡기 어렵게 내세운 총선은 일찍이 없었다. 4년에 고작 한 차례 주어지는 주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을 향해야 하나. 자신과 가족의 오늘과 내일의 행복을 위해 의원 후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유권자는 오늘도 무력하다. 21대 후보들과 정당들, 유권자에게 무례하다고 느끼지 않나? 지난 총선 투표장처럼 이번에도 무력하질 테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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