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마을만들기사업,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❷진안 원연장 마을
■ 기획취재 / 마을만들기사업,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❷진안 원연장 마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11.12 15:28
  • 호수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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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를 최대한 투명하게…매월 결산보고·감사

“고령화 노인들…이분들 엄청난 잠재력 있다”

전북 진안읍 연장리 원연장 마을은 진안군청에서 4km 정도 거리에 있지만 한적한 산골마을이다. 연꽃이 물 위에 더 있는 연화부수(蓮火浮水) 형국이어서 연장리(蓮章里)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하며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연장천으로 복이 다 빠져나가 인재가 나지 않고 재물이 다 빠져나간다는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다. 용담댐으로 많은 마을들이 수몰된 아픔을 안고 있는 진안군은 2008년도부터 마을만들기사업을 시작했으며 국비의 지원을 받아 이를 잘 활용함으로써 마을이 탈바꿈을 하게 됐다. 지난 9월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원연장 마을기업이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지난 109일 뉴스서천 취재팀이 원연장 마을 신지연 사무장으로부터 원연장마을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편집자>

▲원연장마을 신지연 사무장
▲원연장마을 신지연 사무장

- 원연장마을을 소개해 주세요

= 마을에 사는 주민은 40명이고, 28가구가 살아요. 이중에 23가구가 영농조합법인인 마을기업에 조합원으로 들어와 있고. 나머지 5가구는 5년이 채 안되신 분들이에요. 농사짓는 분들은 아니고, 귀촌한 분이에요. 조합원이 되려면 5년 이상 살아야 해요. 그분들은 (조합원으로) 대기하고 있는 것이에요. , , , 육십 대에요. 마을 주민은 거의 다 노령층이에요. 거의 80, 90세가 되시니까요. 젊으시면 70대에요. 원연장마을 입구에 숲이 있는데 이 숲은 연장저수지를 일제강점기 때 만들다 보니까 마을의 좋은 기운이 빠져 나간다고 해서 수구막이용으로 숲을 만든 것이에요. 원래 마을 숲은 땅의 기운이 세다고 해서 근처에는 집을 짓는 것이 아닌데 40년 전에 외부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집을 짓고 살다보니까 지금은 다른 마을로 나누어졌어요. 마을에 밭이 적고, 논도 가운데에 조금 있어요.

- 원연장마을이 추진한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마을 뒷산에 있는) 꽃잔디 밭이 개인 사유지에요. 2008년에 꽃잔디를 잘 활용해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했죠. 주민들 성향이 좋은 게 있어요. 조사를 해봤더니 특징이 몇 가지 있더라고요.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해요. 그러니까 참여도가 더 원활한 게 있고, 대농도 없다보니 사는 게 다들 그만그만하니 빈부격차가 없고, 그래서 갈등이 적은 것이에요. 어른들이 소일거리로 생각하고 모이다보니까 뭐 해보자 하면 바로 움직이셔요. 실행력이 아주 좋아요. 뭐가 없으니 초창기 4, 5년 동안 산나물 뜯어다가 팔고 했는데 그게 우리 마을의 대표상품이 된 것이에요. 땅이 별로 없어서 농산물이 없다보니까 산에 가서 옛날에 먹던 달맞이, 망초, 명아주 등 대, 여섯 가지 나물을 채취해가지고 건나물로 판매하거나 식당에서 반찬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어요. ‘꽃잔디축제로 유명해지다 보니까 마을내 식당에서 한 번 음식을 먹어보고 계속 단골이 되어서 점점점 소문이 나고 있어요. 작년 한 달 동안에 방문객이 한 8만 명 정도였어요. 여러 마을기업 중에서 우수마을 선정 이유가 이런 것이었죠. 지금은 판매하는 종류가 더 풍성해졌어요. 원연장마을이 활용을 잘했던 것 중 하나는 연밭이에요. 마을 지형이 연화부수형이라 주민들이 연을 심은 거에요. 그리고 연잎을 이용해서 만든 연잎밥과 마을에서 생산한 건나물을 포함한 15 가지의 반찬이(식당의) 주요 음식이에요. 연잎하고 15가지 건나물로 만든 뷔폐음식이죠. 그리고 1월부터 주민들이 연을 활용한 체험행사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군내 학생들만 집중적으로 우리 마을로 와요. 한 학년에 같은 친구가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마을에 오다 보니까 연을 활용해서 매월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연잎밥, 연잎차, 연근, 연피자 이런 것을 계속 만들게 되니까 저희는 계속 노하우가 쌓이게 되는 것이죠. 지역 학교와 연계해서 계속 하다 보니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요.

저희가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한 지 13년이 되었거든요. 2008년부터요. (지원받은 돈이) 적지도 않지만 돈을 엄청나게 많이 지원받고 한 마을은 아니에요. 진안군이 왜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는지는 아시잖아요. 용담댐 때문에 워낙에 인구가 줄어들어 마을공동체나 지역사회가 잘 활성화 되려는 방안을 생각했던 것 같애요. 국책사업으로 대단위로 하는 사업은 처음부터 효과가 없고,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역량강화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진안군은) 6단계별로 지원을 방법을 썼는데 (맨 처음) 아주 소규모의 돈을 지원해 주민들이 화합을 하는 단계별 사업을 한 것이죠. 2008년도에 사업을 했을 때는 1단계 사업에 150만 원을 받아서 했어요. 현재는 1단계 사업의 경우 300만 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진안에 있는 310개 마을 중에서 50여개 마을에 지원을 해주면 거기서 심사를 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요. 그렇게 단계별로 넘어가는데 두 번째 단계는 1천만원으로 경관사업을 하고, 3단계는 으뜸마을사업이라고 증액이 더 돼서 5천만 원을 지원받아 소득사업도 가능한 거예요. 원연장마을은 그 소득사업을 잘 활용했기 때문에 계속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었죠. 2015년도에 4단계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으로 35천만 원을 받았죠. 2018년부터 최종적으로 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10억 원짜리 사업을 했는데 올해 사업이 완료가 되요. 요렇게 단계별로 사업을 하고 있고, 최종목표는 마을이 경제적인 자립을 하는 것이에요. 원연장마을 경우에는 2015년 마을기업을 시작했어요. 나라에서 돈을 지원해서 마을사업을 하는데 소득이 날 수 있는 방법이 쉽지는 않았어요.

주민들이 아무리 역량이 있다고 해도 전문 경영인도 아니고 그 안에서 조율을 하는 일들이 쉽지가 않잖아요.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마을기업을 해보라고 권유를 받은 거에요. 마을에 재정 구조를 보다 체계적으로 갖추기 위해 마을기업으로 지정을 받고 농가레스토랑을 시작한 거에요. 마을기업이 (시작한 지가) 6년이 되었거든요. 마을사업이 좀 더 경제중심 활동으로 갈 수 있도록 빨리 변화를 탄 거죠. 마을사업은 5단계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최종단계인 마을자립단계가 80퍼센트 이상 실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사무장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마을에서 다 유지가 되고 마을에서 감당하는 거죠. 돈만 가지고 자립한다는 것이 아니라, 복지 부분까지도 감당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마을에서 가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에요.

▲원연장마을 전경. 왼편으로 마이산 봉우리가 보인다.
▲원연장마을 전경. 왼편으로 마이산 봉우리가 보인다.

-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소득 향상은 얼마나 되었습니까?

= 현재 농가레스토랑이라는 마을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 판매도 하고 있으며, 마을 체험행사도 하고 있어요. 1년에 25천만 원 정도의 소득이 됩니다. 그래도, 마을사업으로는 개개인의 생업을 책임지기는 힘들어요. 고령화된 우리 주민들에게 용돈 정도가 되는 거지요. 소일거리로 함께 움직이고 재미있게 소소히 벌자는 거지요. 마을식당에서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 연잎밥 뷔페 한 끼가 8천 원이면 저렴하죠.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것들이라 믿고 먹을 수 있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재료비이지만,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저렴하게 제공하는 거에요. 농가레스토랑 운영과 농산물 판매, 선진지 견학 방문객 수용, 그리고 원예, 족욕 체험 등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마을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농가레스토랑
▲마을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농가레스토랑

-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향후에 어느 부분까지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번(올해 9)에 행정안전부로부터 원연장 마을기업이 우수마을로 선정이 되었고, 5천만 원 상금을 받았어요. 그 발표내용은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을)직접 다 한 것을 정리한 것이거든요. 전국에 11개 마을을 선정해 그 안에서 시상을 하는데, 우리가 우수상을 받았어요. 저희들은 서두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마을 수익을 남겨서 기계도 다 사고 그랬어요. 떳떳한 거에요. 나라에서 군에서 비용을 들여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대개 회의적인 부분이 많은데 저희 원연장마을 경우는 효과적으로 결과물이 나온 상태고, 그것을 더 확장시키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어요. 마을만들기사업을 통해 그 혜택이 개별 마을 안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단위) 지역으로 확대하자는 거죠. 사회적경제에 대한 얘기가 많잖아요. 거기까지 가려고 주민들이랑 애를 많이 쓰고 있는 것이죠.

▲산과 들에나는 풀들을 상품화 했다. 명아주 나물
▲산과 들에나는 풀들을 상품화 했다. 명아주 나물

 

-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원연장마을은 3년 전에 갈등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3년 동안 다행히 바람직하게 극복을 잘했어요. (당시에) 일절 외부에서 지원을 다 끊었어요. 2017년 이후로 마을 소득사업에 대해 지원을 받지 않았어요.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우선 내부적인 문제들을 검토했지요, 2년 동안 정비를 하고서 내부 재정이 훨씬 좋아진 것이죠. 이유는 딱 한 가지, 투명성, 주민들에게 모두 공개하자, 그리고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다 내놓았더니 아주 좋아졌어요. 마을만들기 사업은 처음에는 투자대비 효과가 없는 것 같지만 주민들의 역량이 점차 성장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행정은 그것을 믿지 않는 듯 했습니다. 저희 마을이 위기 상황일 때 외부에서는 이제 원연장마을은 1, 2년 안에 끝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 일이 발생한 후) 1, 2년 동안 행정이나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우리 마을사업에 대해 관여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상태에서는 누구도 관여할 수도 없어요. 3년 동안 사무장 일을 하면서 객관적으로 지켜보니 주민들의 역량이 있다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회계를 최대한 투명하게 하도록, 매월 결산보고를 하고, (매월)마다 감사를 받으며 반복적으로 주민들의 이해를 돕도록 실행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3년이 넘도록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마을 경제순환에 대한 이해도가 딱 생기니까 고령화된 어른들이 더 합리적으로 판단을 하시더라고요. 그거는 제가 볼 때 굉장히 큰 발견이에요. 고령화돼서 아무것도 못 하시는 게 아니라 이분들이 엄청나게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예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본인들의 눈으로만 보기 때문에 이 주민분들이 텃세가 심하고 편견이 심하고 무식해라고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거에요. 주민들 눈높이에 맞추어서 설명을 해드리면 가장 좋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더라고요. 제일 문제가 뭐냐면 이장이나 리더(마을 대표)들이 그 정보공개를 두려워하는 거에요. 뭣 때문에 그러냐 하면 본인이 찔려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장들이 말하기를) “(이장이)가 얘기를 하면 (주민들이) 더 요구를 한다는 거에요. 내가 전 이장님이 있을 때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개하고 편하게 하시지요라고 그랬더니 (그 이장님이) “버릇들어, 주민들에게 자꾸 말을 하면 주민들이 더 원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집행을 절차대로 하기 때문에 가릴(비밀로 할) 게 없어요. 더 떳떳하고, 내가 일 하는 것을 더 보여줄 수 있는데 말이에요.

- 회계부분 공개에 대해 강조하시는데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 20179월에 마을이 굉장히 힘들어서 통장을 다 털어 정리를 해서 회계보고를 해드리겠다고 해서 주민들이 모였어요. 회계보고 자료가 엄청 많아서 어르신들이 당연히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다른 마을에서는 마을사업이 잘 될 때 회계사한테 다 맡겨버리고, 그 이야기에 대한 구조들을 어르신들은 어려우니까 신경을 쓰지 마세요라고 그렇게 해 버려요. 저희들은 분란이 생겼기 때문에 최대한 주민들이 알아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에요.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셔서 다 읽어드렸어요. 하루에 수입이 얼마고 지출이 얼마고, 밥 공기, 술 판 것, 콩나물 얼마나 산 것들을 다 읽어드렸더니 일 년 동안을 다 들으시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씩 하니까. 그런데 일 년을 딱 지나고 나니까 (수입과 지출이) 뻔하잖아요. 그래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도로까지 보고 서식이 단순화돼서 보고가 가능하게 되더라고요. 회계사가 하는 것은 따로 저희가 제출을 하죠. 우리 주민들이 보는 별도의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감사님도 마을에서 제일 까다로운 두 분을 섭외해가지고 매월마다 봐주시거든요.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마을 소득사업에 대해 점점 내 일처럼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 마을회의는 어떻게 합니까?

= 저희 마을은 주민수가 적어서 주민 전체가 참석하는 회의를 해요.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지만 주민 전체 회의를 하죠. 전체를 한 통으로 보죠. 일부만이 참여하는 회의가 다른 주민들에게 파급효과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을이 소규모이니까 이렇게 가능한 거에요. 마을이 큰 제주도에서도 오는데 그 때마다 이렇게 작은 마을도 되니까 더 큰 마을은 더 잘 되도록 모색해 보세요라고 말씀드리죠. 큰 마을은 더 작은 조직으로 나누고, 그 구성원들이 재정과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죠.

- 마을에 거주하려는 귀촌인들에 대해 기존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마을 대표의 역량이 중요한데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자꾸 받아들이려고 하세요. 지금 이장님은 여기 마을에서 태어나서 오랫동안 사신 분이고, 연세가 67세라서 마을내에서 막둥이이에요. 자기 밑으로 젊은 사람이 없다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시고, 특히 예술인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맨날 얘기를 하세요. 식당에 손님들이 오면 우리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분이 들어와 살면 좋겠다고 말씀도 하세요. 실제로 마을 분이 아닌데도 마을축제를 할 때 우리 마을에서 어떤 일이 필요합니다그러면 참여를 많이 하세요. 좋은 마음으로 와서 도와주시죠. 외부에서 와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해요.

- 행정기관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원하면서 꼭 염두해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2018년부터 2020년 올해까지 시행하고 있는 10억 원짜리 사업은 실제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아니고 건설교통과에서 국비를 받아서 하는 마을종합개발사업 이에요. 다른 사업들은 마을주민들과 합의를 해서 진행을 다 해왔고, 이번 사업도 군에서 우리에게 물어본다고 했거든요. 주민들도 희망에 차 있었거든요. 돈 가지고 분란도 없고, 우리가 필요한 것을 다 듣고 추진하겠지라고 생각한 거에요. 그런데 3년 동안 집행하는 것을 봤더니, 1년차에는 예비계획을 세운다면서 하는 둥 마는 둥 해버리고, 2년차에는 설계를 한다면서 우리 주민들과 합의도 하지 않고 해버렸고, 지금 3년째 마지막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물건이 뭐가 들어오는지 모른다는 거에요. 내역서 달라고 했어요. 왜냐면 4단계까지 (행정이)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을 조정해 진행했는데 이번 사업은 우리가 컨트롤(조정)을 할 수 없는 거에요. 이렇게 국비가 들어가는 사업을 마을주민들과 협의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에요. 그런데도 농촌다운 사업이라고 한 번에 20억 원 사업이 들어가고 있어요. 진안에도 (마을) 두 군데 가 포함되었어요.

- 앞으로 지원을 받아 진행하려고 하는 마을사업이 있습니까?

= 사실은 돌아오는 다음 주에 10억 원짜리 사업 심사를 받아요. 그거는 연장저수지 쪽에 둘레길을 만든 일에요. 저희 마을뿐만이 아니고 인근마을까지 주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사업이에요. 그 운영은 마을이 맡을 수 있는 역량이 되니 운영권을 저희 마을에 맡기겠다고 한 거에요.

▲마을 박물관
▲마을 박물관

-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과 지금까지 진행한 마을사업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기록물로 정리할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민들의 구술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마을과 관련한 문헌들을 보면 주민들도 이게 아닌데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요. 마을 아카이브구축 사업이 다음에 추진할 마을사업으로 들어가 있기도 해요.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한 번에 많은 돈을 주다 보니까 건물만 짓고 끝나는 경우가 많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진안에도 마을만들기 사업을 한 마을 중에는 건물만 지어놓고 활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마을공동체가 와해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우리 원연장마을을 하나의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주민들에게 있어요. 1년에 전국 각 지역에서 200군데 정도가 선진지 견학으로 저희 마을을 찾아오세요. “저희가 이렇게 해왔어요앞으로 더 열심히 모범적인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그것 중에 하나가 회계 투명성인데 사실 어려운 게 아닌데 겁을 내서 안 하시는 거에요. “우리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하고 있으니 이렇게 투명하게 하면 리더(마을 대표)들도 고생하신 보람이 더 있으실 꺼에요. 한번 해보세요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죠.

- 마을 사무장 역할을 하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 같은 경우는 2015년도부터 일하고 있으니 6년째죠. 제가 마을에 오기 전에 마을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이미 7년간 해 오신 것이죠. 제가 서울에서 내려온 지 7년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원연장마을은 완전히 신세계인 거에요. 회계나 이런 조직들을 처음 경험해 봤는데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이게 특별한 게 아니라 다 투명한 구조로 간다면 공동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봐요. 이런 것을 고령화된 농촌에서 모델을 찾는다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실현되는 게 신기하고 그렇죠. 제가 똑똑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 때문에 제가 (사무장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죠. 어르신들의 생각들을 관찰하다 보니까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연륜들을 제가 다 배우게 되었죠. 어른들이 텃세가 있다는 둥, 돈밖에 모른다는 둥 이렇게 말을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잖아요. 예전에는 두레, 향약, 품앗이 이런 공동체 정신이 마을에 다 있었는데 중간에 마을에 무분별한 지원금을 쏟아 붓다보니 거기에 적응이 돼서 주민들이 원래 가졌던 고유의 생각들을 다 잃어버리는 거에요. ‘마을만들기라는 것은 예전에 마을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성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봐요.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 같더라고요. 너무 생각들이 좋으세요. 저희가 그 덕으로 사는데 말이에요. 우리 마을주민들도 선진지 견학을 가는데 여행지도 함께 가고 그래요. 여행을 다니시다가 점점 무엇인가를 배워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 마을 사무장은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해소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20179월부터 매월 회계보고를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 달을 거르지 않았죠. 힘들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제는 적응이 됐어요. 그런데 다른 마을 사무장들 번거롭게 생각할 수도 있을거에요. 이것을 사무장 업무 규정으로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부지런한 사람이 아닌데도 가능하더라구요. 다른 마을에서 선진지 견학을 하러 오시는 어르신 분들에게 제일 궁금한 게 뭐세요라고 여쭤보면 그러세요. 그게 답인데 아무도 안 하는거예요. 그것을(회계보고를) 쉽게 하는 서식을 고민하면서 해야 해요. 저희 마을에 일이 많은데도 매월 회계보고를 합니다. 다른 마을도 할 수 있어요. 사무장 임금은 최저임금으로 4대 보험을 포함해서 180만 원이에요. 사무장 임금은 농림부가 90퍼센트를 주고, 마을에서는 10퍼센트를 부담하죠. 사무장 교육을 가서 우리의 가치를 최저임금에 맞추지 말고 그 이상으로 높여 나가자라고 말하죠. 요즘 사무장들이 최저임금이라는 말 때문에 더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려고 하죠. 농림부 쪽에다가 사무장 호봉을 올려달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거든요. 대신에 사무장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복무규정을 정해야 한다고 봐요. 마을만들기는 마을 분들만으로는 일의 진행이 어려워요. 객관적인 제3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마을 내에서 건강한 조율을 할 수 있다고 봐요. 농촌마을에서 실질적인 소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돼요. 제가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할 때 보고를 한다 하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분을 모셔놓고 제가 질문을 해요. 저도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는데 마을 일에 대해 질문을 드리죠. 마을 일을 아셔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죠. 주민들이 마을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그 다음 단계로 갈 수가 있어요. 정부가 마을에 지원하는 사업들을 통해 마을의 여러 가치를 끄집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농촌마을 사업은 매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 마을 내에 마을 공동공간을 새롭게 신축하는 것이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부에서 선진지 견학을 너무 많이 오시는데 예전 공간으로 수용할 수가 없어서 새로 지었어요. 외부의 시각으로 볼 때는 마을에 건물이 더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주민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기 위해서 신축보다는 기존 건물물의 활용도를 높이려고 해요.

- 서천군내 마을에서도 많이 방문을 했습니까?

중간조직인 서천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도 오시고, 서천군 마을에서도 오고 그랬어요. 누군가는 모르겠어요. (외부에서) 저희 마을에 (선진지 견학을 하러) 워낙에 많이 오시니까요.

<정리 / 주용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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