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지 찾아온 황새, 서천에 정착할 수 있을까
봉선지 찾아온 황새, 서천에 정착할 수 있을까
  • 홍성민 시민기자
  • 승인 2020.10.08 08:22
  • 호수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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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지개발사업’, 철새 서식환경 조성 우선해야
▲봉선지를 찾은 황새 4개체. 9월 26일 봉선지
▲봉선지를 찾은 황새 4개체. 9월 26일 봉선지
​​​​​​​▲봉선지에 나타난 황새
▲봉선지에 나타난 황새

황새목 황새과의 황새는 시베리아 남동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동부와 한국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로 적은 수가 11월 초순에 도래해 3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시베리아 동부 아무르강 유역에 400여 쌍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적으로도 절종 위기에 처한 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지구상 생존 개체 수는 2500개체 이하다.

▲미꾸라지를 포획한 황새
▲미꾸라지를 포획한 황새

한편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는 195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했던 텃새이기도 했다. 황새는 다른 새들에 비해 다리가 늘씬하고 키가 커서 큰 새란 뜻인 한새로 불렸다가 지금은 황새로 불린다고 한다. 마을의 큰 나무에서 번식했으며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새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논에 농약을 살포하면서 먹이가 사라지자 개체수가 급감했다. 마지막 번식지였던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에서 살던 한 쌍이 19714월 수컷이 사냥꾼에 의해 사살된 이후 암컷 홀로 무정란을 산란해왔으나, 농약에 중독되어 198311월 과거 동물원이었던 창경원에서 완쾌된 이후, 다시 지금의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와서 생활하다가 19949월에 죽었다. 이것이 한국 야생 텃새인 황새의 마지막이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인공 번식과 자연 부화에 성공해 황새를 복원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2015년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공원(135669)을 조성하고, 그해 93일 황새 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우리 산하에서 황새가 사라진지 44년 만이었다.

▲C80이란 표식을 한 황새. 2020년 5월 12일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 둥지탑에서 야생증식으로 태어난 수컷이다.
▲C80이란 표식을 한 황새. 2020년 5월 12일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 둥지탑에서 야생증식으로 태어난 수컷이다.

이후 예산 황새공원에서는 올해 8마리를 자연 방사하는 등 최근 5년 동안 황새 5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지금 우리 산하엔 황새 87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에 적응한 황새가 야생 상태에서 짝짓기를 통해 꾸준히 자손을 늘려가고 있다.

황새는 암수의 색깔이 같다.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크고 부리가 두텁고 길다. 날개의 검은색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흰색이다. 부리는 매우 크며 검은색이다. 홍채는 엷은 노란색이며 눈 주위가 붉은색이다. 다리는 붉은색이다. 몸길이는 112cm이며 날개를 폈을 때는 195cm에 달한다.

▲날개 아랫부분이 검은 색인 황새
▲날개 아랫부분이 검은 색인 황새

황새는 부부관계가 좋기로 원앙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매년 같은 둥지를 보수해 번식한다. 번식기에는 무리를 짓지 않고 비교적 조용한 곳에서 독립된 쌍을 형성해 생활하며 어린새는 둥지를 떠난 뒤에도 일정 기간 어미새와 함께 생활한다.

번식기는 주로 2~4월이며, 한번에 1~4개의 알을 낳는다. , 하천, 호수에서 작은 물고기, 개구리, 들쥐, 미꾸라지, 뱀까지 잡아먹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이다. 종종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황새가 지난달 24일 서천 봉선저수지에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1개체가 온 데 이어 올해에는 4개체가 찾아왔다.

이번에 발견된 황새에서 밴딩 C54(개체명:광시), C80(습지), C84(긍정) 등이 확인됐다. 특히 C54 광시는 201593일 첫 방생된 A01 대황의 손자뻘 황새로써 2019727일 야생의 둥지에서 태어나 자란 수컷이다. 위성 수신기가 부착된 C54는 지난달 예산에서 부여, 그리고 해남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서천으로 이동한 걸로 조사됐다.

C80습지는 2020512일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 둥지탑에서 야생증식으로 태어난 수컷이다. C84긍정은 202068일 예산군 광시면 관음리 둥지탑에서 야생증식으로 태어난 암컷이다.

고향이 예산인 이들 황새들이 서천에 정착해 서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황새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먹이 서식지, 예를 들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습지나 친환경 농경지, 그리고 적절한 번식지로 둥지를 틀 수 있는 높은 나무가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서천군은 물버들 생태체험학습센터 조성사업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생태탐방교와 에코전망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봉선지는 최근 들어 가창오리와 저어새에 황새까지 찾아오고 있는 이들의 소중한 서식지이다. 이들을 보호하고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서식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0월 1일 시초면 태성리 전봇대에 앉아있는 황새.
▲10월 1일 시초면 태성리 전봇대에 앉아있는 황새.
▲기류를 타고 고공 비행을 하고 있는 황새
▲기류를 타고 고공 비행을 하고 있는 황새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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