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신성리갈대밭에 들이붓는 돈다발
사설 / 신성리갈대밭에 들이붓는 돈다발
  • 뉴스서천
  • 승인 2020.07.09 16:49
  • 호수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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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는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로서 매우 중요한 식물이다. 금강하굿둑이 생기기 이전 금강 하구에서 부여까지 강 양쪽 기슭은 이러한 갈대의 군락지였다. 조수가 밀려들며 뿌리가 물에 잠기기를 반복하며 금강이 날라다 부려놓은 모래는 이들이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기에 더없는 적지였다.

화양면 사람들은 금강변에서 우어를 잡아 강경에 내다팔아 많은 소득을 올렸다. 화양에서 우어가 가장 많이 알을 낳고 가장 많이 잡혔다 한다. <세종실록> 지리지의 토산조에 우어의 생산지로 경기도 양천현과 충청도 부여현이 등장하고 있으며 성종대에 간행된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도 한산군과 서천군의 토산조에 특산물로 우어(葦魚)가 실려 있다.

갈대가 완전히 자란 것을 한자로 ()’라고 하는데 우어는 위어(葦魚)’에서 나온 말이다. 갈대고기라는 뜻이다.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우어는 연안성 어종으로 강 하구의 기수역을 오르내리며 서식하는데 산란을 위해 2월부터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산란은 58월에 갈대가 있는 갈바탕에서 일어난다. 부화한 어린 물고기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바다에 내려가서 겨울을 지내고 다음해에 성어가 되어 다시 산란 장소에 나타난다.

신성리 갈대밭은 이러한 자연과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빠르게 육상식물이 침투해가는 가운데 갈대밭의 원형을 지키려는 노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자연의 모습을 훼손하며 수십억원을 쏟아부은 여러 형태의 공사가 추진됐다.

갈대밭에 연못을 조성하고 설치한 무자세는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었고, 원생 자연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돌지않는 풍차가 미관을 해치기도 해치기도 했다.

신성리갈대밭을 찾는 관광객들은 원생자연으로부터 전해오는 마음의 치유 효과 때문이 대부분이다. 오직 서천의 신성리갈대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경관이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군이 31억원을 들여 신성리갈대밭에 각종 시설들을 들여앉혔다. 기존의 데크시설을 철거하고 새로 스카이워크, 핑크브릿지가 들어섰다. 갈대밭 중앙에 거대한 전망대가 들어섰다. 언젠가 하굿둑 개방으로 물이 잠겼다, 빠졌다를 반복하며 되살아나야 할 원생자연을 돈다발을 들이부으며 철저히 파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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