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지속가능한 생태 관광을 위하여
■ 특집 / 지속가능한 생태 관광을 위하여
  • 정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12.10 07:03
  • 호수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천에 어떤 문화가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순천시, 생태수도 목표로 ‘랜드마크’보다 ‘마인드마크’

지난 2일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 강당에서 환경부의 후원으로 서천군의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 세미나가 열렸다. 서천군이 주최하고 서천군지속가능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으며, 서천의 환경 활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도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천군과 환경이 비슷한 순천시의 순천시체험학습센터 모세환 센터장의 주제 발표가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 센터장의 발언을 요약 정리했다.<편집자>

 

국립생태원을 유치하고 싶었던 순천시

▲순천시체험학습센터 모세환 센터장
▲순천시체험학습센터 모세환 센터장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살기좋은 도시 순천에서 왔다. 제일 살기 좋은 곳은 서천이다. 솔직히 오늘 한 수 배우러 왔다. 전략적으로 순천시의 비전, 목표, 모토가 대한민국 생태 수도이다. 순천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국립생태원을 순천에 유치하는 일이었다. 지금도 그 꿈이 있다.

우리나라 중앙부처가 지방으로 많이 이전을 한다. 서천 군민의 입장에서 어느 부서를 서천으로 유치하면 좋을 것 같은가? 순천시의 전략이 있다. 환경부는 포기하자. 그러나 환경부를 생태부로 바꾸고 그 생태부를 순천으로 유치하자.

박경리 선생하고 조정래 선생, 최재천 선생의 대담이 있었다. 여기에서 지금의 환경부 역할만 가지고는 이제 안된다는 말이 나왔다. 환경부가 뭘 잘못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이제 OECD에서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고 사람의 삶의 질이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환경에 생태까지 결합한 개념을 한번 생각해보자. 환경부의 이름을 생태부로 바꿨으면 좋겠다. 그래서 생태부를 순천으로 유치하고 싶었는데 명분이 없다. , 국립생태원이 서천에 있기 때문이다.

랜드마크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중앙부처와 매칭을 해서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순천과 서천을 포함한 모든 도시에서 중앙부처 예산을 가져오려고 하는 말이 랜드마크를 만들려 한다고 한다이다. 서천의 랜드마크는 뭣인지 묻고 싶다. 랜드마크 조성한다고 하드웨어 위주로 일들을 벌이는데 랜드마크로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해본다면 마인드마크라는 것이 늘 빠져있었다. 마인드마크는 대체 뭐냐?

요즘은 랜드마크보다는 마인드마크에 대한 화두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예산을 따오거나 정책사업을 할 때 그런 얘기들을 한다. 휴먼웨어 먼저 만들고 소프트웨어 만들고 하드웨어 만들겠다.

마인드마크가 다른 게 아니다. 기존에 랜드마크 중심, 하드웨어 중심으로 갔다면 삶의 질을 추구함에 있어서 우리 국민들이 한 사람 한사람 마음의 만족을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그런 마인드마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마인드마크는 뭘로 증명하냐면, “국비 200억원 들여서 뭘 짓는 게 아니고, 예를 들어서 서천에서 갯벌 보존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을 하겠다그러면 여기에 푹 빠져있는 시민단체는 어디죠? 이 활동을 위해 시민활동가 시민단체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마인드마크의 대상은 누구인가. 그런데 내가 서천 사람인데 돈은 많이 없지만 나 이거 들어보니까 눈물이 나. 저 생명들에 대한 측은지심 때문이라도 한달에 만원이라도 주고가고 싶어. 생명 보존, 갯벌 보존을 위해서 어디에 갖다 낼까. 군청에 갖다 내나? 뭘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거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지속가능한 관광 하시려고 맘을 먹으셨다면, 마인드마크의 근간 시민이랑 이런 건강한 활동을 하는 이런 시민단체에 많은 돈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백만원씩 3명이 내는 거보다 천원씩 내는 게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런 고민들이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순천만 전경(뉴스서천 자료사진)
▲순천만 전경(뉴스서천 자료사진)

관광이란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

관광을 하고 싶은가 여행을 하고 싶은가. 실제 조사를 했는데 이상한 결론이 나왔다. 98%가 여행을 하고 싶다는 답이 나왔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과... 다 관광이다. 98%가 여행을 원하면 여행으로 바꿔야지 왜 안바꿀까. 그것은 관광의 본질을 이미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생태관광이 뭐지? ‘생태여행이란 말이 국민들한테 훨씬 가까이 다가갈텐데. 관광을 한자로 풀면 빛을 보는 것이다. 순천만에 가서 노을빛에 비친 갈대를 보라. 이것도 관광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빛은 문화로 해석되어진다. 대한민국 생태 수도는 순천이지만 대한민국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도시가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있는 광주, 광주를 우리말로 빛고을이라 한다. 그러니까 서천에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 새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은 서천에 어떤 문화가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서천의 관광이 활성화 된다.

문화 자체가 없이 관광을 하자는 것은 랜드마크만 만들자는 것이다. 마인드마크를 만들어내는 것이 문화이다.

흑두루미는 순천시의 상징 새이다. 서천은 검은머리물떼새이다. 웬만한 도시들은 까치 아니면 비둘기이다. 순천은 환경운동, 생명운동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잘 보전을 해주셔서 우리 2세들은 거기에 문화를 입히는 작업들을 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 그래서 시민들이 날을 만들었다. 228일을 흑두루미의 날.

그날 228만원이 우리의 모금 목표액이다. 한 사람이 228만원을 만들 수 있지만 2280원씩 내서 순천만의 철새지킴이들에게 드린다. 사람들 못들어가게 막는 지킴이들도 있고 카운팅하는 분들도 있다. 그 분들에게 행정에서 주는 급료도 있지만 이분들에게 목도리도 사다드리고 라면도 사다 드린다. 이게 마인드 마크이다.

 

생태란 생명이 살아가는 모습

▲철새들의 낙원 서천갯벌(뉴스서천 자료사진)
▲철새들의 낙원 서천갯벌(뉴스서천 자료사진)

생태란 다른 것이 아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생명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우리가 사람 위주로 생각했는데 순천시가 유니버셜 디자인그래서 휠체어가 지나가든 유모차가 지나가든 턱을 없애 경사로를 만들자고 한다. 인간과 자연의 유니버셜 디자인을 만들려 한다. 새가 날아오다 전봇대에 부딪쳐 다치거나 죽는다. 전봇대를 없애는 것은 새들을 위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유니버셜 디자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순천이나 서천도 마찬가지일텐데 100명의 시민이 산다면 딱 25명씩이다. 자치형 주민(권리의식과 지역사회의 주체로 참여), 전통형 주민(귀속의식은 강하나 시민사회 주체자로서의 의식은 가지고 있지 않음), 권리 요구형 주민(시민으로서 권리의식은 강하지만 정서적 일체감이 미약함), 무관심형 주민.

지속가능한 관광은 자치형 주민과 함께 해야 한다. 1년에 순천만에 1000만명 관광객이 오는 게 목표가 아니고 오히려 목표를 낮추고 있다. 무관심형 주민들한테 상상과 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자치형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그냥 해도 다 오신다. 여기에 오신 분들이 자치형 주민들이다. 이분들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밤 9시에 한다 해도 오신다. 그러나 무관심형 주민, 전통형 주민, 특히 권리만 요구하는 주민들에게는 사업설명회 절대 필요 없다. 사업 설득회가 필요하다.

군산시와 연대 필요하다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디자인이라 한다. 온 나라에서 관광을 위한 디자인들을 한다. 이를 성형수술에 비유한다면 서천은 보톡스를 맞는다거나 뭘 안해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보톡스 맞고 살을 붙이고 뭘 안해도 될 것 같다. 디자인은 아름답게 보이려는 것 뿐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라는 접근도 필요하다.

가급적 지속가능관광 활성화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일본가서 감명깊었던 것은 동네에 자판기가 있었다. 생태 관련 도시인데 자판기 수입을 어떻게 쓰냐고 물었다. 놀라운 것은 그 동네에 중학생들이 있는데 중학생이 되면 여름에 덴마크로 한달간 연수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겨울이 되면 핀랜드로. 2학년이 여름이 되면 필리핀으로... 고등학교까지 6년을 졸업하면 전세계 12개국을 다녀온다고 했다. 그래서 대학을 잘 가려고 하지도 않고 그 지역을 떠나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서천에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 이들의 미래를 위한 모금 등을 안하면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한다는 것은 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는 연대하자고 이야기 한다. 10년만에 되었다. 옆의 지자체와 뭘 같이 한다는 게 쉽지 않다. 구례라는 곳이 있다. 인구가 24000밖에 안된다. 그런데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의 상징은 반달가슴곰이다. 천연기념물 329. 그래서 제가 329일을 반달가슴곰 만나는 날, 생각하는 날, 228일은 순천의 흑두루미 보는 날, 이렇게 해서 구례와 순천이 연대하자. 서울에서 수학여행오는 학생들이 순천으로만 올 수 없으니 지리산에서 하루, 순천에서 하루 이렇게 포유류도 보고 조류도 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자 했는데 10년 걸렸다.

이건 관에서는 절대 안된다. 민간 영역에서 결합해야 한다. 서천하고 군산하고 민간 영역을 결합해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만들어가야 한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천연기념물 326호이다. 그래서 326일에는 순천 사람들과 함께 서천에 오겠다.

행정에 계신 분이나 지속가능협의회에 이런 걸 묻고 싶다. 서천의 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천이라는 하드웨어에 문화가 스며들어 그 문화가 사람들에게 측은지심과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서천사람들에게 이게 있다. 그래서 내가 10개 벌 수 있지만 하나 양보해서 그 하나가 새들의 천국을 만들어주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보여졌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서천 사람들 보러 가자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