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어민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사설 / 어민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 뉴스서천
  • 승인 2020.05.01 11:21
  • 호수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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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월 전남 장흥에서 김 양식을 하는 어민들 110명이 모두 모여 산 사용 청산을 위한 무산 김 양식 선포식을 가졌다. 김 양식에 염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어민들의 자발적인 선언이었다.

어민 30% 정도는 반대를 했지만 이들을 설득하는 데 3년이 걸렸다 한다. 죽어가는 바다를 그대로 볼 수만은 없었다. 이들 어민들이 군의 지원을 받아 장흥무산김주식회사를 설립하고 20096월에 공장 준공식이 있었다. 군이 지분을 갖고 참여했기 때문에 공기업이기도 하고, 어민들 110명이 소액 주주로 참여했기 때문에 사기업이기도 한 독특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한두 명씩 무기산 사용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염산을 치면 면허가 취소된다. 포구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염산을 뿌리는 데 들어가는 모든 도구와 장비를 철수했다.

장흥에 지주식이 30%, 부류식이 70%인데 지주식인 경우는 썰물 때 물이 빠져나가면 자연적으로 햇볕에 노출돼 파래나 규조류 등 잡티가 죽는다. 부류식은 24시간 물에 잠겨 있기 때문에 이들을 죽이는 염산을 친다. 그러나 부류식도 공기 중에 노출을 시켜주면 엽체가 두꺼운 김만 살고 파래나 규조류가 죽는다. 그래서 김발을 뒤집어 4시간 이상 수면 위에 띄워 놓는다. 김발 뒤집는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김이 공기 중에 노출돼 있는 동안에는 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량이 줄어든다. 30% 정도 감산이 됐다. 질도 낮아졌다. 그러나 자연 그대로의 김이 살아나 김 고유의 향이 난다. 또한 바다가 살고 갯벌이 살고 다른 생물들이 살아나 전체 소득은 예전보다 많아졌다. 낙지가 다시 살아나 주요 소득원이 됐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낙지 20% 이상이 이곳 득량만 장흥 갯벌에서 생산된다. 닻을 감아 올리면 닻에 낙지가 수없이 달라붙어 올라온다. 이처럼 어민들의 각성이 바다를 살리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가능케 했다.

최근 장항물양장 주변에서 대량의 무기염산통들이 발겼됐다.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염산 통들도 쌓여있었다.

서천군에서는 김 활성처리제로 사용하는 유기산의 사용을 권장하면서 구입비용의 80%까지 지원해주고 있지만 무기산의 사용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산도가 약하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바다에 유해독극물을 들이붓는 무기산 사용은 김 외의 다른 모든 생명체들을 죽이는 행위이다. 비중이 바닷물보다 훨씬 커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저서생물을 죽이고 바다의 사막화를 불러온다.

이제부터라도 어민들 스스로 먼저 나서서 바다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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